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 파산 위기②] 원달러 환율 급등 가능성
기사내용 요약
전문가들 "리먼 사태로 이어질 가능성 낮아"
위안화 가치 하락으로 원·달러환율은 상승할 듯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최근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그룹의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파장에 대해 우려가 증대되고 있다.
23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헝다그룹이 디폴트가 발생하더라도 금융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했다. 다만 투자심리 악화, 단기적인 시장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헝다그룹은 전체 빚이 3000억 달러(약 355조원)에 이르면서 파산 위기에 몰려 있다. 지난달 지급 예정이었던 달러채 이자 1조3100만 달러와 위안화채 이자 2억3200만 위안을 미지급한 데 이어, 이달 중에도 달러채 이자(1억4813만 달러)를 상환하지 못하고 있다. 또 지난 4일 홍콩증시에서 주식 거래가 정지 된 상태다.
헝다그룹 사태는 그동안 부동산 부문에 크게 의존해온 중국의 성장 모델의 취약성, 성장 과정에서 누증된 부동산 개발기업의 과잉부채, 정부의 규제 강화가 동시에 맞물려 초래된 결과다.
부동산 개발기업들은 차입을 통해 사업 규모를 크게 확장해오면서 다른 산업 대비 부채비율이 크게 높아져 유동성 위기에 취약한 편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중국 부동산 개발기업의 부채비율은 396.5%로 제조업의 108.0%에 비해 크게 높은 수준이며, 헝다그룹은 478.4%로 더 높다.
반면 헝다그룹의 차입금 규모는 은행 대출 시장에서의 비중이 0.35%에 불과하고, 채무의 상당 부문은 부동산 등의 담보가 있다. 중국 인민은행에 따르면 올 2분기 기준 헝다그룹의 부동산 담보대출의 비중이 20.7%에 달하며 부동산 개발기업에 대한 대출도 6.6% 수준이다. 헝다그룹의 채권을 제외한 은행대출, WMP(자산관리상품)를 합한 은행 관련 차입금은 중국 전체 은행 대출에서 0.29%, 은행 총자산의 0.15% 규모에 불과하다. 헝다그룹이 발행한 채권 규모는 원화 기준으로 34조원에 달한다. 이중 위안화 채권(원화 기준 24조원)이 70%를 차지한다.
헝다그룹의 디폴트 우려에 따른 신흥국 투자 심리가 악화되면서 국내 금융시장도 요동치고 있다. 지난 5일에는 코스피가 개장과 동시에 3000선 아래로 내려갔다.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중국 헝다그룹 사태 등 악재가 겹치면서 외국인들이 대거 매도에 나선 영향이다. 코스피가 3000선을 붕괴한 것은 지난 3월25일 장중 2987.83까지 떨어진 후 6개월 여 만이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57.01포인트(1.89%)하락한 2962.17을 기록했다.
원·달러환율도 미국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헝다그룹 등 악재가 겹치며 지난 12일 장중 한때 1200원을 돌파했다. 장중 기준으로 12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7월 28일(1201.0원) 이후 1년 3개월 처음이다.
헝다그룹이 실제 파산을 하더라도 중국 정부의 개입이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금융시장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특히 지난 2008년 미국 금융시장에 패닉을 불러왔던 '리먼브라더스' 사태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반면 중국 채권 투자 심리 저하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헝다그룹 파산으로 중국의 위안화 가치가 하락하면 원화 가치도 평가 절하 되면서 원·달러환율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헝다그룹이 실제 디폴트로 이어지더라도 우리나라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지만, 실물 경제의 경우 수출 부진으로 이어지는 등 어느 정도는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헝다그룹 디폴트가 중국 경제 성장 둔화 요인으로 작용해 위안화 가치가 하락하면 우리나라 원화도 위안화에 동조되기 때문에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가 내려가 원·달러환율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고, 주식시장도 외국인 매도 심리로 일시적으로는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디폴트로 이어져도 중국 중앙은행은 신인도 문제 때문에 대외 채무에 대해 신경을 쓸 가능성이 높아 헝다그룹 디폴트가 금융산업 전반의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은 낮다"며 "리먼사태는 금융기관에 대해 차입하고 투자했던 사람들이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된 경우 인데, 헝다그룹은 개별 은행에 대한 디폴트 문제이고 실제로 우리나라 등 중국 밖에서 돈을 빌려준 기업도 없어 글로벌 사태로 확대되기 보다는 중국내 문제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광열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헝다가 실제로 디폴트가 발생하더라도 글로벌 금융 시장에 대한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글로벌 시장 내 비중 및 중요도가 낮고 해외 자금 조달도 많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 "반면 일부 대형 기업들의 취약한 펀더멘털에 정치적 이슈가 연관되면서 높은 불확실성이 확인된 만큼 중국 채권에 대한 글로벌 투자 심리는 더욱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리먼사태와 달리 헝다그룹은 부동산 대출 관련 파생상품이 없다는 점도 국제적 리스크로의 확산 위험이 낮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박수현 KB증권 연구원은 "리먼사태와 헝다그룹 이슈의 큰 차이는 부동산과 연계된 파생상품의 발행, 부동산 담보 유동화 여부"라며 "중국은 파생상품 발행을 높은 강도로 규제하고 있고, 이번 헝다그룹 문제가 발생한 배경 또한 파생상품과는 연관이 돼 있지 않아 리먼사태로 번질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그는 "헝다그룹 사태는 단기적으로는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은 있지만,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될 가능성은 낮다"며 "유동성 위기 트리거는 외부 충격이 아닌 중국 정부의 판단에 의해 결정된 것이고, 중국 정부도 경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재정정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승우 DB금융투자 연구원도 "헝다그룹의 부도가 리먼사태와 같은 시스템적인 이벤트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며 "헝다그룹의 차입금 규모는 은행대출 시장에서의 비중이 0.35%에 불과하고, 은행대출의 상당 부문은 부동산 등의 담보가 제공됐기 때문에 은행들이 직접적인 손실 규모는 크지 않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역외 달러 하이일드채권 시장에서 헝다그룹 비중이 적지 않아 역외 하이일드 시장에는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며 "헝다그룹의 위기가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등 시스템적인 위기로까지 확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현재 헝다그룹이 발행한 달러 채권은 원화 기준 약 10조원으로 아시아 하이일드 달러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1%에 달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헝다그룹 하이일드 채권을 거의 보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헝다그룹이 실제 파산을 하더라도 시장이 크게 움직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고, 리먼사태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면서도 "다만 헝다그룹 파산으로 중국 경제가 둔화될 경우 수출의 경우 중국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한국 경제에는 어느 정도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얼 SK증권 연구원은 "중국 당국이 헝다그룹 문제를 어떻게 대응할 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원금이 아닌 이자 지급 마저 어려운 상황 임을 고려한다면 헝다 그룹 문제는 향후 중국 뿐 아니라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될 수는 있지만, 증시와 달리 채권시장은 가시적인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고 있어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 연구원은 "중국발 리스크의 특성상 방향성을 예측하기는 상당히 어렵고, 부동산 개발업체의 경우 부채 규모만으로 재무 리스크를 판단하기 어렵다"며 "헝다그룹의 리스크 불확실성은 불가피하지만 리먼사태를 촉발시킨 파급효과의 발현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한국은행은 중국 헝다그룹 디폴트 위기와 관련,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소지가 있다고 우려했다.
이승헌 한은 부총재는 지난달 23일 '상황점검회의'에서 "중국 헝다그룹 위기는 국제금융시장의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가 우세하다"면서도 "부동산 관련 부채누증 문제가 현실화된 것인 만큼 헝다그룹 사태의 전개상황에 따라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소지가 상존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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