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건보도 결국 직고용..정부가 앞장서 부추긴 '불공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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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콜센터) 상담원 1600명의 정규직 전환 문제가 그제 '소속기관 신설을 통한 직고용'으로 결론났다.
공단 정규직 노조와 고객센터 노조 간 극심한 노·노 갈등이 빚어진 탓에 본사도 자회사도 아닌, '소속기관'이란 절충점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한국도로공사 요금수납원 정규직 전환 등 공공부문 갈등에 이어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도 본사 직고용을 요구하며 50여 일간 점거농성이 이어지는 등 파장은 더욱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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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콜센터) 상담원 1600명의 정규직 전환 문제가 그제 ‘소속기관 신설을 통한 직고용’으로 결론났다. 공단 정규직 노조와 고객센터 노조 간 극심한 노·노 갈등이 빚어진 탓에 본사도 자회사도 아닌, ‘소속기관’이란 절충점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소속기관도 공단과 ‘한몸’이란 점에서 본사 직고용과 다를 바 없는 꼼수로 읽힌다.
이번 결정은 문재인 정부 들어 추진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0)’ 정책이 얼마나 고용시장을 뒤죽박죽으로 만들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민간회사 정규직으로 일하는 콜센터 상담원들까지 공공부문 정규직으로 흡수하면서 국민 세금은 줄줄 샐 판이다. 하루아침에 사업이 풍비박산 나게 된 민간 콜센터 운영업자의 억울함은 하소연할 곳도 없다. ‘무조건 본사 직고용’ 요구만 높아지게 생겼다.
현재 비정규직인 이들만 정규직 전환이라는 혜택을 받고, 조직화되지 못한 청년 취업준비생은 기회마저 차단당한다. 공단 측은 부인하지만, 정규직 전환에 따라 신규 채용이 줄어 청년 취업준비생들도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경영 악화에다 코로나 사태, 정규직 전환 등으로 실제 공기업 36곳의 신규 채용은 2019년 9326명에서 작년 6833명, 올 상반기엔 1911명으로 크게 줄었다. 어떤 공기업이 선뜻 신규 채용에 나설지 의문이다.
더 큰 문제는 건보 정규직 직원들이 제기하는 공정성 시비다. “수년을 공부해 입사했다” “노력이 비웃음받는 것 같다”는 반응은 물론, “임금이 동결될 것”이란 우려도 퍼지고 있다고 한다. 중앙정부 산하 36개 공기업의 순이익 총합이 2016년 13조9400억원에서 작년 2065억원 순손실로 급전직하할 정도로 공기업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어 허튼 소리만도 아닐 것이다.
‘공정’을 국정 핵심가치로 내세운 정부가 되레 불공정을 조장하는 꼴이다. ‘제2 인국공(인천국제공항공사) 사태’라는 비유나, 건보의 젊은 직원들 위주로 만든 ‘공정가치연대’란 단체 명칭은 정부에 던지는 묵직한 돌직구다. 한국도로공사 요금수납원 정규직 전환 등 공공부문 갈등에 이어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도 본사 직고용을 요구하며 50여 일간 점거농성이 이어지는 등 파장은 더욱 커지고 있다. 비정규직 문제의 뿌리가 정규직 과보호에 따른 노동시장 이중구조에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그래야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정책이 만든 고용시장의 혼란상을 조금이라도 풀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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