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때문에 돼지고기값 비싸졌다?"..얼마나 올랐길래 [알쓸소비]

신미진 입력 2021. 10. 23. 21:03 수정 2021. 10. 24. 0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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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선호 부위 뒷다리살, 연초대비 40%↑
삼겹살도 40% 올라..수입육 비싸진 탓
연돈 볼카츠 가맹 사업에 대중들 뿔나
"일종의 배신감..농가와 수익 나눌수도"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신미진의 알쓸소비-23]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대중에게 때아닌 원성을 사고 있다.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와 손잡고 돼지 뒷다리살(후지) 소비 촉진에 나서자 수요가 늘면서 가격이 올랐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한돈 뒷다리살 가격은 연초 대비 40%가량 뛴 상태다. 그러나 뒷다리살 가격이 급등한 이유는 수입육이 비싸진 데 따른 '반사이익'이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 돼지고기값 全부위 올라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에 따르면 올해 9월 4주 차 한돈 뒷다리살(1㎏) 도매가는 3800원으로 1년 전(3025원) 대비 25.6% 올랐다. 전월과 비교해서도 2.7% 비싸졌다. 올해 초 2750원까지 떨어졌던 뒷다리살 가격은 지난 6월 3000원을 돌파한데 이어 파죽지세로 오르고 있다. 뒷다리살은 퍽퍽한 식감 때문에 비선호 부위로 취급돼 왔지만, 최근 들어 수요가 늘고 있는 추세다.

다만 뒷다리살만 오른 건 아니다. 코로나19 여파로 집밥족이 늘면서 전체적인 돼지고기 가격이 뛰었다. 9월 4주 차 한돈 삼겹살(1㎏) 도매가는 1만9750원으로 연초(1만4000원) 대비 41% 올랐다. 1년 전보다도 12.6% 비싸다. 축산물 거래 플랫폼 미트박스 관계자는 "돼지고기 수요가 늘어난 데 비해 돼지 출하 수가 줄어 공급이 부족한 상태"라며 "이 때문에 모든 부위가 전반적으로 가격이 높게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20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판매 중인 돼지고기와 소고기. [사진 출처=연합뉴스]
◆ 비싸진 수입육에 국산 찾아

그럼에도 한돈 뒷다리살 가격 인상폭은 삼겹살보다 높다. 이는 전 세계적인 물류 대란으로 뒷다리살 수입육이 비싸진 데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돈 뒷다리살은 주로 햄, 소시지 원료나 급식 제육볶음 메뉴로 많이 쓰인다.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 측은 "뒷다리살 수입육 시세가 한돈보다 비싸지니까 각 업체들이 국산 뒷다리살을 찾으며 가격이 비싸진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실제 올해 8월 국내의 유럽 지역 삼겹살 등 돼지고기 도매가는 1년 전 대비 50% 급증한 상태다. 자연스럽게 재고도 대폭 줄었다. 지난해 8월 3만8381t이었던 한돈 뒷다리살 재고량은 올해 8월 9313t으로 75.7% 감소했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작년에 폭락했던 한돈 뒷다리살 시세가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것"이라며 "가정 내 수요는 가격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돈 볼카츠 2호점. [사진 출처=인스타그램]
◆ 한돈 소비 촉진 외쳤지만...

백종원 대표는 한돈 뒷다리살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노력했다. 뒷다리살이 매년 전체 한돈 재고량의 57%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백 대표는 각종 방송에서 뒷다리살을 활용한 요리 레시피를 공개하며 지원사격에 나섰다. 최근에는 한돈자조금, 유명 돈가스집인 제주 연돈과 손잡고 뒷다리살을 주재료로 한 외식 브랜드 '연돈 볼카츠'도 선보였다.

그러나 대중의 반응은 냉담하다. 연돈 볼카츠의 사업 주체가 더본코리아인 데다 가맹 사업에까지 나섰기 때문이다. 더본코리아가 공정거래위원회에 등록한 연돈볼카츠의 정보공개서를 살펴보면, 가맹비와 교육비 등을 포함한 가맹점사업자의 부담금은 5606만원이다. 이는 빽다방(1억280만원)의 절반 수준이다. 인테리어 비용은 33㎡(약 10평) 기준 2200만원으로 책정됐다. 백 대표가 유튜브에서 연돈 볼카츠와 유사한 레시피를 공개하는 등 진화에 나섰지만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한 외식 관계자는 "한돈 소비 촉진에는 동의하지만, 그 수익이 백 대표에게 돌아가도 좋다는 얘기는 아닐 것"이라며 "수익의 일정액을 한돈 농가에 환원하는 등 방안을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신미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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