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도 돈 있어야?"..언로 차단된 시민사회 볼멘소리

김치연 입력 2021. 10. 23.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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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지침으로 서울 시내에서 모든 집회·시위가 원칙적으로 금지된 가운데, 자금 사정이 넉넉한 단체들만 집회를 열 수 있다는 볼멘소리가 시민사회에서 나온다.

서울시의 집회금지 통고에 소송을 낼 여유가 없는 단체들은 '목소리'를 낼 기회가 적어진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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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소송 낼 여유 없으면 불가능.."위드 코로나 시대 집회 규제 풀어야"
10월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앞에 설치된 고(故) 이예람 중사의 시민분향소에서 시민들이 고인을 추모하기 위해 줄지어 서있다. 이 중사는 상급자로부터 당한 성추행 피해를 신고하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치연 홍규빈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지침으로 서울 시내에서 모든 집회·시위가 원칙적으로 금지된 가운데, 자금 사정이 넉넉한 단체들만 집회를 열 수 있다는 볼멘소리가 시민사회에서 나온다.

서울시의 집회금지 통고에 소송을 낼 여유가 없는 단체들은 '목소리'를 낼 기회가 적어진다는 지적이다.

23일 연합뉴스 취재에 따르면 13개 청년 관련 단체가 모인 '2022 대선대응 청년행동'(청년행동)은 오는 30일 예정했던 '분노의 깃발 행진' 행사를 다음 달 14일로 연기하기로 했다.

청년 정책 개선을 요구하고 기성정치를 비판하고자 신촌역과 서울역 등에서 모인 약 1천명이 청와대까지 행진하는 것을 계획했지만, 집회를 위해 필요한 행정소송 비용을 감당할 수 없게 돼 사실상 이를 포기한 것이다.

청년행동의 손솔 씨는 "변호사 조언을 받아보니 행정소송을 위한 비용만 약 600만원에 달하고 패소하면 수백만원의 패소 비용을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더라"고 토로했다.

군인권센터의 국방부 앞 분향소 설치 집회, 택배노조의 옥외 집회 등 사례를 보면 방역수칙 준수와 인원 제한을 조건으로 집회가 일부 허용되는 추세로 바뀌었지만, 소송절차와 비용이 새로운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게 된 셈이다.

더불어민주당 오영환 의원실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서울 시내 집회에 대해 경찰이 금지 통고한 사례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8·2019년 각각 1건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3천867건, 올해 들어서는 8월 말까지 3천206건이었다.

실제로 집회가 열리는 횟수도 줄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의원실이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 신고된 집회 횟수는 274만1천215건이었고 그중 3.5%인 9만5천255건이 열렸다. 지난해는 300만3천81건 중 2.8% 수준인 7만7천426건만 개최됐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위반으로 처벌받는 사례도 크게 늘었다.

집시법 위반 건수는 서울 기준 2018년과 2019년 각각 103건과 115건이었으나, 지난해는 159건으로 늘었고 올해는 9월까지 129건이었다.

시민사회에서는 코로나 백신 접종자가 늘어나며 사회적으로 '위드 코로나'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만큼, 방역을 이유로 한 지나친 집회 규제가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후위기비상행동 황인철 공동집행위원장은 "대형마트나 백화점 같은 상업시설 영업은 허용하면서 훨씬 위험성이 낮은 야외 집회 시위를 원천 금지하는 건 민주적이지도, 정의롭지도 않다"고 비판했다.

이윤호 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석좌교수는 "경제적 능력이 없다고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시위의 자유가 제한되는 건 공정하지 않다"며 "방역지침을 지키는 선에서 실외 집회를 일정 인원이 모여 할 수 있도록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chic@yna.co.kr, rbqls120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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