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윤석열, 5·18 아픔 덧내"..'전두환 미화'에 광주 분노
"尹, 무지하고 천박한 역사의식..망언 멈춰라" 비난
(광주=뉴스1) 박진규 기자,정다움 기자,이수민 기자 = "윤석열 후보는 천박한 인권의식과 통치철학을 그대로 보여줬습니다. 국민들을 우롱하는 윤 후보는 정치에 더이상 얼씬도 하지 말아야 합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의 "전두환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는 이른바 '전두환 옹호' 발언으로 촉발된 광주시민들의 화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천박한 역사의식을 넘어 광주시민을 모독한 그의 발언과 행태를 두고 지역 정치권과 5·18단체는 물론이고 일반 시민들까지 강한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22일 오후 광주 서구 광천동 대로변에 걸린 '윤석열 규탄' 현수막을 바라보던 강인균씨(전남대 사학과 3학년)는 "전두환에 대한 평가가 후한 걸 보니 (윤석열 후보는) '깡패'처럼 수사하던 검사들 특유의 버릇을 못 버린 듯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전두환은) 재임 기간 중 '인간 교화'를 목적으로 한국판 '노동교화소' 격인 삼청교육대를 설치하고 88올림픽 개최를 명분으로 부랑자 단속과 형제복지원 사건을 묵인했던 사람"이라고 성토했다.
이어 "이미 쿠데타와 광주 5·18 학살을 통한 집권 자체가 위법이고 국기문란 행위지 않느냐"며 "법원도 인정한 내용을 갖고 '그거 빼고는 배울 점 있다'고 했다는 말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일행인 조현철씨(직장인)는 휴대폰 사진첩에서 윤 후보의 SNS 게시물 캡처본을 보여주며 "하도 기가 차서 저장해 놨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윤 후보가 인스타그램에 게시한 일명 '개 사과' 사진이다.
조씨는 "윤석열 후보가 재미를 가해 '사과' 한다며 인스타그램으로 국민을 조롱했다"면서 "정치를 하고 싶으면 진정성을 가지고 정책과 비전으로 승부해야지, 이런 설화 오르는 후보는 더 이상 보고싶지 않다"고 불쾌해했다.
광주 북구 한 도서관에서 만난 취준생 고선민씨(30)는 "윤석열 후보는 사법고시를 통과해 밥벌어 먹었던 사람이라서 그런지 역사와 광주의 아픔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라며 "전남대학교 부터 충장로 일대까지만 가봐도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흔적이 남아있는데, 그런 망언이 가당하기나 하냐"고 꼬집었다.
광주 서구 풍암호수를 산책하던 주부 박미정씨(33·여)는 "윤석열이 광주시민들과 진솔한 대화를 한번이라도 해봤다면 전두환을 옹호하는 말은 절대 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 어떻게 저런 역사의식을 가질 수 있는지 이해가 안된다"고 얼굴을 찌푸렸다.
이어 "타 지역의 표심을 위한 발언일 지라도 분명 지켜야 할 선이 있다"며 "설령 윤석열 후보가 경선에서 이긴다고 할 지라도 뽑지 않을 생각이다"고 고개를 저었다.
5·18 희생자 어머니들 모임인 오월어머니집 김형미 사무총장은 "전두환의 대통령으로서 시작은 쿠데타고 정권을 잡으려 무고한 국민들을 학살했다. 시작과 기본이 잘못됐는데 다른 걸 잘했다고 할 수 있겠냐"며 "아무리 표를 의식한 발언이라고 하지만 '미친 소리'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분개했다.
조진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도 "5·18은 현재진행형이다. 이 상황에서 전씨를 옹호하는 발언을 한 것은 오월과 광주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증거"라며 "여전히 광주시민과 호남인들의 마음 속 한과 상처는 아물지 않았다. 대통령이 되겠다는 윤 후보는 오히려 그 상처를 덧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광주대 교수를 지낸 은우근 사회대개혁지식넷 상임대표는 "군사반란과 광주학살은 전두환 정치의 핵심"이라며 "사실 전씨는 정치인이 아니라 폭력으로 정치를 말살한 군사깡패"라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그러면서 "윤석열은 얼마 전 5·18을 자유민주주의를 위한 운동으로 정의했는데, 자유민주주의를 깔아뭉갠 전두환의 정치를 칭송한 걸 보니 전두환 독재와 5·18의 역사적, 정치적 의미에 대한 무지하고 천박한 인식 수준을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은 대표는 "대통령 후보로서의 자격 박탈은 물론이고 그와 가족의 범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0419@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김여정 남편, 180㎝에 미남…11년전 총정치국 부부장 근무"
- 아내 4명 '일부다처제' 백수남…"인플루언서 변신, 월 1200만원 번다"
- 전한길 "尹 탄핵 인용 땐 한 몸 던질 것…제2의 4·19혁명" [이슈 LIVE]
- '조현병 환자'·'전교조가 압박해 복직'…하늘이 사건 가짜뉴스 확산
- 역에서 심정지로 쓰러졌다 눈뜬 남성 "출근해야 해" 병원행 거부
- 박나래, 임신설 입 연다…"올해 남편 없이 애만 생긴다고"
- 'BTS 한복 디자이너' 김리을 씨, 남원 한 아파트서 숨진 채 발견
- 오요안나 극단 결심, 그다음 날 받은 선배 카톡…"휴가 갈 건데 대타 좀"
- 오은영 "정신과 의원 폐업 아닌 이전 준비…혼란 드려 죄송"
- '축구' 하던 배우 박하나, '농구' 김태술과 6월 21일 결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