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진출 선언한 디즈니플러스, 넷플릭스 위협할까? [추적자 추기자]
[추적자 추기자] 어벤저스, 토이스토리, 그리고 알라딘. 하나하나 한 시대를 풍미했던 히어로물 또는 애니메이션인데, 이들의 공통점이 무엇인지 혹시 아시나요?
아시는 분은 다들 아시겠지만 바로 디즈니 사단의 핵심 콘텐츠라는 겁니다. 왜 갑자기 디즈니 이야기를 꺼냈냐 하면, 이처럼 면면이 대단한 캐릭터와 유니버스를 모두 갖고 있는 디즈니의 OTT 서비스, 디즈니플러스가 드디어 한국에 상륙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1억 조회 수를 돌파하며 넷플릭스를 돈방석에 앉게 해준 오징어게임 열풍이 전 세계를 휩쓰는가운데 드디어 넷플릭스의 최고 경쟁자 디즈니플러스가 K콘텐츠의 나라, 대한민국에 도착한 겁니다. 캐릭터 부자 디즈니가 꿈꾸는 콘텐츠의 미래, 과연 어떻게 펼쳐질까요.
디즈니플러스 이야기 전에 간단히 디즈니 왕국을 짚어보죠. 1923년 월트 디즈니가 창업한 디즈니는 미국을 대표하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그룹입니다. 이름만 들어도 한 살짜리 아이도 안다는 미키마우스, 도널드덕, 엘사, 푸우 등의 캐릭터를 보유하고 있고요. 라이온킹, 미녀와 야수, 니모를 찾아서, 토이스토리 등 캐릭터뿐 아니라 시대를 대표하는 애니메이션 작품도 다수 보유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스타워즈 시리즈와 헐크, 아이언맨이 있는 마블을 소유하고 있으며 스포츠 채널 ESPN, 애니매이션 제작사 픽사, 방송국 ABC까지 보유한 미디어 제국입니다.
매출 10억달러 돌파 영화를 무려 21개나 보유하고 있으며 매년 새로운 신작들도 흥행에 성공하며 디즈니의 이름값을 해내죠.
2016년엔 역대 가장 빠른 시일인 128일 만에 연간 매출 10억달러를 돌파하며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고요. 2018년엔 경쟁사 21세기폭스를 713억달러에 인수하며 업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그리고 2020년, 디즈니 투자자의 날을 맞아 신작을 무려 50편을 한꺼번에 발표하며 압도적인 스케일을 보였습니다.
이처럼 미디어 거물을 넘어 제국을 구축한 디즈니도 실시간 스트리밍의 대세를 거스르지 못했습니다. 넷플릭스가 업계 선도자를 자처하자 아마존이 아마존 프라임을, 애플이 애플TV+를 선보이며 합류한 가운데 드디어 매머드급 미디어 공룡 디즈니가 2019년 스트리밍 시장 진출을 선언합니다. 넷플릭스에 납품하던 기존 자사 콘텐츠를 전부 거둬들이고 2019년 11월 12일 디즈니플러스라는 새로운 스트리밍 서비스를 선보입니다.
전 세계 출시 하루 만에 디즈니플러스는 1000만명의 구독자를 확보했습니다. 이어 2020년 4월 구독자 5000만명을 돌파한 후 꾸준히 상승해 2021년 2분기, 서비스 출시 채 2년이 안 된 시점에 1억명의 구독자를 확보합니다. 현재 디즈니플러스의 구독자는 1억1600만명. 올해 2분기 기준 넷플릭스 구독자가 2억900만명을 돌파한 것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지만 충분히 위협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디즈니플러스가 2025년께 구독자 2억명을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디지털TV리서치에 따르면 20204년 디즈니플러스의 전 세계 점유율은 8%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와 아마존 프라임비디오에 이어서요.
그리고 올해 11월 12일, 2년 만에 한국시장에서도 디즈니플러스를 볼 수 있습니다.
일단 디즈니플러스의 최대 강점은 압도적인 캐릭터들을 앞세운 자체 콘텐츠입니다. 사실 최근 넷플릭스가 오징어게임으로 전 세계적 흥행을 하고는 있지만 넷플릭스를 대표하는 캐릭터가 있었던가요? 이제는 오징어게임이 넷플릭스를 대표해도 될 텐데, 그만큼 자체 지식재산권(IP)의 중요성이 큰 시대입니다. 한데 디즈니는 100년 가까이 구축해온 애니매이션 왕국과 대표 캐릭터들이 줄줄이 소시지처럼 대기하고 있으니 이보다 더 큰 무기가 없죠. 마찬가지로 이러한 캐릭터들을 따르는 충성도 높은 팬들 역시 큰 힘이 됩니다. 스타워즈, 어벤저스, 심슨가족, 내셔널 지오그래픽 등 엄청난 팬덤을 몰고 다니는 작품들이 다 디즈니 거죠.
디즈니플러스의 또 다른 장점은 바로 저렴한 요금제입니다. 한 달에 7.99달러로 1만원도 안 돼 가격경쟁력이 있죠. 아무래도 업계 후발주자로 시작하는 데다 든든한 자본력과 맷집이 있는 만큼 이를 바탕으로 저렴한 요금제 공세를 최소 5년 이상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다른 실시간 스트리밍 서비스와 마찬가지로 여러 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점 역시 많은 사용자들에게 어필할 좋은 부분입니다.
두 번째로 디즈니라는 이미지가 갖고 있는 가족적인 분위기입니다. 이로 인해 자극적이거나 연령제한물에 대한 공급이 상대적으로 제약될 수 있기 때문이죠. 반대로 넷플릭스는 신선하고 다양한 소재, 자극적이면서 과감한 소재들로 인기를 모았기 때문이죠. 디즈니 역시 연령제한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지만 이 역시 상대적으로 부족할 수 있습니다.
#가파른 성장, 돌파구는 결국 투자
디즈니플러스는 지난 1년간 가입자가 무려 100% 이상 증가했습니다 .디즈니 주가 역시 최근 1년간 40% 넘게 상승하며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성과 이면을 잘 살펴봐야 할 듯합니다.
디즈니플러스의 월간 평균 이용자당 결제액은 작년 2분기 5.63달러를 기록한 뒤 계속 하락세를 이어왔습니다. 지난 2분기 3.99달러까지 떨어졌던 평균이용자당 결제액은 이번 3분기 4.16달러로 반등했지만 여전히 유료결제수익 향상은 더디기만 합니다.
결국 이러한 위기의 돌파구는 투자, 또 투자입니다.
디즈니플러스는 지난 14일 한국 출시 간담회를 통해 국내 콘텐츠 제작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를 예고했습니다. 제이 트리니다드 디즈니 아태 총괄은 "전 세계 고품질 콘텐츠에 적극 투자해온 디즈니 정신을 한국에도 이어나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 제작사 NEW 역시 디즈니플러스에 향후 5년간 매년 1편 이상 드라마를 공급하기로 하며 주가가 10% 이상 뛰기도 했습니다. 결국 투자만이 살길이란 뜻입니다.
디즈니의 창업자 월트 디즈니는 1952년 디즈니랜드TV에 출연해 "내 모든 것이 꿈과 생쥐 한 마리로 시작했다는 것을 늘 기억하라"고 말했습니다. 텔레비전을 넘어 OTT 시장에 진출한 디즈니플러스의 꿈은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요?
[추동훈 뉴욕특파원(chu.newyor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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