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화 일인다족(一人多足) 시대..케이투·프로스펙스 등 국내 브랜드 도전과 과제
[스포츠경향]
최근 다양한 국내 브랜드 운동화가 등장하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에 밀려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한 국내 브랜드가 조금씩 회복하는 조짐이다. 케이투코리아, 프로스펙스 등 기술력을 보유한 국내 브랜드가 신제품을 내놓으며 시장 공략 속도를 높이고 있다. 중소기업도 유니크한 신발을 선호하는 MZ세대 요구에 부응해 자기만의 신발을 출시하고 있다.
케이투코리아 그룹 골프브랜드 와이드앵글은 최근 골프화 마케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제품명은 코트카, 콘셉트는 드라이버 비거리를 20야드 늘여준다는 뜻으로 ‘모어 트웬티(More 20)’다. 오른손잡이의 경우, 왼발은 밀리지 않게 잡아주면서 오른발이 지면을 밀 때 경사각을 만들어 힘을 받쳐주게 만든 게 핵심이다. 양쪽 중족골(엄지발가락 아래 불룩한 부위)에 강한 힘을 가할 경우, 그 부위 신발 바닥이 9㎜까지 순간적으로 내려앉으면서 양쪽 발 안쪽으로 힘이 쏠리는 경사각이 만들어지는 원리다. 와이드앵글은 “프로 골퍼를 대상으로 테스트해본 결과, 스윙 스피드가 109마일에서 112마일로, 114마일에서 120마일까지 각각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1980년대 국내에서 나이키와 경쟁한 프로스펙스는 브랜드 마케팅을 꾸준히 하고 있다. 최근에는 LG, GS그룹이 운영하는 프로스포츠단 후원도 시작했다. 프로배구 GS 칼텍스, 프로농구 LG 세이커스는 지난해부터 유니폼 등을 후원한다. 프로축구 FC서울, 프로야구 LG트윈스도 내년부터 용품 후원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프로스펙스는 한번 신으면 다시 신는 신발을 만들어야 한다는 일념으로 좋은 품질과 뛰어난 성능을 가진 제품을 제작하기 위해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몇 해 동안 국내 운동화 매출은 적잖게 상승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코로나로 인해 야외 활동이 많아지면서 운동화 수요가 증가했다. 또 운동화를 기능보다는 패션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예쁜 운동화를 선호하는 분위기가 젊은층 사이에 형성됐다. 유니크하고 희소성이 있는 운동화를 신기 위해서가 아니라 ‘수집하기’ 위해 구입하는 트렌드도 생겼다. 막대한 비용을 들여 TV와 신문 광고를 내거나 다수 오프라인 매장을 개장하지 않고도 SNS 등을 통해 소비자에게 접근할 수 있는 길도 다양해졌다. 자금력과 브랜드 파워가 약한 중소기업이 아이디어 제품, 독특한 제품을 팔아 수익을 올릴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무엇보다 주목할 만한 트렌드는 다양한 목적에 따라 개별로 운동화를 구비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운동화 한 켤레로 모든 운동과 모든 활동을 해결했는데 지금은 활동, 목적에 따라 운동화를 별도로 구입하고 있다. 운동화 의미도 넓게 확장됐다. 운동뿐만 아니라 외출, 일상 활동, 심지어 정장과도 어울리는 운동화 등 쓰임새가 다양해졌다. 젊은층이 성능보다는 패션과 개성을 중시하면서 중소기업도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깜찍한 디자인으로 제작한 운동화를 내놓고 있다. 중소기업도 잘만 하면 운동화로 쏠쏠한 수입을 올릴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운동화는 기술력이 없이는 성공하기 힘든 영역이다. 의류보다는 훨씬 높은 기술력이 요구된다. 아직도 많은 공정에 있어서 사람 손이 필요하다. 국내 브랜드가 글로벌 브랜드를 따라잡기 힘든 ‘성역’이 생기는 이유다. 뛰어난 기술력·높은 브랜드 파워→대량 생산 및 판매→공장 이전을 통한 인건비 절감→첨단 소재 개발→기술 발전→성능 제고→판매 호조가 글로벌 브랜드 비즈니스 구조다. 한국 브랜드가 추격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한국 브랜드가 최소한 국내 시장에서라도 생존하려면 글로벌 브랜드가 할 수 없는 영역을 찾아야 한다. 그게 맞춤형 운동화, 한국인 발에 맞는 한국형 운동화라는 게 업계 판단이다. 이는 중국, 동남아 공장에서 도장 찍듯 운동화를 찍어내는 글로벌 브랜드가 할 수 없는 영역이다. 그런데 이것도 높은 기술력 없이는 불가능하다. 브랜드 파워가 약한 제품인 경우, 하자가 발생하면 책임이 고스란히 생산자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국내 브랜드로서는 글로벌 브랜드에 못지않은 높은 기술력을 유지하면서도 국내 소비자와 직접적인 소통과 신속한 피드백, 꼼꼼한 사후 서비스 등 모든 걸 부족함 없이 해야 한다. 이게 글로벌 브랜드에 맞서 ‘한국인 마음’을 잡아둘 수 있는 유일한 전략인 동시에 힘들어도 걸을 수밖에 없는 길이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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