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돋보기]때아닌 가을 한파..공동주택 '화재 예방' 하려면?
우리나라 주택의 77%는 아파트·연립·다세대주택 등 여러 가구가 모여 사는 공동주택 형태로 이뤄져 있다. 대한주택관리사협회의 도움을 받아 이 같은 공동주택에서 실제 벌어지거나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사례들을 알아보고, 매 주말 연재를 통해 꼭 알아둬야 할 상식과 더불어 구조적인 문제점과 개선방안, 효율적인 관리방법 등을 살펴본다.
이번 회에서는 다가 올 겨울철을 앞두고 공동주택에서 화재를 예방하기 위한 각종 대책과 방안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공동주택은 다수의 입주민이 상주하고 있어 화재가 발생하면 인명 피해가 발생할 확률이 높습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 원격수업 등 입주민들이 가정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공동주택 화재 발생 및 피해 우려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공동주택은 다른 세대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조기에 이를 파악하기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또 고층으로 지어진 공동주택의 경우에는 대피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습니다. 대피 시 옥상 출입문을 찾지 못하거나 문이 잠겨있으면 피해가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공동주택에서 2만4604건에 달하는 화재가 일어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로 인해 2410명의 인명피해(사망 308명, 부상 2102명)와 996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이에 화재를 예방하고 피해를 줄이고자 소방청은 공동주택 내 각종 피난 시설의 사용법 등에 대한 홍보 강화와 함께 대피로를 명확히 식별할 수 있도록 개선하는 등 공동주택 안전대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지난 8월, 경기도 아파트에 거주하는 입주민들이 사전에 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 옥상 출입문의 위치를 숙지해 화재 등 비상사태 발생 시, 신속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 ‘공동주택 옥상출입문 정보제공 홈페이지’도 개발했습니다.
경기도청 또는 소방관서 홈페이지에 접속해 해당 배너를 클릭하면 옥상출입문 정보제공 홈페이지로 이동되며, 검색창에 아파트명을 입력하면 △옥상 출입문 설치 여부 △출입문 위치 △옥상 대피공간 △대피공간 면적 △출입문 개방 상태 △유도등 설치 여부 △옥상 출입문 재질 △지붕형태 등 총 8가지의 정보를 열람할 수 있습니다.
이밖에 소방청은 현행 화재안전기준에 흩어져 있는 공동주택 관련 규정을 통합하는 등 공동주택 구조, 거주특성 및 피난특성을 반영한 ‘공동주택 화재안전기준’도 제정한다는 계획입니다. 10월 초 입법예고된 제정안에는 가스·전기 사용 가능한 주방용 자동소화장치 설치, 호스릴 방식의 옥내소화전 설치, 대형 피난구유도등 설치, 지능형 감지기 적용 등의 내용이 담겼습니다.
나아가 방화스크린 설치도 효과가 있다는 조언이 나옵니다. 최근 한국화재보험협회는 아파트 발코니에 방화스크린 설치 유·무에 따른 화재확산 정도를 측정하는 화재재현 실험을 실시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실험 결과에 따르면 방화스크린이 화재 확산을 막아 대피 시간을 확보하는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방화스크린이 설치된 공간은 화재가 약 10분 가량 진행됐음에도 불구하고 외부로 화염이 분출되지 않아 위층으로 화재 확산이 차단됐습니다. 그러나 방화스크린이 설치되지 않은 공간에서는 화재 발생 1분 30초 만에 화재 발생층의 발코니 유리창이 깨졌고 3분 만에 위층으로 화재가 확산하는 피해가 일어났습니다.
대한주택관리사협회는 “이번 실험 결과처럼 공동주택 발코니 창에 방화스크린 설치 등과 같은 화재확산 방지책을 적극 도입하게 될 경우, 화재확산 지연과 함께 입주민들의 대피 시간을 확보함으로써 인명 및 재산피해를 감소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그러면서 “공동주택에서 화재가 일어났을 때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평상시에 입주민 스스로가 거주하고 있는 공동주택 공간의 피난시설ㆍ대피로를 잘 파악해 인지하고 기본적인 화재 안전 및 예방 수칙을 준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나리 (lord@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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