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부 능선 넘은 국민의힘 경선 토론회..윤·홍·유·원 성적표는

최은지 기자 2021. 10. 23. 07:3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尹, 기싸움 해내지만 '투박함' 약점..洪, 상처 안내지만 '매운맛' 아쉬움
'윤석열 저격수' 劉, 디테일 강점..'유려한 정치수사' 元, 약점은 '윤석열'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대선 예비후보들이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YTN에서 대선 경선 6차 토론회를 앞두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승민, 홍준표 후보, 이 대표, 윤석열, 원희룡 후보. 2021.10.22/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서울=뉴스1) 최은지 기자 = 제20대 대통령선거 국민의힘 경선 토론회가 10회 중 6회를 지나면서 후반부를 향하고 있다.

2차 컷오프를 앞두고 8명이 진행된 토론회에 토론 주자가 너무 많아 실력을 펼치지 못했다는 토로가 나왔던 만큼 2차 컷오프를 통과한 원희룡·유승민·윤석열·홍준표 후보(가나다순) 4명의 후보가 벌이는 본경선 토론회는 시작부터 시선을 끌었다.

이제 남은 토론은 Δ25일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토론회 Δ27일 강원 합동토론회 Δ29일 1:1 맞수토론 Δ31일 종합토론이다. 이어 내달 1~2일 모바일투표, 3~4일 전화투표 및 여론조사를 합산해 5일 제20대 대통령 후보자를 선출하게 된다.

최종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당선되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를 비롯해 발군의 토론 실력을 자랑하는 다른 당 후보와 토론을 거쳐야 하는 만큼, '토론 실력'은 국민의힘 경선 후보들을 평가하는 주요 기준이 될 수밖에 없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기존 토론회 문법 파괴한 '신인' 윤석열…王자 논란부터 '사과 SNS'까지

4강 토론회에서 가장 주목된 점은 윤석열 후보의 '토론 실력'이었다. 검찰총장을 지내며 1차례 국회 청문회 경험은 있지만 정치 신인으로 토론회 경험이 없던 만큼, 윤 후보의 토론 실력, 태도 등에 이목이 쏠렸다.

국회의원·지자체장 경험이 없는 정치 초년생인 윤 후보는 기존의 정치 토론회의 문법을 파괴했다. 본경선 레이스에서 윤 후보의 발언 등 논란이 잦으면서 이에 대한 질문이 집중됐고, 상대 후보의 정책에 대한 논리적 모순을 지적하기보다는 언성을 높이며 강하게 항변하는 모습이 주로 노출됐다.

토론회 경험이 쌓이면서 윤 후보는 각종 '논란'에 대한 대처법은 학습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정치 선배들의 '공격'에 대해 "정책토론이 아닌 인신공격을 한다"는 프레임으로 '되치기'를 통해 상대 후보의 공격을 무력화시면서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는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

반면 토론회 리스크는 여전하다. 생중계로 진행되는 토론회에서 '왕'(王)자를 손바닥에 쓴 모습이 노출되면서 무속논란까지 이어져 당 안팎의 비판을 받았다. 느릿한 말투로 시간 관리를 못 하는 점, 격양될 때 두드러지는 추임새와 시선 처리, '토론회' 매너인 삿대질 등 비언어적 태도에 대해 대선후보로서 정제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큰형님' 자처하는 홍준표…'앵그리버드' 사라지자 평가 엇갈려

홍준표 후보는 '앵그리홍' 이미지를 벗고 '큰형님' 이미지를 유지하며 윤 후보와 차별화를 두고 있다.

다른 후보들보다 연배와 정치경력에서 앞서는 홍 후보에 대해서는 상대 후보를 자극하는 발언 등 '앵그리홍' 이미지가 강했고, 발언과 관련한 논란이 끊임없이 따라다녔다.

하지만 이번 경선 과정에서는 자극적인 발언을 최대한 삼가고 있다. 지난 15일 진행된 첫 맞수토론에서 상대인 윤 후보의 "이런 정신머리부터 바꾸지 않으면 우리 당은 없어지는 것이 맞는다"는 이른바 '당 해체' 발언을 두고 "그냥 안 둘 것"을 예고했지만 이전의 홍 후보에게서 바랐던 '묵직한 한 방'이 없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정책의 디테일에서 약점도 노출했다. 지난 18일 4차 합동토론회에서 원 후보의 "수소경제를 만들겠다고 했는데 수소를 뭘로 만드나"라는 질문에 "수소는 H₂0인가 그거 아닌가"라고 답변해 진땀을 흘렸다.

토론 전략에 대해 홍 후보는 "아무래도 당내에선 제가 맏형이니까"라며 "당내 토론은 가능하면 부드럽게 하고 본선 토론 때는 매섭게 추궁하는 후보로 국민에게 다가갈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최종 대선후보가 된 후 치열하게 경쟁했던 경쟁 후보와 힘을 합해야 하는 만큼 최대한 상호 간 상처를 내지 않겠다는 홍 후보에 포용력이 있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홍 후보 특유의 시원한 캐릭터가 사라져 아쉽다는 평가도 공존한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왼쪽)와 유승민 전 의원이 20일 오후 대구 수성구 대구MBC에서 열린 대구·경북 합동토론회에 참석해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2021.10.20/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윤석열 저격수' 각인시킨 유승민…능숙한 '정치적 수사' 원희룡

유승민 후보는 이번 토론회에서 '윤석열 저격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윤 후보의 '손바닥 왕'자 논란이 주술 논란으로 커진 후 토론회에서 '천공스승' '항문침 전문가' 등에 대해 질문하며 공론화시켰다.

또한 윤 후보의 당 해체 발언, "다른 후보는 터는 데 일주일이면 끝난다" 발언, 전두환 옹호 논란에 개에게 사과를 주는 SNS(인스타그램) 게시물까지 윤 후보를 질타했다.

'경제 대통령'을 내세운 유 후보는 13년간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원을 지낸 만큼 다양한 분야의 정책 디테일에서 자신감을 보인다. 지난 15일 원 후보와의 맞수토론에서 '품격있는 정책토론'이 오갔다는 평가도 나왔다.

유 후보의 '디테일 토론'이 중도층, 청년층에 어필이 된다는 평가가 나오는 반면, 장년층에게는 역평가를 받기도 한다.

학력고사 전국 수석, 사법시험 수석을 자랑하는 원희룡 후보는 유려한 정치적 언어로 토론회를 이끌어가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야당 출신 제주지사로 문 대통령과 각 지자체장들 앞에서 PPT를 했던 만큼 정책에 대한 고민도 유 후보 못지않은 점이 자랑이다.

다만 토론회에서 윤 후보에 대한 질문에 답변을 못 하면서 약점을 노출하기도 했다. 첫 맞수토론에서 유 후보가 윤 후보의 검찰총장 시절 징계 처분 취소가 정당했다는 서울행정법원의 판결 등에 대한 입장을 묻자 원 후보는 "특별히 언급하고 싶지 않다"며 답을 회피했다.

이에 원 후보는 노선을 바꾸기도 했다. 지난 18일 합동토론회에서 원 후보는 윤 후보에게 '법에 따른 처리와 정치 보복에 대한 기준'을 물으며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구속은 정의 실현인가, 정치 보복인가"라고 압박하기도 했다.

silverpaper@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