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3→ACL 결승행' 포항 박승욱, "빨리 응원가부터 외울게요"

입력 2021. 10. 23.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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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현호 기자] 1년 동안 이처럼 초고속 승진(?)하는 케이스가 또 있을까. 시즌 시작은 K3리그에서, 시즌 마무리는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결승전에서 할 선수가 있다. 1997년생 포항 수비수 박승욱이 그 주인공이다.

K리그를 자주 보는 팬들에게도 박승욱이라는 이름은 생소할 것이다. 박승욱은 2019년 K3리그 부산교통공사에 입단해 2년 반 동안 수비수 및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했다. 그러다가 올 시즌에 경상도 이웃 1부리그 구단 포항 스틸러스와 치른 연습경기에서 김기동 감독의 눈에 들었다. 김기동 감독은 “도대체 쟤 누구야?”라며 박승욱을 눈여겨봤다.

결국 ‘기동픽’을 받아 지난 7월 초에 포항으로 이적했다. 김 감독은 박승욱에게 오른쪽 측면 수비를 제안했고, 박승욱은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7월부터 10월까지 K리그1에서 14경기에 출전하며 단숨에 주전을 꿰찼다. 박승욱이 우측 수비를 책임지자 베테랑 신광훈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올라섰다. 박승욱 덕에 ‘신광훈 시프트’가 가동된 것이다.

이젠 국제대회인 ACL까지 밟았다. 지난 17일 전주에서 열린 ACL 8강 나고야 그램퍼스전에 선발 출전해 팀의 3-0 승리에 힘을 실었다. 3일 뒤 같은 곳에서 치른 ACL 4강 울산 현대전에서도 선발로 나와 극적인 승리를 장식했다. 오는 11월 말에는 사우디아라비아로 이동해 알 힐랄(사우디)과 결승 단판전을 치른다. 여기서도 이기면 아시아 대표로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 나간다.

박승욱은 K3부터 ACL까지 이어진 올 한 해를 돌아보며 “엄청 정신없는 시즌이다. K리그 일정을 소화하기도 빠듯한데 ACL까지 뛰었다. 힘들어서 1년을 돌아볼 시간도 없었다. 주어진 역할을 하다 보니 엄청난 위치까지 왔다. ACL 4강에서 울산 이기고 수많은 축하 연락을 받았다. 초등학교 코치님부터, 친구, 형들이 다 연락을 줬다”라고 말했다.

이어 포항으로 이적한 스토리를 물었다. 그는 “부산교통공사 소속으로 포항과 2차례 연습경기를 치렀다. 한 번은 팔라시오스를 막았고, 한 번은 송민규를 막았다. 부담이 정말 컸지만 스파링 상대로 좋았다. 김기동 감독님께서 저를 좋게 봐주셔서 바로 이적할 수 있었다. 이젠 팔라시오스와 같은 팀에서 뛴다. 가까이에서 보니 더 대단한 선수”라고 설명했다.

3일 간격으로 치른 ACL 8강, 4강전도 모두 소화했다. 특히 4강전은 라이벌 울산과의 동해안더비였다. 박승욱은 “포항은 자부심이 강한 팀이다. 입단 첫날부터 단장님, 감독님 모두 ‘스틸러스 정신’을 강조했다. 울산전 끝나고 다 같이 포항 응원가를 불렀다. 저는 아직 응원가를 못 외워서 흥얼거리기만 했다. 빨리 응원가를 외우겠다. 모두 같은 응원가를 부를 때 포항 자부심을 강하게 느꼈다. 포항은 정말 특별한 무언가가 있는 팀”이라고 답했다.

이젠 ACL 결승이 남았다. 결승 상대는 사우디 명문 알 힐랄이며, 결승 개최지도 사우디다. 사실상 원정 경기인 셈이다. 박승욱은 “사우디로 험난한 원정길을 간다. 관중 열기도 뜨겁다고 들었다. 사우디 가서 제가 할 수 있는 120%, 아니 200%를 보여주겠다. 그 이상을 보여주겠다. 당당하게 ACL 우승컵도 들고 오겠다”라고 다짐했다.

끝으로 K3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에게 조언을 남겨달라고 부탁했다. 박승욱은 “자기 기준점을 K3에 두면 안 된다. K3에서 잘한다고 안주하면 정체된다. 더 멀리, 더 높이 봐야 한다. 저는 작년부터 기준점을 K리그2에 두고 준비했다. K2가 아닌 K1으로 바로 올라와서 저도 놀랐다. K3와 K2, K1은 경기 템포부터 확실히 다르다”라며 “K3에도 좋은 선수들이 많다. 저처럼 K2, K1으로 올라오는 선수들에게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라고 당부했다.

[사진 = 포항 스틸러스, 대한축구협회,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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