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 어려울 땐 ETF로 오라

조승예 기자·안서진 기자 2021. 10. 23.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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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포세대 재테크 생존법] '핫'한 종목, 입맛 따라 골라볼까

[편집자주]올들어 테마형 ETF(상장지수펀드)의 진화가 심상치 않다. 갈수록 다양해지는 개인 투자자들의 니즈에 맞춘 신규 상품이 줄줄이 등장하고 있어서다. 국내 증권시장에서는 지난달 탄소배출권 ETF가 상장된 데 이어 이달엔 메타버스 ETF가 출격했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글로벌 에너지 대란 우려가 확산하면서 석유, 석탄, 천연가스 등 에너지 관련 투자처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테마형 ETF에 대한 수요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하반기 유망한 테마형 ETF는 무엇인지 투자 시 유의점은 무엇인지 살펴봤다.

최근 들어 운용사들이 이색 ETF(상장지수펀드)를 쏟아내고 있다./사진=이미지투데이

최근 들어 운용사들이 이색 ETF(상장지수펀드)를 쏟아내고 있다. 개별 종목 투자가 부담스러운 투자자들에게 대안으로 주목받는 ETF가 각종 테마형 상품으로 다양성을 높이고 성과까지 내면서 유망한 투자처로 각광 받는 분위기다.

국내 ETF 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개인투자자의 금융시장 참여가 확대되고 ETF 상품이 다양해지면서 더욱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만 자율주행을 포함해 2차전지, 반도체, 신재생에너지, K-팝·미디어 등 이색 테마 ETF가 줄줄이 등장했다.

그중에서도 하반기 ETF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키워드는 단연 ‘탄소배출권’과 ‘메타버스’다.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새로운 투자처로 급부상한 테마형 ETF 시장 선점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이들 종목이 고수익은 물론 안정성까지 추구할 수 있는 만능펀드로 자리매김할지 주목된다.



친환경 바람 타고… 탄소배출권 ETF 시장 ‘활황’


전 세계에서 환경·사회·지배구조(ESG)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뜨거워지면서 탄소배출권 ETF가 인기몰이 중이다. 글로벌 주식시장에 불고 있는 탈 탄소 바람을 타고 탄소배출권 시장이 새로운 투자처로 떠오르면서 국내 운용사들은 탄소배출권 ETF를 잇달아 상장했다.

그래픽=머니S 김영찬 기자

지난달 30일 삼성자산운용, NH-아문디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은 국내 최초 탄소배출권 ETF 4종을 출시해 눈길을 끌었다. 그동안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투자할 수 있는ETF는 지난해 7월 미국에 처음 상장된 ‘KraneShares Global Carbon ETF’(KRBN)이 유일했다. 이번 상장으로 한국은 세계 두 번째 탄소배출권 ETF 보유국이 됐다.

운용사들이 앞다퉈 탄소배출권 ETF를 출시한 이유는 탄소배출권 시장이 친환경 시대에서 새롭게 떠오른 대체 투자처이기 때문이다. 친환경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분위기 속 세계 각국은 오는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 제로(0) 사회를 만들겠다는 ‘2050 탄소 중립’ 목표를 위해 각종 친환경 정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탄소배출권 ETF 이외에도 기후변화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탄소 중립 ETF도 다음 달 출격 대기 중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KB자산운용,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등 6개 운용사가 탄소 중립 ETF 상품을 준비중이다.

김진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친환경 시대로 패러다임이 전환되는 길목에서 탄소배출권은 이제 대체 자산으로서 이전과 다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며 “오는 2025년 파리협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국가 및 기업들의 규제 마련이 예상되며 투자도 더 적극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 투기적 자금이 유입될 수있다는 점은 투자 전 유의해야 할 부분이다. 탄소배출권의 가격을 상승하는 요인은 주로 경기 회복과 천연가스 가격상승, 친환경 규제 강화 등인데 탄소 배출 규제 대상 기업들은 짧은 기간에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한다는 점을 노린 투자자들이 가격을 왜곡시키고 있어서다.

이정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재 금융상품시장지침(MiFID II)에 파생상품에 대한 포지션 보유한도제약 조건이 있지만 탄소배출권 파생상품의 경우 예외적으로 제약 조건이 적용되지 않는다”며 “탄소배출 규제 대상 기업들이 연말까지 부족한 할당량을 구매해야 하는 상황에서 투기적 거래자들은 가격 방향성에 대한 극단적인 베팅으로 가격 왜곡을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엔터·IT 담는다”… 메타버스 ETF 4종 상륙


그래픽=머니S 김영찬 기자

탄소배출권 ETF와 더불어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한 몸에 받는 투자처는 바로 메타버스 ETF다. 국내에서는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KB자산운용, NH아문디운용 등 4곳의 자산운용사가 지난 13일 유가증권시장에 ETF 4개 종목을 상장하면서 메타버스 ETF의 신호탄을 쐈다.

메타버스는 가상,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우주,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 합성어로 현실 세계와 같은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 가상세계를 일컫는다. 구체적으로 이들 운용사는 크게 ▲인프라(5G, 6G,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등) ▲하드웨어(VR HMD, AR 글래스,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소프트웨어·콘텐츠(개발 엔진, 인공지능, 디지털 트윈 등) ▲플랫폼(로블록스, 마인크래프트, 포트나이트 등) 4개 산업에 투자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메타버스 ETF 출시를 통해 메타버스 산업에 투자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하고 향후 ETF 라인업 확충과 투자 수요를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투자 시장에서 메타버스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은 만큼 투자자들의 수요도 높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다만 메타버스 시장의 향후 중장기적 성장성을 놓고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지난 2019년 50조원에 불과하던 메타버스 시장 규모는 오는 2030년 1700조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메타버스 산업이 국내에서는 형성 초기 과정인 만큼 사업 연관성이 불명확하고 아직 명확한 정의조차 힘들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방향성만 따져보면 메타버스가 허수는 아니며 향후 성장성이 큰 산업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현 회사의 영위 사업과 향후 추진할 메타버스 사업의 연관성, 관련 신사업 진출 시 사업성과 시장 규모 등을 따져가면서 선별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 같은 ETF가 아니다! 원유가격 따라가니 6% '쑥'… 천연가스는 4% '뚝'


미국 금리인상 이슈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이어지면서 안정적인 투자처로 꼽히는 글로벌 ETF(상장지수펀드)가 주목받고 있다. ETF는 분산투자를 통해 위험은 낮추고 수익률을 높이는 전략을 구사하지만 어떤 종목을 담았는지에 따라 같은 테마의 ETF라도 수익률이 다르게 나올 수 있다. 

최근에는 글로벌 에너지 대란 우려가 확산되면서 석유, 석탄, 천연가스 등 에너지 관련 투자처에 자금이 몰리는 모습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에 따른 ‘위드 코로나(With Corona)’ 정책으로 에너지 수요는 회복하고 있는 반면 주요 국가들의 기후정책, 중국과 호주 간의 무역분쟁 등으로 인해 공급이 제한되고 있기 때문이다.



디폴트 우려 완화에 주식형 ETF 부상… 헬스케어선 자금 이탈


10월 둘째 주(4~8일) 글로벌 ETF 시장에서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된 종목 톱3는 모두 주식형ETF가 차지했다. 1위는 전세계 주식을 투자 대상으로 하는 아이셰어 코어 MSCI EAFE ETF(IEFA)로 13억7200만달러가 몰렸다.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QQQ)와 뱅가드 S&P500 ETF(VOO)에는 각각 11억1500만달러와 10억3300만달러가 모이며 2, 3위를 차지했다. 

반면 주식형 ETF인 SPDR S&P500 ETF 트러스트(SPY)와 헬스케어 셀렉트 섹터 SPDR(XLV)는 각각 31억6100만달러와 7억7000만달러가 빠져나가 1, 2위를 기록했다. 채권형 ETF인 아이쉐어 20년 이상 국채(TLT)는 5억4900만달러가 유출되면서 뒤를 이었다. 

박은석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ETF 시장에서는 미국 상원이 올해 12월 3월까지 부채 한도를 4800억달러로 상향 조정하면서 디폴트 우려가 완화되자 주식형 ETF에 자금이 유입됐다”면서 “최근 인플레이션 상승 우려와 미국 주간 실업지표 호조로 인해 시장금리가 상승하면서 물가연동채와 국채 등 채권형 ETF에도 자금이 유입된 반면 헬스케어 종목의 주가 조정세가 지속되면서 헬스케어 업종 ETF의 자금 유출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픽=머니S 김영찬 기자

수익률이 가장 높은 ETF는 중국 인터넷에 투자하는 크라네쉐어스 CSI 차이나 인터넷 ETF(KWEB)로 주간 수익률 8.2%를 기록했다. 월간 수익률은 마이너스(-)3.4%, 연간 수익률은 -28.9%로 집계됐다. 

미국 원유·가스탐사·생산에 투자하는 아이쉐어 U.S. 오일 앤 가스 익스플로레이션 앤 프로덕션 ETF(IEO)와 인도네시아 주식을 담는 아이쉐어 MSCI 인도네시아 ETF(EIDO)는 각각 6.9% 올랐다. 전세계 3위 석탄 생산국인 인도네시아는 중국 전력난 사태에 따른 반사이익 기대감에 투자처로 급부상했다. 수익률 상위 종목을 살펴보면 원유, 천연가스 등 에너지에 투자하는 ETF가 절반을 차지했다. 

반면 변동성지수(VIX)를 추종하는 프로쉐어스 VIX 숏 텀 선물ETF(VIXY)는 7.5% 하락하며 수익률 최하위를 기록했다. 탄소배출권에 투자하는 크라네쉐어스 글로벌 카본 ETF(KRBN)와 원자재 위즈덤트리 인핸스드 커머디티 스트래티지 펀드(GCC)는 각각 -7.2%와 -6.8%를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박승진 하나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부담을 제외하면 시장의 시선이 실적으로 전환되면서 일부 불확실성 요인들은 잠시 영향력이 약화될 것”이라며 “가치주 우위의 바벨 포트폴리오 구성을 유지하는 가운데 실적 모멘텀이 뒷받침되는 대형 기술주(XLK, VGT)나 인터넷(FDN) 등의 편입도 고려할 수 있겠다”고 분석했다.



에너지 원자재 ETF 투자해볼까… 배당수익도 ‘쏠쏠’


에너지 관련 원자재에 투자하는 ETF는 유나이티드스테이츠오일펀드(USO), 유나이티드스테이츠천연가스펀드(UNG), 인베스코 DB 에너지펀드(DBE) 등 3개를 꼽을 수 있다. 

USO와 UNG ETF는 모두 만기가 가까운 선물에 투자해 각 원자재의 가격을 추종하지만 이달 수익률은 정반대의 모습을 보였다. USO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의 가격을 추종하는 ETF다. 지난 12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USO는 56.11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달에만 6% 상승했다. 같은 기간 나스닥지수가 0.2% 하락하고 다우지수와 S&P500지수가 각각 1.3%와 0.8% 상승한 점을 고려하면 높은 수익률을 거둔 셈이다. 올 초(1월4일) 대비로는 60% 올랐다. 

반면 천연가스의 가격을 추종하는 UNG는 이달 들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12일 18.86달러에 마감하며 지난 1일(19.66달러) 대비 4% 하락했다. 다만 연초 대비로는 99%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에너지 관련 원자재에 종합적으로 투자하는 인베스코 DB 에너지펀드(DBE)는 이달 들어 지난 12일까지 6%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연초 대비로는 66% 올랐다. 구성은 WTI(24.2%) 가솔린( 23.6%) 난방유(22.6%) 브렌트유(21.7%) 천연가스(7.9%) 비중을 두고 있으며 선물을 통해 가격을 추종한다.

에너지 업종은 배당률이 높은 편이기 때문에 주식형 ETF를 통해 배당수익도 추구할 수도 있다. 먼저 미국에 상장된 에너지 업종만 투자하는 에너지 셀렉트 섹터 SPDR 펀드(XLE)가 있다. 엑슨모빌과 셰브론의 비중이 40% 이상을 차지해 두 종목의 주가에 민감하다. 이달 들어 7.5%, 연초대비 47% 상승했다. 배당률(분배율)은 4.1%다. 

아이셰어 글로벌 에너지 ETF(IXC)는 글로벌 에너지 업종에 투자하는 ETF다. 프랑스의 토탈과 영국의 BP 등 글로벌 거대 정유사가 편입돼있어 XLE보다 분산된 편이다. 이달 들어 6%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분배율은 3.7% 다. 아를리안 MLP(AMLP)는 미국 마스터 리미티드 파트너십(MLP)에 투자한다. MLP는 특성상 배당성향이 높기 때문에 분배율이 높은 에너지 업종 ETF 중에서도 특히 높은 8.1%의 분배율을 가지고 있다. 수익률은 이달 들어 6%를 기록 중이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에너지 대란은 구조적인 문제가 얽혀있어 빠른 해결은 어려워 보이고 에너지 수요가 많은 겨울철도 앞두고 있다”면서 “에너지 관련 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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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예 기자·안서진 기자 seojin07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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