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등산 자제해야..만성질환자, 각별히 주의"

이승구 2021. 10. 23.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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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김기홍 교수 "등산 실력 스스로 과대평가 말아야"
일교차 커지면 돌·나무뿌리 등에 습기 많아..'낙상' 흔히 발생
갑작스런 추위에 '저체온증' 등 조심..외투·물·식량 미리 준비
당뇨병 환자, 공복에 산행 금지..저혈당에 대비, 간식 챙겨야
 
10월 들어 추위가 일찍 시작됐지만,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등산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등산은 심폐기능을 향상하고, 근육과 인대, 관절 강화 효과가 있는 효과적인 전신 운동이다. 게다가 스트레스 해소에도 좋아 육체적․정신적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조금만 부주의하면 실족으로 인한 낙상 사고나 저체온증 등 위험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가을철 산행은 조심해야 할 것들이 많다. 

23일 김기홍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건강하게 등산하려면 자신의 능력에 맞는 적정 수준의 활동 강도를 설정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외부 활동에 제약이 생겨 신체 활동이 줄면서 가볍다 싶은 산행도 몸에 부담이 될 위험이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김 교수는 당부했다. 

그는 “가을철에는 등산 중 실족으로 인해 응급실을 찾는 환자들이 종종 있다”며 “가장 중요한 건 본인의 등산 실력을 정확하게 알고 무리한 등반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등산객이 가장 흔히 겪는 사고는 실족에 따른 낙상과 탈진이다. 일교차가 커지는 이맘때에는 돌이나 나무뿌리 등에 습기가 많아 등산객이 무심코 발을 디뎠다가 미끄러져 낙상을 당하는 경우가 흔히 발생한다. 이러한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발에 맞는 등산화와 장갑, 등산 스틱 등을 갖추는 것이 좋다. 

만약 산행 중 낙상사고를 당했다면 무리하게 움직이지 말고 주변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이 때문에 처음부터 혼자 산에 오르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며, 특히 초보자들은 더욱 그렇다. 

그는 “다쳤을 때는 마음대로 움직여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하면서 가능하다면 주변 사람의 도움을 받고 119에 신고부터 하라고 권했다.

그는 “119에서 전화로 환자 상태 평가를 도와주기 때문에 일단 신고하고 상담을 받는 게 안전하다”라고 설명했다. 

 
등산객은 기온이 떨어질 경우를 대비해 외투를 반드시 챙겨야 하며, 물 등 기본 준비물도 제대로 준비해야 한다. 등산에 나섰다가 추위나 목마름으로 체력을 많이 소모한 상태에서는 부상을 겪을 위험이 더욱 커진다.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앓는 중노년층 중 건강관리를 위해 산을 찾는 이들이 많지만, 등산이 오히려 ‘독’이 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먼저 당뇨병 환자는 이른 아침에 공복 상태에서 무리하게 산행을 해서는 안 된다. 자칫 잘못하면 등산 중에 저혈당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혈당 조절이 안 되는 돌발 상황에 대비해 사탕 등 간식을 준비해야 한다. 

요즘 같은 계절에 아침부터 일찌감치 등산에 나서는 것이 그다지 좋은 생각이 아니라는 게 김 교수의 지적이다. 

그는 “가을에는 새벽과 아침의 온도가 낮은 편이기 때문에 심혈관계 질환이나 혈압이 높은 환자는 심근경색이나 뇌출혈이 발생할 위험이 커진다”며 “등산의 강도를 적절하게 조절해 혈관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당부했다.

또 무릎이 노화하기 시작한 중장년층은 등산 후 무릎에 약간 이상한 느낌이 들면 대수롭지 않게 느끼더라도 병원에 가 보는 게 좋다. 젊은 층은 무릎 관절을 둘러싼 근육이 발달해 있어 무릎에 가해지는 하중을 나눠서 부담할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근육량이 감소하고 중장년층은 무릎에 실리는 무게가 더 커진다. 그만큼 부상의 위험도 크다.

만약 등산 후 무릎을 구부렸다가 펼 때 뭔가 걸리는 듯한 느낌이 들거나, 조금만 무릎을 틀어도 삐걱대는 느낌이 들면 무릎을 둘러싼 반월상 연골판이 손상됐을 수 있으므로 병원에 가 봐야 한다. 무릎 주위가 붓거나 통증이 지나치게 오랫동안 지속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손상된 연골판을 방치하면 손상 부위가 점점 커지면서 무릎 관절을 보호하는 기능을 수행하지 못해 퇴행성 관절염으로 악화할 수 있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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