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희의 영화 같은 하루] [41] 난 가짜는 싫어

윌 포스터(키아누 리브스)는 로봇에게 인간의 의식을 심는 연구를 진행하며 궁극적으로는 인간 복제를 목표로 하는 생명공학자다. 사망한 인간의 의식이 이식된 로봇이 깨어나는 순간, 로봇은 정체성의 혼란을 느끼고 폭주하며 자신의 팔다리를 모두 떼어내고 자살하고 만다. 이번에도 인간의 의식 이식 연구는 실패. 영화 ‘레플리카(Replicas∙2018)’의 한 장면이다.
윌은 인간이 생체 작용의 총합이자 신경계에서 일어나는 화학적 현상의 결과일 뿐이라고 말한다. 그에게는 사랑하는 아내도 소중한 아이들도 본질적으로는 그 이상은 아니다. 아내는 윌의 이런 말을 듣고 남편을 걱정한다. “당신 옳고 그름의 기준을 잃고 있는 것 같아.(I’m just worried you’re losing sight of what’s right and wrong.)
소원해진 부부 사이를 회복하러 여행을 떠난 윌 가족은 운전 중 악천후를 만나 윌을 빼고 모두 사망한다. 윌은 아내와 두 아이를 복제해 살려낼 결심을 하고 아직 연구 단계인 위험한 실험을 통해 아내와 아들을 사망 직전 상태로 복원하고 의식 이식에도 성공한다. 자신들이 사망한 것을 모르고 있는 가족들은 태연하게 크리스마스를 맞아 크리스마스 트리를 사러 나간다. 트리를 고르던 도중 플라스틱으로 된 가짜 나무를 보고 본능적으로 혐오를 느끼는 아내는 이렇게 말한다. “난 가짜는 싫어.(I hate those were fake)”
윌은 자신과 가족들을 죽여서라도 인간 복제 기술을 훔치려는 회사에 맞서다가 목숨을 잃고 자신마저 로봇의 몸으로 들어가고 만다. 되살려낸 가족들을 살리기 위해 회사와 흥정하는 윌. 겉보기엔 로봇과 다름없지만 생애 그 어느 순간보다 더욱 인간다운 윌의 모습이다.
신체는 물론이고 의식까지 사망 이전의 인물과 똑같은 이들은 과연 진짜 인간일까, 아니면 가짜 인간일까? 샤르트르의 말처럼 실존은 본질에 앞서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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