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 바뀐 네이마르, '분리된 팀' PSG의 연결고리 될까? [한만성의 축구멘터리]

한만성 입력 2021. 10. 23. 06:11 수정 2021. 10. 23.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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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운반, 수비 가담에 전념하는 '팀 플레이어'가 된 네이마르?

[골닷컴] 한만성 기자 = 네이마르(29)와 리오넬 메시(34)가 다시 만났다. 그러나 네이마르는 FC 바르셀로나에서 메시와 함께했던 시절과는 달리, 올 시즌 그와 다시 만난 파리 생제르맹(PSG)에서는 훨씬 더 헌신적으로 뛰며 팀을 위해 희생하는 선수로 거듭나고 있다.

예전부터 네이마르는 브라질 특유의 흥이 넘치는 축구를 일컫는 '조가 보니또(joga bonito, 아름다운 경기)'를 가장 잘 대변하는 화려한 선수로 꼽혔다. 그는 지난 시즌 프랑스 리그1에서 90분당 평균 드리블 돌파 시도가 9.8회에 달할 정도로 '개인플레이'를 즐겼다. 심지어 네이마르는 메시와 활약한 탓에 팀의 '에이스'가 될 수는 없었다는 평가를 받은 2016/17 시즌 스페인 라 리가에서도 90분당 평균 드리블 돌파 시도 횟수가 무려 9.2회였다. 그는 올 시즌 또한 드리블 돌파 시도 횟수가 9회로 이에 못지않지만, 활약상을 들여다보면 예전과는 분명히 달라진 모습으로 잘 보이지 않는 곳에서 팀을 위해 헌신하는 근면함까지 탑재한 선수가 됐다.

단, 올 시즌 네이마르의 스타일 변화를 도모한 일차적 원인은 메시보다는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의 존재다. 포체티노 감독은 과거 토트넘에서도 가장 대표적으로는 손흥민, 그리고 그 외에도 루카스 모우라, 에릭 라멜라 등에게 주문했듯이 2선 공격진의 적극적인 중원 압박을 요구하는 지도자다. 그는 이달 초 스타드 렌 원정에 앞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와 같은 네이마르의 스타일 변화에 대해 "우리는 새로운 상황, 새로운 시즌을 맞이해야 한다. 네이마르가 팀을 위해 보여주는 모습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 그는 득점하는 걸 좋아하는 공격적인 선수지만, 나는 올 시즌 팀을 위해 뛰는 그의 모습이 정말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위 그림의 왼쪽은 지난 시즌, 오른쪽은 올 시즌 현재 리그1에서 네이마르의 활동 영역을 보여주는 히트맵이다. 그는 올 시즌 초반 PSG가 메시를 영입하자 자신이 직접 나서 절친한 친구인 그에게 등번호 10번을 양보하겠다는 의지까지 내비쳤다(그러나 결국 메시가 네이마르의 10번보다는 자신이 바르셀로나에서 데뷔한 시절 달았던 등번호 30번을 택했다). 네이마르의 지난 시즌과 올 시즌 히트맵을 통해서도 드러났듯이, 그는 자유롭게 공격 진영 전역을 누비다시피 한 지난 시즌과는 다르게 올 시즌에는 활동 반경을 눈에 띄게 줄이며 왼쪽 측면이나 미드필드 지역에서 팀의 공수 연결고리 역할을 맡고 있다.

# 볼을 '끄는' 습관은 버렸지만, 위험 지역으로 '운반'하는 빈도는 늘었다

이달 초 'BBC'에 칼럼을 기고한 스페인 축구 전문 기옘 발라그 기자도 "바르셀로나에서 메시와 함께 뛴 시절을 그리워하던 네이마르는 (다시 그와 만나게 되며) 기꺼이 지난 시즌까지 자신이 지킨 PSG 공격 작업의 중심 자리를 양보하며 (플레이메이커보다는) 왼쪽 측면에 배치된 2선 공격수에 더 가까운 역할을 맡았다"고 설명했다.

네이마르 시즌별 볼 운반 횟수
(리그1, 90분당 평균 FBREF 기록 기준)

2017/18 - 77.1회
2018/19 - 72.9회
2019/20 - 75.8회
2020/21 - 70.6회
2021/22 - 68.3회*

*10라운드 종료 후

올 시즌의 네이마르는 과거와 비교해 볼을 몰고 움직이는 플레이를 뜻하는 볼 운반 빈도가 PSG 이적 후 가장 낮다. 그만큼 네이마르 특유의 볼을 끄는 성향이 올 시즌에는 줄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일단 그의 평균 볼 터치 횟수 자체도 올 시즌 현재 80회로 PSG 이적 후 85~90회를 오간 과거보다 줄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PSG가 최상의 전력을 구축하면 네이마르와 공격 삼각편대를 구성하게 될 메시와 킬리안 음바페는 올 시즌 볼 터치가 각각 77.6회, 56.8회로 공수에 걸쳐 경기의 모든 상황에 관여하는 빈도가 그보다는 떨어지는 편이다.

그러나 반대로 상대 페널티 지역 안 터치 횟수는 메시가 8.1회, 음바페가 9.5회로 네이마르(6회)보다 높다. 메시는 바르셀로나에서 활약한 지난 세 시즌간 상대 페널티 지역 안 터치가 6.4회, 6.7회, 7.1회에 머물렀는데, 올 시즌 그의 해당 기록이 급상승한 데는 네이마르가 팀 공격에 방점을 찍는 화려한 역할보다는 2선에서 공격을 지원해주는 역할을 맡은 점이 크게 작용했다. 그동안 '메시가 볼을 잡는 위치가 상대 페널티 지역과 멀어질수록 바르셀로나는 공격 작업을 마무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지적이 PSG에서는 볼을 공격 진영까지 운반해주는 능력이 빼어난 네이마르의 존재 덕분에 어느 정도는 일찌감치 해결된 셈이다.

네이마르 시즌별 파이널 서드로 진입한 볼 운반 횟수
(리그1, 90분당 평균 FBREF 기록 기준)

2017/18 - 5.1회
2018/19 - 4.3회
2019/20 - 4.7회
2020/21 - 4.5회
2021/22 - 5.8회*

*10라운드 종료 후

이렇듯 네이마르는 올 시즌 들어 무조건 볼을 몰고 다니는 빈도는 줄었지만, 볼을 몰고 전진하는 횟수는 오히려 늘어났다. 네이마르가 올 시즌 미드필드 깊숙한 진영에서 잡은 볼을 몰고 직접 파이널 서드(공격 진영)로 진입한 횟수는 그가 PSG로 이적한 후 올 시즌이 가장 높다.

이뿐만 아니라 네이마르가 볼을 몰고 상대 페널티 지역으로 들어간 횟수도 올 시즌이 그가 PSG로 이적한 후 가장 많다. 현재 PSG에는 앙헬 디 마리아 정도를 제외하면 90분 내내 꾸준하게 상대 문전을 향해 볼을 공급해줄 전형적인 플레이메이커형 미드필더가 없다. 마르코 베라티가 여전히 건재하지만, 그는 3선에서 팀 공격의 물꼬를 터주는 후방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맡을 때 자신의 능력을 가장 잘 발휘하는 자원이다. 올 시즌 초반 포체티노 감독이 주로 중원에 배치한 다닐루 페레이라, 이드리사 게예, 안데르 에레라는 간결한 볼처리와 근면함이 더 돋보이는 중앙 미드필더에 더 가깝다. 여기서 올 시즌 PSG의 중원진과 공격진을 이어주는 역할을 맡은 2선 공격수가 바로 네이마르다.

네이마르 시즌별 페널티 지역으로 진입한 볼 운반 횟수
(리그1, 90분당 평균 FBREF 기록 기준)

2017/18 - 1.8회
2018/19 - 1.3회
2019/20 - 1.2회
2020/21 - 1.4회
2021/22 - 2.1회*

*10라운드 종료 후

# 공수가 '분리된 팀' PSG, 네이마르의 경기력이 공격 퀄리티를 좌우한다

축구 전술의 메카나 다름없는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는 지난 90년대 공격과 수비를 하는 선수들이 따로 정해진 '분리된 팀(broken team)'이 유행처럼 번졌다. 네덜란드에서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한 '토털 축구'가 수비의 시작은 공격, 공격의 시작은 수비라는 개념으로 성립된 전술 컨셉이라면 '분리된 팀'의 축구는 쉽게 말해 정반대의 시스템으로 이뤄진다. '분리된 팀'은 보통 특출난 기량을 자랑하는 공격 자원 세 명의 뒤에서 나머지 필드 플레이어 일곱 명이 안정적으로 공격진을 받쳐주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아울러 '분리된 팀'은 공격진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맡은 선수가 펼치는 활약에 따라 공격 작업의 퀄리티가 달라진다.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이탈리아 축구의 '분리된 팀'은 아마 90년대 후반 알레산드로 델 피에로, 필리포 인자기가 최전방에 배치된 유벤투스의 공격진을 지네딘 지단이 2선에서 지원한 유벤투스일 것이다. 당시 마르첼로 리피 유벤투스 감독은 델 피에로와 인자기를 앞세운 공격진과 전술적 영리함을 바탕으로 근면하게 움직이며 팀의 중심을 잡아준 디디에 데샹, 에드가 다비즈, 안토니오 콘테의 중원진 사이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할 주인공으로 지단을 낙점했다.

이와 같은 '분리된 팀'은 시간이 흐르며 현대 축구에서는 다양한 공격 패턴을 장착하는 데 필요한 충분한 훈련 시간이 주어지는 클럽과는 달리, 조직력을 다질 기회가 적은 국가대표팀이 짧은 시간 안에 전술의 완성도를 극대화하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선택지가 됐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결승에 오른 네덜란드, 2014 브라질 월드컵 준우승팀 아르헨티나를 들 수 있겠다. 당시 네덜란드는 베슬레이 스네이더, 아르헨티나는 메시가 각자 '분리된 팀'이 수비 후 공격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훌륭히 해내며 월드컵 결승 무대까지 오를 수 있었다. 단, 공교롭게도 이와 같은 실리적 전술을 택한 두 팀은 각각 월드컵 결승전에서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 선수를 중심으로 한 스페인, 바이에른 뮌헨 선수 위주로 팀 전력을 구성한 독일의 유기적인 축구를 넘지 못하고 우승에는 실패했다.

PSG는 현존하는 유럽 빅클럽 중 '분리된 팀'에 가장 가까운 면모를 갖춘 팀이다. 현재 PSG의 분리된 팀에서 연결고리 역할은 앞서 설명한대로 네이마르가 맡고 있다. 과거 아르헨티나에서 분리된 팀의 연결고리로 활약한 메시는 이제는 예전과 비교해 기동력이 현저히 떨어진 데다 평균 이하 수준인 그의 활동량을 고려하면 그는 더는 이와 같은 역할에 어울리지 않는 선수다. 음바페는 공간을 향해 달려들어가는 폭발력이 주무기인 직선적인 움직임을 골자로 하는 공격수다. 즉, PSG의 '분리된 팀' 전술이 매끄럽게 가동될 수 있도록 윤활유 역할을 해줄 적임자는 강도가 높으면서도 유동적인 움직임을 자랑하는 네이마르다.

# 올 시즌 네이마르의 수비 가담은 리그1 정상급 반열까지 올랐다

네이마르는 PSG의 공격수 중 수비 가담도 가장 적극적이다. PSG가 자랑하는 공격 삼각편대를 구성하는 세 명 중 수비 진영까지 내려와 상대 공격을 제어하는 빈도가 가장 높은 선수도 다름 아닌 네이마르다. 그가 수비 진영에서 상대를 압박하는 횟수(pressures)는 PSG 이적 후 올 시즌이 가장 높다. PSG에서 네이마르의 반대편인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활약하는 음바페는 올 시즌 현재 리그1에서 90분당 평균 수비 진영 내 압박 횟수가 1회가 채 되지 않는 0.9회에 그치고 있다. 이는 네이마르의 2.8회와 비교하면 3분의 1도 안 되는 수치다.

네이마르 시즌별 수비 진영 내 압박 횟수
(리그1, 90분당 평균 FBREF 기록 기준)

2017/18 - 0.6회
2018/19 - 0.8회
2019/20 - 1.1회
2020/21 - 1.5회
2021/22 - 2.8회*

*10라운드 종료 후

네이마르는 올 시즌 PSG가 최우선으로 우승을 노리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메시, 음바페와 비교하면 훨씬 더 왕성한 활동량을 자랑하고 있다. 네이마르는 올 시즌 챔피언스 리그에서 90분당 평균 활동량이 10.5km로 메시(8.2km), 음바페(8.9km)보다 약 2km를 더 뛰고 있다. PSG의 중앙 미드필더 이드리사 게예가 90분당 평균 10.2km를 뛰고 있는데, 측면 공격수 네이마르는 그보다도 더 많이 뛰는 왕성한 활동량을 선보이고 있다.

실제로 네이마르의 수비 가담은 올 시즌 리그1에서 활약 중인 모든 측면 공격수를 통틀어 비교를 해봐도 정상급이다. 각 팀당 올 시즌 10경기씩 치른 현재 리그1에서 300분 이상을 출전한 측면 공격수 중 90분당 평균 네이마르보다 많은 태클을 시도한 선수는 승격팀 클레르몽에서 활약하며 대다수 경기에서 필연적으로 수비 가담이 잦을 수밖에 없는 엘바산 라샤니가 유일하다.

올 시즌 리그1 측면 공격수 태클 시도 TOP 5
(리그1, 90분당 평균 OPTA 기록 기준)

4.4회 - 엘바산 라샤니(클레르몽)
3.5회 - 네이마르(PSG)
3.1회 - 조델 도수(클레르몽)
2.8회 - 플로랑 몰레(몽펠리에)
2.5회 - 카말딘 술레마나(스타드 렌)

단, 네이마르는 과거에도 수비 가담이 형편없는 선수는 아니었다. 그는 바르셀로나 시절부터 90분당 평균 태클 시도 횟수가 매 시즌 1~2회를 오갔으며 PSG 이적 후에는 수비 가담 빈도가 한층 더 상승했다. 그러나 올 시즌 들어 네이마르는 과거와 비교하면 훨씬 더 눈에 띄게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며 팀이 볼을 소유하고 있지 않을 때도 최대한 많은 플레이에 관여하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네이마르 시즌별 태클 성공 / 시도 횟수
(리그1, 90분당 평균 OPTA 기록 기준)

2017/18 - 1.0회 / 2.7회
2018/19 - 0.9회 / 1.9회
2019/20 - 0.8회 / 2.0회
2020/21 - 0.9회 / 2.7회
2021/22 - 1.7회 / 3.5회*

*10라운드 종료 후

무엇보다 네이마르는 올 시즌 수비 시 상대 측면 공격수, 혹은 풀백이 전진하지 못하도록 그를 막아서며 경합 상황을 유도하는 성향이 강해졌다. 그가 상대의 전진하는 길목을 틀어막아주면, PSG 중원진과 수비진을 구성하는 선수들은 그가 볼을 압박해주는 동안 시간적 여유를 두고 자기 자리를 지키며 수비 대형을 유지할 수 있다.

올 시즌 네이마르가 상대 선수와 1대1로 맞서며 유도한 경합 상황에서 기록 중인 드리블 돌파 저지율은 23.1%다. 그의 상대 드리블 돌파 저지율은 지난 시즌 15%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올 시즌에는 20%를 훌쩍 넘긴 상태다.

네이마르 시즌별 1대1 수비 경합 시도 횟수
(리그1, 90분당 평균 FBREF 기록 기준)

2017/18 - 1.3회
2018/19 - 1.6회
2019/20 - 1.8회
2020/21 - 2.1회
2021/22 - 2.8회*

네이마르 시즌별 1대1 수비 시 돌파 저지 성공률
(리그1, 90분당 평균 FBREF 기록 기준)

2017/18 - 25.9%
2018/19 - 15.4%
2019/20 - 18.5%
2020/21 - 14.7%
2021/22 - 23.1%*

*10라운드 종료 후

이처럼 네이마르가 투쟁적으로 앞선에서 상대의 길목을 틀어막아주는 수비를 해준 덕분에 올 시즌 PSG가 자기 골대에서부터 18미터 지역 안으로 상대의 패스 진입을 허용한 횟수(deep connections)는 올 시즌 현재 경기당 단 3회로 리그1 모든 팀을 통틀어 가장 낮다. PSG는 올 시즌 상대에 침투 패스(progressive pass)를 허용한 횟수 역시 경기당 평균 20.5회로 해당 기록이 리그1에서 가장 적다.

네이마르는 리그1 20팀의 공격수 중 수비 시 볼을 소유한 상대 선수와 1대1 경합을 유도하는 기록에서도 라샤니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올 시즌 리그1 공격수 1대1 수비 경합 시도 TOP 5
(리그1, 90분당 평균 FBREF 기록 기준)

3.6회 - 엘바산 라샤니(클레르몽)
2.8회 - 네이마르(PSG)
2.6회 - 소피앙 디오프(모나코)
2.5회 - 젤손 마르틴스(모나코)
2.3회 - 데니스 부앙가(생테티엔)

네이마르의 헌신적인 활약이 더 인상적인 이유는 그가 체력 소모가 큰 와중에도 여전히 공격적으로도 파괴력을 잃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올 시즌 현재 단 1골 2도움에 그치며 실질적인 득점이나 어시스트 기록을 쌓는 데는 과거와 비교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네이마르는 여전히 올 시즌 90분당 평균 드리블 돌파 성공(4.6회)과 시도(9회) 횟수는 팀 내 단연 1위를 기록 중이며 키패스는 2.2회로 메시(2.4)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네이마르의 득점과 어시스트가 올 시즌 초반에는 떨어진 상태지만, 그의 공격 관여도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게다가 이제 PSG에는 네이마르 외에도 음바페, 메시처럼 그보다 더 폭발적인 득점력을 자랑하는 선수들이 즐비한 건 물론이며 2선에서 문전을 침투하는 능력이 크게 개선되며 맨시티와의 빅매치에서도 선제골을 터뜨리는 맹활약을 펼친 게예의 존재도 PSG에 큰 힘이 되고 있다.

네이마르 시즌별 슈팅 횟수
(리그1, 90분당 평균 OPTA 기록 기준)

2017/18 - 4.5회
2018/19 - 3.4회
2019/20 - 4.8회
2020/21 - 4.4회
2021/22 - 2.0회*

*10라운드 종료 후

어차피 PSG는 올 시즌 메시를 영입하며 공격 패턴의 변화가 불가피했다. 누군가는 한발 물러서서 조력자 역할을 해줘야 메시라는 큰 존재가 합류한 PSG가 균형 잡힌 공격을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네이마르는 바르셀로나 시절 라 리가에서 승승장구를 거듭하면서도 자신이 독보적인 '에이스' 역할을 맡으며 발롱도르 수상까지 노려볼 만한 기회를 잡기 위해 숱한 비난을 감수하며 2017년 여름 PSG 이적을 택했다. 그러나 이로부터 현재 그는 4년 만에 파리에서 재회한 메시에게 자신의 등번호 10번을 양보하겠다고 나서는 의외(?)의 성숙한 모습까지 보였다.

음바페는 PSG가 메시를 영입한 후 프랑스 일간지 '레퀴프'와의 인터뷰에서 "그가 온 이상 골에 대한 욕심을 조금은 양보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라도 그와 함께 뛸 수 있다면, 그렇게 하는 게 옳다. 그렇게 하는 데 절대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다. 메시가 합류한 팀에는 자연스러운 서열이 생길 수밖에 없다. 메시가 걸어다닐 때 내가 뛰어야 한다면, 나는 기꺼이 그렇게 할 것이다. 그렇게 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는 메시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단, 현재 PSG의 공격진에서 묵묵히 궂은일까지 도맡는 조연 역할을 기꺼이 책임진 선수는 음바페가 아닌 네이마르다. PSG는 오는 25일 새벽 3시 45분 라이벌 올림피크 마르세유를 상대로 프랑스 리그1 전통의 더비 '르 클라시크(Le Classique)’에 나선다. 프랑스 라디오 'RMC'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부상에서 회복한 네이마르는 마르세유 원정에서 복귀전을 치를 가능성이 크다.

글=한만성
이미지/사진=최태일, Getty
자료=OPTA, FBREF, Underst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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