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집권, 그 비결은 경청과 소통의 힘

유석재 기자 2021. 10. 23.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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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 리더십

케이티 머튼 지음 | 윤철희 옮김 | 모비딕북스 | 468쪽 | 2만6000원

2018년 6월 캐나다의 G7 정상회담 장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법칙에 기초한 국제 질서’ 코뮤니케에 서명하는 것을 막판까지도 거부했다. “서명을 하라”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권고에 뚱한 표정으로 서명한 트럼프는 주머니에서 사탕 두 개를 꺼내 메르켈 쪽으로 던졌다. “나한테 받은 게 하나도 없다는 말은 하지 말아요. 앙겔라!” 사탕이 떨어지며 소리가 났지만 메르켈은 미소를 짓지도 얼굴을 찡그리지도 않은 채 상황을 인지하지 못한 척했다. 저자는 ‘건달 입장에서는 제일 불만스러운 반응이었다’고 평가한다.

저널리스트인 작가는 지난 4년 동안 메르켈을 곁에서 밀착 취재했고 주변 인물 100여 명을 인터뷰했다. 그 결과 메르켈 집권 16년의 일들을 옆에서 지켜보듯 생생하게 재구성하며 메르켈 리더십의 핵심을 포착했다. 그것은 ‘경청과 소통을 통해 합의에 이르는 힘’이라는 것이다. 인기와 칭찬에 연연하지 않고 인내와 설득으로 성과를 내는 정치를 추구했지만, 그러면서도 트럼프나 푸틴을 대할 때는 흔들리지 않는 단호함을 보여줬다. 저자는 책 마무리에서 “선동 정치가 판치는 시대에 메르켈은 자신의 묘비명으로 ‘겸손과 품위’를 선택했다”고 짚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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