일본도로 아내 살해한 남편..장인에게 전화해 "저 좀 말려주시지.."
이혼 소송 중이던 아내를 장인 앞에서 1m 길이의 일본도로 살해한 장모씨(40대)는 범행 다음날 장인에게 전화를 걸어 왜 자신을 말리지 않았냐고 원망했다. 눈 앞에서 딸을 잃은 아버지는 “내가 죽고 딸이 살았어야 했는데”라며 자책했다.
장씨는 지난 9월 3일 오후 2시쯤 서울 강서구 화곡동의 한 빌라에서 일본도를 여러 차례 휘돌러 아내 A씨를 살해했다.
장씨와 A씨는 이혼소송 중이었고, 지난 5월부터 별거 중이었다. 사건 당일 A씨는 두 딸들의 옷을 챙기기 위해 아버지와 함께 집을 찾은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평소처럼 비밀번호를 눌렀지만, 현관문을 열리지 않았다. A씨는 장씨에게 연락해 비밀번호를 알려달라고 했지만, 장씨는 자신이 올 때까지 기다리라고 했다. A씨와 아버지는 1시간을 기다린 끝에 장씨와 만나 집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만난 지 5분도 채 지나지 않아 장씨는 A씨에게 일본도를 휘둘렀다.
A씨의 아버지는 23일 MBC ‘실화탐사대’에서 “그날 예감이 이상해서 문을 열어놨다. 집으로 들어가 (장씨가) 이혼소송 취하해달라고, 목걸이 왜 가졌냐고 한 세마디 하더니 ‘에이씨’ 하면서 ‘죽여버린다’고 하고 방으로 들어갔다”고 말했다.
장씨가 방에서 가지고 나온 건 일본도. A씨 아버지는 “칼을 쫙 빼는데 휙 소리가 나더라. ‘장 서방 왜 이래’라고 말렸다. 딸은 부엌으로 도망쳤지만, 더는 피할 곳이 없었다. 그리고 (장씨가) 칼로 여러 번 찔렀다”고 했다.
사건 직후 A씨 아버지는 딸을 안고 집을 빠져나왔다. A씨 아버지는 “거기서 얼마나 빨리 뛰어 내려왔는지 모른다. 칼 들고 쫓아올까 봐”라고 했다. A씨 아버지는 딸을 한 주택가 바닥에 눕히고, 112에 신고했다. A씨는 마지막 순간까지 남은 두 딸을 걱정하고, 눈을 감았다고 한다.
장씨는 사건 당일, 현장에서 즉시 체포됐다. 사건 후 장씨는 A씨 남동생에게 전화를 걸었다. 남동생이 “왜 그랬어요. 누나 왜 죽여요”라고 울먹이자, 장씨는 “나 아무 기억도 안 나고 뭔지 모르겠다. 그 XX 칼이 보여가지고 장롱 속에서 옷 꺼내는데 막..”이라고 했다. 또 장씨는 사건 다음날 A씨 아버지에게 전화해 “아버님이 저를 좀 뜯어말리지 그러셨어요”라며 되려 장인을 원망했다.
한편 장씨는 지난달 28일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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