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갑작스러운 CPTPP가입 준비, 이유는..中 참여에 부담 덜었나

박재우 기자 2021. 10. 2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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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견제 기대됐던 CPTPP..美 망설이는 사이 中 가입신청
포스트 코로나 통상질서 격변 대비 '메가 경제공동체' 가입
2018년 cptpp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린 회의. / AFP PHOTO / CLAUDIO REYES © AFP=뉴스1

(서울=뉴스1) 박재우 기자 = 우리 정부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신청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중국 주도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ECEP)의 대항마로 알려졌던 CPTPP에 중국이 가입신청을 내면서 우리 정부도 발빠르게 가입 결단을 내린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2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에 대한 종합 국정감사에서 'CPTPP에 중국과 대만이 가입한 이후에 가입하는 게 좋은가'라는 질문에 "가급적 조기에 가입하는 게 (좋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가입 가능성에 대해 "현 회원국이 한국에 대해 긍정적 입장"이라며 "물론 (준비) 과정이 있고 국내에서 대비할 게 있지만 가입하는 데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올해 초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를 통해 CPTPP 가입에 대해 적극적인 검토 의사를 밝혔지만 이후 미중 대립이 격화하면서 가입문제는 수면아래로 가라앉았다.

CPTPP는 미국 일본이 주도하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이어받은 '후속기구' 성격이 강했다. CPTPP는 지난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TPP에 대한 탈퇴결정을 내리자 일본과 캐나다, 호주 등 나머지 11개 국가가 2018년 12월30일 출범시킨 협의체다. 농수산물·공업품에 대한 역내 관세 철폐를 추구한다.

올해 초 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자 미국이 CPTPP에 복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우방국인 우리나라에 대한 참여 압박도 커졌다. CPTPP가 반중적인 성격을 띨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우리 정부는 중국과의 외교를 고려해 그동안 가입 결정을 보류해왔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미국의 CPTPP 참여 움직임이 아직 가시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이 CPTPP 가입 신청을 내면서 우리 정부로서는 가입 부담을 덜게 됐다는 게 외교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 틈을 타 우리 정부는 명분을 확보하게 됐고 향후 공급망·디지털·기후변화에 타 국가들과 협력을 통해 대응하기 위해 가입을 노리고 있다. 같은 이유에서 일본·호주·뉴질랜드·베트남·말레이시아·싱가포르 등 몇몇 국가들은 이미 RECEP과 CPTPP에 모두 가입한 상황이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2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외교부·통일부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1.10.21/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특히 '메가 경제공동체' 성격이 강한 CPTPP 가입신청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통상질서 격변에 따른 우리 경제의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아세안 10개국과 한·중·일 3국, 호주·뉴질랜드 등 지역적 성격이 짙은 RCEP에 비해, 일본 캐나다 호주 브루나이 싱가포르 멕시코 베트남 뉴질랜드 칠레 페루 말레이시아 등 아태지역 국가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고 중국·대만·영국이 참가신청을 한 CPTPP가 '메가 경제공동체'적인 성격이 강하다.

강준영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포스트 코로나의 경제활성화가 되는 상황에서 통상질서 재편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차원에서 가입을 추진하는 것"이라며 "반도체 우위 기술, 조선업 산업분야에서 경쟁력은 가진 우리로선 RCEP, CPTPP 양측이 모두 필요로 하고 있어 가입은 가능해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중국이 참여 의사를 밝히면서 전략적 선택이기도 하다"라며 "그간 중국의 반발을 우려해 가입을 못해왔지만 이번에 중국도 가입의사를 밝히고 있고 중견국가로서 기술국가로 역할 있기 때문에 충분히 가입에 성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뿐 아니라 CPTPP에 적극적으로 미국과 중국을 끌어들여 미중 갈등 완화의 장으로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문정인 세종연구소 이사장은 22일 한미중일 싱크탱크 공동회의인 동아시아 와이즈맨 라운드테이블에서 한국의 CPTPP 가입에 대해 "지역 내 다자주의적 협의체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면서 "미국 불참 상황에서는 의미가 적을 수밖에 없어 한국, 중국이 참여하고 나중에 미국도 참여해 확장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당수가 미국 우방국들인 기존 회원국이 중국의 가입신청을 받아들일지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문제는 있다.

jaewoo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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