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말말말]때아닌 '전두환 덫'에 빠진 국민의힘

권오석 2021. 10. 23. 07: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국민의힘이 예기치 못한 `전두환의 덫`에 빠져버린 모양새다.

그의 발언은, 대통령은 관리를 하면 되고 세부적인 국정 업무는 전문가에 맡기는 게 효율적이라는 취지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김 최고위원은 2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부동산, 원전 정책 두 가지는 문재인 대통령이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배웠으면 좋겠다"며 "역사적으로 모든 것이 암울했던 전두환 시절이지만 적어도 부동산, 탈원전 정책은 문재인 정권이 훨씬 암울하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국민의힘이 예기치 못한 `전두환의 덫`에 빠져버린 모양새다.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전 전 대통령을 비호하는 발언을 한 것도 모자라 소극적인 사과 표명으로 국민적 지탄을 받고 있다. 그런 윤 전 총장을 당 최고위원이 두둔하는 모습까지 보이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사진=윤석열 인스타그램 캡처)
사건의 발단은 지난 19일 윤 전 총장이 부산 해운대갑 당원협의회를 방문한 자리에서였다. 그는 “전 전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 잘했다는 분들이 있다”며 “호남 분들도 그런 얘기 하시는 분들이 꽤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분은 군에 있으면서 조직관리를 해봤기 때문에 (각 분야 전문가들에게 일을) 맡긴 것”이라며 “실제로 국정은 그런 것이다. 경제도 경제전문가가 경제를 다 모른다. 금융·예산 등 다 그 분야의 최고 고수들을 내세워야 국민에게 제대로 도움을 드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발언은, 대통령은 관리를 하면 되고 세부적인 국정 업무는 전문가에 맡기는 게 효율적이라는 취지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군부 독재, 민주주의 탄압 등으로 지탄을 받는 인물에 대해 섣불리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게 아니냐며 여야를 막론하고 맹비난이 쏟아졌다.

그 뒤로 이틀만인 지난 21일에서야 기자회견을 통해 유감 표명을 했다. 그는 “해당 발언은 5공화국 정권을 옹호하거나 찬양한 게 결코 아니다. 각 분야 널리 전문가를 발굴해서 권한을 위임하고 책임정치를 하겠단 뜻이었다”면서 “설명과 비유가 부적절했다는 많은 분들의 지적과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소중한 비판을 겸허하게 인정한다. 그 누구보다 전두환 정권에 고통을 당하신 분들께 송구하다는 말씀드린다”고 재차 고개를 숙였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청년정책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론이 악화되자, 당 지도부인 김재원 최고위원이 윤 전 총장 지키기를 시도했으나 되레 역풍이 불었다. 김 최고위원은 2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부동산, 원전 정책 두 가지는 문재인 대통령이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배웠으면 좋겠다”며 “역사적으로 모든 것이 암울했던 전두환 시절이지만 적어도 부동산, 탈원전 정책은 문재인 정권이 훨씬 암울하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준석 대표는 윤 전 총장의 발언을 저격하며 “그 의견에 동의하기 어렵다”며 경고성 메시지를 날렸다.

그나마 꺼져가는 불길에 기름을 부은 건 윤 전 총장이었다. 그는 같은 날 인스타그램에 자신의 반려견에게 과일인 `사과`를 주는 사진을 올리면서 ‘국민을 조롱했다’는 또 다른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해당 사진은 삭제됐고 윤 전 총장 측은 재미를 가미한 것이라고 설명했으나, 이를 본 이준석 대표가 페이스북에 “아침에 일어나 보니 뭐 이런 상식을 초월하는…착잡하다”고 하면서 사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권오석 (kwon0328@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