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쏴서 궤도 안착한 위성 '광명성 3·4호' 지금 어디 있나

장용석 기자 입력 2021. 10. 23. 06:00 수정 2022. 2. 7.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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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2월 및 2016년 9월 발사..정상 작동은 안 해
북한이 지난 2016년 2월2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소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광명성 4호' 위성을 실은 ICBM급 '광명성' 로켓을 발사했다. (조선의소리 캡처) © 뉴스1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우리나라(북한)는 1998년에 첫 인공지구위성을 쏴 올렸습니다. 그 후 20년도 못 되는 기간에 또 한 차례의 시험위성발사를 거쳐 실용위성, 지구관측위성 발사에로 도약했습니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 1차 발사 시도를 10여일 앞둔 지난 10일 북한 조선중앙방송이 전한 '우주 정복의 길에서'란 제목의 보도 가운데 일부다.

북한은 1998년 1월 '광명성 1호'를 시작으로 모두 5차례 인공위성 발사를 시도해 2012년 12월 '광명성 3호' 2호기, 그리고 2016년 2월 '광명성 4호' 등 모두 2기의 위성을 궤도에 진입시키는 데 성공했다.

당시 우리나라를 포함한 미국·일본 등 국제사회는 북한의 연이은 위성 발사 시도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과정의 일환으로 보고 강한 우려를 표시했지만, 북한이 위성 발사에 성공한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우주발사체와 ICBM은 로켓 추진체의 힘으로 대기권 밖까지 탑재물(우주발사체는 인공위성, ICBM은 탄두)을 쏘아 올린다는 점에서 기술적으로 동일하다.

북한이 지난 2016년 2월2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소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광명성 4호' 위성을 실은 ICBM급 '광명성' 로켓을 발사했다. (조선의소리 캡처) © 뉴스1

'광명성 3호' 2호기에 부여된 위성식별 ID와 국제코드는 39026와 2012-072A, '광명성 4호'는 각각 41332와 2016-009A다. 다만 이들 위성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북한 측 주장과 달리, 대다수 국내외 전문가들은 "궤도에 떠 있기만 할 뿐 지상과의 송수신 활동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북한은 2012년 4월 '광명성-3호' 1호기 발사 실패를 자인하기에 앞서 '광명성 1호'와 2009년 4월 발사한 '광명성 2호'도 목표 궤도에 진입하는 데 성공해 지상에서 그 신호를 포착했다고 주장했지만 이 또한 "사실이 아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광명성 3호' 2호기는 2012년 12월12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소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ICBM급 '은하 3호' 로켓에 실려 발사된 지구관측위성으로서 고도 498㎞(근지점)~581㎞(고지점)의 타원 궤도를 따라 약 95분26초마다 지구를 1바퀴씩 돌고 있다.

'광명성 3호' 2호기의 무게는 100㎏ 정도로 추정되며, 한반도 상공은 2~3일에 1회꼴로 지나간다.

북한 인공위성 '광명성 3호' 2호기(KMS3-2)가 22일 오후 6시 호주 상공을 지나가고 있다. (OrbTrack 캡처) © 뉴스1

북한 관영매체들에 따르면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는 '광명성 3호' 2호기 발사 당시 위성관제종합지휘소를 직접 찾아 발사 전 과정을 지켜봤다.

'은하 3호'는 액체연료를 사용하는 길이 약 28~30m, 지름 약 2.4m 크기의 3단 추진 로켓이며 무게는 86~91톤가량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은하 3호' 로켓의 추진제로는 비대칭 디메틸히드라진(UDMH)이, 그리고 산화제로 사산화이질소(N2O4)가 사용된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 김 총비서는 '광명성 3호' 2호기 발사 성공 뒤 2013년 3월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통신위성을 비롯한 여러 실용위성을 더 많이 개발·발사해야 한다"고 지시했고, 이후 위성관제종합지휘소도 평양 보통강변에 새로 지었다.

그리고 북한은 2016년 2월7일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지구관측위성 '광명성 4호'를 '광명성'(은하 3호 개량형) 로켓에 실어 발사했다. '광명성 4호'의 무게는 200㎏ 정도로 추정되며, 고도 465㎞~502㎞의 지구 주위 타원궤도를 94분24초마다 1바퀴씩 돌고 있다.

북한 인공위성 '광명성 4호'(KMS4)가 22일 오후 6시 남태평양 상공을 지나가고 있다. (OrbTrack 캡처) © 뉴스1

그러나 북한은 '광명성 4호'를 끝으로 위성 발사를 중단하고 ICBM 개발에 매진했다.

특히 북한은 2016년 9월엔 김 총비서 참관 아래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실시한 신형 '정지위성 운반 로켓용 대출력 발동기(엔진) 지상분출시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당시 북한이 ICBM용 로켓 엔진을 시험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2017년 4~9월 중거리탄도미사일 '화성-12형'(KN-17)을 시험발사했고, 같은 해 7월엔 ICBM '화성-14형'(KN-20)을 2차례 쐈으며, 그해 11월엔 ICBM '화성-15형'(KN-22)을 시험발사했다.

'화성-15형' 시험발사 성공 뒤 "국가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북한은 핵실험(2016년 제6차 핵실험이 마지막)과 ICBM 시험발사를 중단한 채 '비핵화를 논의하겠다'며 우리나라·미국·중국·러시아 등과 잇달아 대화에 나섰던 상황이다.

북한이 지난 2016년 9월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소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ICBM용 로켓엔진으로 추정되는 '정지위성 운반 로켓용 대출력 발동기(엔진) 지상분출시험'을 실시했다. (조선의소리 캡처) © 뉴스1

북한 비핵화 협상은 2019년 10월 스웨덴에서 열린 북미 실무협상 결렬 뒤 사실상 중단됐지만, 북한은 아직 핵·ICBM 시험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미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은 최근 발표한 '북한 국방력' 보고서에서 핵·ICBM 시험 재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일각에선 북한이 우리나라의 이번 '누리호' 발사 시도에 자극을 받아 ICBM급 로켓 발사에 나설 가능성이 있단 관측도 내놓고 있다. 북한은 작년 10월 조선노동당 창건 제75주년 기념 열병식 때 신형 ICBM '화성-17형' 공개했지만 아직 그 시험발사는 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로켓 발사를 한다면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국제해사기구(IMO) 등 국제기구에 미리 알릴 것"으로 예상했다. 북한은 과거 '광명성 1호' 발사 땐 ICAO·IMO에 항공기·선박의 안전운항에 필요한 사전 통보를 하지 않아 국제적 비난을 샀다. 그러나 '광명성 2호' 발사 때부턴 이 같은 절차를 준수해왔다.

북한은 올 1월 제8차 조선노동당 대회 때 앞으로 '군사정찰위성'을 운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북한 국가우주개발국 위성관제종합지휘소 (조선의소리 캡처) © 뉴스1

ys417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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