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수병 사건' 의문점 3가지..독극물 섭취·범행 동기·직원 함구

강수련 기자 2021. 10. 23.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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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한 회사에서 생수를 마신 후 직원 2명이 쓰러진 이른바 '생수병 사건'이 미궁에 빠졌다.

지난 18일 서초구 양재동의 한 회사 사무실에서 직원 A씨(44·남)와 B씨(35·여)가 책상 위에 있던 생수를 마신 뒤 의식불명으로 쓰러졌다.

하지만 국과수가 피해자들이 마신 생수병에서는 독극물 성분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1차 소견을 밝히면서, 피해자들이 독극물을 섭취한 경위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C씨가 독극물을 투입한 구체적인 범행 동기 역시 알려진 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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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과수 감정에도 여전히 미궁..경찰 "다각도로 수사"
서울 서초경찰서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강수련 기자 = 서울 서초구 한 회사에서 생수를 마신 후 직원 2명이 쓰러진 이른바 '생수병 사건'이 미궁에 빠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감정 결과에도 범행 경위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데다 유력 용의자 사망으로 범행 동기도 알려진 바 없어 사건 해결에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지난 18일 서초구 양재동의 한 회사 사무실에서 직원 A씨(44·남)와 B씨(35·여)가 책상 위에 있던 생수를 마신 뒤 의식불명으로 쓰러졌다. 병원에 이송된 B씨는 다행히 의식을 곧 회복했지만, A씨는 여전히 중환자실에 있는 상태다. 두 사람은 쓰러지기 전 "물맛이 이상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이 쓰러진 다음 날인 19일, 경찰이 유력 용의자로 지목한 C씨(35)는 무단결근 후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수사를 위해 C씨를 특수상해 혐의로 입건했다.

◇생수병에선 독극물 검출 안돼…독극물 섭취 경위는

23일 경찰에 따르면 피해자의 혈액에서 독극물 성분이 검출됐으나, 피해자들이 마신 생수병에서는 검출되지 않아 사건은 미궁에 빠졌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전날 국과수로부터 피해자 1명의 혈액에서 아지드화나트륨이 검출됐다는 감정결과를 구두 통보받았다. 이 성분은 주로 살충제와 제초제에 쓰이는 독성물질이다.

C씨 자택에서 같은 독성물질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고, 지난 10일 다른 직원이 마시고 쓰러진 음료에서도 이 성분이 검출됐다.

하지만 국과수가 피해자들이 마신 생수병에서는 독극물 성분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1차 소견을 밝히면서, 피해자들이 독극물을 섭취한 경위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경찰은 피해자 혈액에서 독극물 성분을 확인한 만큼 생수병을 통해서 마시지 않는 등 가능성을 다양하게 열어두고 수사할 방침이다.

특히 사건 발생부터 사건 인지 시까지 걸린 7시간 사이 생수병이 바뀌거나 버려졌을 가능성도 고려하고 있다.

◇직장내 괴롭힘·금전·인사 등 범행동기 추측 무성

C씨가 독극물을 투입한 구체적인 범행 동기 역시 알려진 바가 없다. C씨가 사망하면서 정확한 범행 동기를 확인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같은 사무실에서 벌어진 만큼 직장 내 괴롭힘이나 금전 관계 등이 의심된다. B씨와 C씨는 함께 경영기획팀에 근무했으며 A씨는 바로 옆 재경팀의 팀장이다.

이런 가운데 C씨가 인사 발령 관련 불만으로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경찰은 '최근 C씨가 자신이 지방으로 발령날 수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불만을 품었을 수 있다'는 직원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최근 퇴원한 B씨에 대한 간단한 참고인 조사도 진행했다.

경찰 관계자는 "직원 한 두명의 진술만으로 동기를 알 수 없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다각도로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 뉴스1 구진욱 기자

◇회사 직원들은 함구…회사 "경찰서 진술"

회사 측이 언급을 극도로 꺼리면서 의문도 확산하고 있다. 뉴스1이 21일 사무실을 찾았을 때 직원 4~5명은 회사 문을 걸어 잠그고 불 꺼진 사무실에서 근무를 이어갔다.

이들은 전날에도 불을 끄고 외부 접촉을 차단했다. A씨가 입원한 병원에서 대기하는 직원들 역시 "모른다"고 말을 아꼈다.

회사 측 역시 입장문에서 "직원 대부분은 사고 상황을 보지 못했고 목격 직원들은 현재 경찰서에서 진술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C씨의 것으로 추정되는 휴대폰에서 독극물 관련 검색기록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해당 휴대전화 등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마치고 분석 작업 중이며, 범행 경위와 동기 등을 밝히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또 C씨의 혈액검사 결과도 기다리고 있다.

traini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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