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운트머니] "코스피 저점 2850..내년 삼성전자 이익 악화될 것"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

코스피 하단 2850까지..'약세장' 이유 알면 금융 위기 보인다
■ 경기선행지수 꺾이며 미래 경기 불투명
■ 미국 불균형 심화로 이머징마켓도 위기
■ 우리 증시 하락세, 세계 경제 하락세 신호탄
■ 당분간 주식 시장 기대 수익률 낮춰야

Q. 코스피 전망 어떻게 보시나요?

최근 코스피가 3300선에 도달했다가 2900선까지 떨어졌고, 다시 3000선을 넘겼습니다. 추세적인 상승은 아니고, 조만간 조정을 거쳐 2850선에 머무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동안 전 세계 주가를 뒷받침해 줬던 건 금리의 풍부한 유동성, 기업이익 증가, 경기 회복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금리와 경기가 주가에 부정적인 작용을 하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경기입니다. 금리가 오르더라도 경기가 좋아지면 주가는 계속 상승할 수 있는데, 통계청의 선행지수순환변동치 등을 보면 이미 꺾여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시차를 두고 경기가 나빠질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Q. 당분간 경기 침체 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라고 보시는 이유는?

통계청은 매달 산업 활동 동향과 함께 경기종합지수를 발표합니다. 이 지수에서는 현재의 경기와 미래의 경기를 함께 확인할 수 있는데요. 이중 미래의 경기를 전망하는 경기선행지수가 6월 고점에 도달했다가 7월과 8월에는 두 달 연속 꺾였습니다.

이게 일시적인 현상인지 추세적인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경기선행지수를 구성하는 8개 지표도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이에 여러 내용들을 종합해 보면 미래 경기는 계속해서 하락세를 보이다가 2021년 말 반등하고, 2022년에는 더 꺾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Q. 삼성전자 주가 하락도 최근 상황과 연관해 생각할 수 있을까요?

삼성전자는 이번 3분기에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주가는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이건 2022년 기업이익이 나빠질 것이라는 신호이기도 한데요. 거시경제지표가 꺾이면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기업 이익이 둔화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증권사들이 삼성전자 목표치를 낮추고 있는 요즘은 초기 단계라고 볼 수 있고, 나중에 다시 목표치를 올릴 때 삼성전자에 투자하셔도 늦지 않을 것 같습니다.

Q.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은 적절했던 걸까요?

한국은행이 미래 경기를 다 알 수는 없습니다. 현재의 경제 지표와 물가 상황이 괜찮다면 금리를 인상하는 거죠. 그런데 지금 대한민국은 실재 GDP가 잠재 GDP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즉 우리 경제가 능력 이상으로 성장하는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건데요. 여기에 소비자 물가도 목표치를 넘어섰기 때문에 한국은행으로서는 금리를 올릴 이유가 충분히 많았습니다.

또 한국은행의 금융안정보고서를 보면 '금융 불균형'이라는 말이 자주 등장합니다. 이건 가계부채가 너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집값이 너무 오르고 있다는 뜻이고요. 이걸 해소하기 위해 금리를 인상했다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Q. 한국 경제가 세계 경제의 선행지표?

미국은 공급과 수요 불균형이 심화된 국가 중 하나로 화폐 가치가 점점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 정부가 돈을 많이 찍어내고 그걸 일부 가계에 줘서 소비하도록 했는데요. 그래서 지난 8월까지 무역 수입 적자가 5400억달러(한화 약 637조원)에 달했습니다. 최근 3년 평균 보다 50% 높은 수치죠. 달러가 기초 통화이기 때문에 버티고 있지만, 다른 나라가 이 정도라면 외환위기를 가고도 남았을 겁니다.

이렇게 미국이 흔들리면 대한민국을 포함해 전 세계의 악재입니다. 특히 이머징마켓은 돈이 빠져나가면 회복되기가 어려운데, 그래서 미국보다도 우리 주가가 더 하락세를 보였던 겁니다. 또 우리나라 경제는 세계 경제의 선행지표입니다. 그래서 칼럼니스트 윌리엄 페섹은 '한국 경제는 세계 경제의 풍향계'라고 표현했고, 스티븐 로치는 '한국 경제는 탄광 속 카나리아'라고 말했습니다. 즉 지금 우리 주식시장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건 세계 경제 하락세의 신호탄이라고 볼 수 있는 겁니다. 이에 당분간은 주식 시장에서 기대 수익률을 많이 낮추셔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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