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금천 가스사고' 업무상 과실 여부 수사..고의 누출 가능성도

이사민 기자 2021. 10. 23.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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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금천구 가스 누출 사고와 관련해 경찰이 사고 현장의 안전수칙 위반 여부를 살피고 있다.

누군가 고의로 이산화탄소를 방출했을 가능성도 나오는 가운데 소방당국과 경찰은 다음 주 정밀 감식을 통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할 예정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작업 도중 이산화탄소 설비 130병이 모두 유출됐고, 이를 흡입해 질식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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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서울 금천구 가산동의 한 건물 신축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 누출사고와 관련, 현장 브리핑이 열리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서울 금천구 가스 누출 사고와 관련해 경찰이 사고 현장의 안전수칙 위반 여부를 살피고 있다. 누군가 고의로 이산화탄소를 방출했을 가능성도 나오는 가운데 소방당국과 경찰은 다음 주 정밀 감식을 통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할 예정이다.

23일 경찰 등에 따르면 금천경찰서는 이날 가스 누출 사고 전담팀을 편성해 업무상 과실 여부 등에 관한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만큼 신속하고 엄중하게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또 경찰은 사망자의 정확한 사인을 밝히고 사고 책임 소재를 파악하기 위해 이르면 오는 25일 국립과학수사원에 부검을 의뢰할 예정이다.

안전관리공단 등은 현장에서 안전수칙이 지켜졌는지 여부도 확인하고 있다. 서울시 조례에 따르면 서울 지역 200㎥ 이상 민간 건축공사 현장 지하 5m 이상 굴착공사장에는 CCTV(폐쇄회로TV)가 설치돼 있어야 한다. 사고가 난 건물은 연면적 4만9412㎥, 지상 10층, 지하 5층으로 CCTV 의무 설치 대상이다.

그런데 사고 현장 CCTV는 고장이 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현장에 출동한 119광역수사대는 "CCTV가 90도로 확 돌아갔다. 뭔가 꼬인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안전관리공단 측은 CCTV 고장 여부를 확인해주지 않았다.

소방당국은 갑자기 화재 감지기가 작동해 소화 시설이 작동했고, 결국 이산화탄소 누출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화재감지기 수동조작 스위치가 켜져 있는 것으로 확인돼 누군가 의도적으로 조작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소방 관계자는 "화재 감지기에는 실제로 화재가 나서 가스가 방출되는 방식과 사람이 확인해서 수동으로 조작하는 2가지 방식이 있는데 감식 결과 이산화탄소 가스가 수동조작 방식으로 방출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수동조작에 의한 가스 방출 가능성이 있어 경찰에서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다만 경찰 관계자는 "사고가 난 직후라 원인을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며 "사실관계와 유출 경위를 확인하겠다"고 했다.

앞서 이날 오전 8시40분쯤 서울시 금천구 가산동 가산메트로지식산업센터 신축 공사 현장 지하 3층에 있는 화재진화설비 이산화탄소 밀집시설에서 발생한 사고로 2명이 숨지고, 2명이 중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다.

사상자들은 발전설비실에서 보일러 소방시설 등의 보온작업을 하던 중 이산화탄소 설비가 파손되면서 사고를 당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작업 도중 이산화탄소 설비 130병이 모두 유출됐고, 이를 흡입해 질식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이산화탄소는 공기보다 무거워 밀폐된 공간에 유출되면 산소가 부족해지기 때문에 질식을 일으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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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민 기자 24m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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