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보지 못할 '집' 가닿지 못할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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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숲에 구름이 엉킨 건가, 구름에 나무숲이 엉킨 건가.
구름 속 나무숲이 만든 형상에서 어슴푸레 옛집이 잡히는 거다.
나무숲이 띄운 집의 형체, 그 곁에 머문 안개가 절묘하게 균형을 잡아가는 바로 그 시점을 포착했기 때문.
고종황제의 서재와 어진을 보관하던 경복궁 내 '집옥재'를 포함해 궁이나 한옥에서 가져온 형체에 가상의 산수풍경을 얹어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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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재와 기억, 현실과 가상을 절묘히 섞어
관념도 실경도 아닌 작가만의 '깊은 산수'
시시각각 변화한 '그때' 포착한 대작으로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나무숲에 구름이 엉킨 건가, 구름에 나무숲이 엉킨 건가. 그런데 자연현상이 만든 우연적 풍경으로 단정하기에는 뭔가 석연치 않다. 구름 속 나무숲이 만든 형상에서 어슴푸레 옛집이 잡히는 거다. 작가 조종성(44)이 한지에 옮겨놓은 저 옛집의 형체는 실존하는 한옥이란다.
작가는 산수화를 그린다. 흔히 알고 있는 여느 산수화와는 다르다. 머릿속에서 먼저 그린 관념적 산수화도 아니고, 실경을 보고 옮긴 진경산수화도 아니다. 나무숲이 띄운 집의 형체, 그 곁에 머문 안개가 절묘하게 균형을 잡아가는 바로 그 시점을 포착했기 때문.
간단히 연출할 장면이 아니다. 무엇보다 실재와 기억, 현실과 가상이 어색하지 않게 뒤섞여야 할 테니. 시시각각 변화를 준 ‘그때’를 포착해야 하는 작업도 결코 단순치 않다.
연작 중 한 점인 ‘이동시점으로 본 풍경 옐로우(Yellow) 20-05’(2020)는 그 예민한 과정을 거쳐 완성했다. 고종황제의 서재와 어진을 보관하던 경복궁 내 ‘집옥재’를 포함해 궁이나 한옥에서 가져온 형체에 가상의 산수풍경을 얹어냈단다. 2m를 훌쩍 넘기는 거대한 화폭에 들인 몽환적이지만 이질적이지 않은 작가만의 산수에 빠져드는 묘미가 적잖다.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해변로298번길 조현화랑서 여는 ‘조종성 개인전’에서 볼 수 있다. 7년 만에 여는 개인전이다. 전시는 31일까지.
오현주 (euano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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