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자신을 ‘삼류선수였다’고 말한다. 넉넉지 않은 형편에 그는 새벽·야간 운동을 혼자하며 땀에 절은 옷을 소금기만 털어 다시 입곤 했다. 춘천고 재학 시절 청룡기 축구대회 해트트릭으로 신문 한편을 장식했던 그다. 스물넷인 1986년 국가대표가 됐고, K리그 프로축구 선수로도 뛰었다. 그런 그가 ‘삼류’라니….
손웅정씨 에세이에 등장하는 제 38회 청룡기 전국 중고축구선수권 대회 첫 해트트릭 기사 /조선일보 1983년 10월 18일자
세계적인 축구 스타 손흥민을 길러낸 지도자이자 아버지 손웅정의 에세이다. ‘인간 손웅정’에 대한 기록이자 아들을 향한 따뜻한 고백이며, 때때로 읽는 이에게 따끔한 회초리가 된다. 부상으로 스물여덟에 은퇴한 그는 청소부터 막노동까지 뭐든 했다. “공사판 비계를 오르며 누가 알아볼까 내심 위축됐던 내가 부끄러웠다. 일이 창피한 게 아니라 그걸 창피해했다는 것이 창피한 거였다.”
문장 시작과 끝에 ‘겸손’과 ‘감사’가 빠지지 않는 책. 그는 중국 속담을 인용해 “사람은 이름나는 것을 두려워하고, 돼지는 살찌는 것을 두려워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팬들과 부모뿐 아니라, 요즘 뉴스를 장식하는 정치인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