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대통령의 보여주기 '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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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발사통제동에서는 한바탕 소동이 빚어졌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누리호'(KSLV-2) 발사 참관을 마치고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하면서 생긴 일이다.
설마 대통령이 누리호 발사를 마치 이벤트성 쇼로 생각했을까마는 곱지 않은 시선을 자초한 건 좀 그렇다.
누리호 발사 하루 전에 있었던 '2021 서울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에 대통령이 참석한 과정을 보면 이 정도는 애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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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발사 하루 전에 있었던 ‘2021 서울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에 대통령이 참석한 과정을 보면 이 정도는 애교 수준이다. 문 대통령은 20일 국산 전투기 FA-50을 타고 행사장인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 착륙한 뒤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조종사 복장에 선글라스까지 꼈다. 전투기에 탑승해 영공을 비행한 건 역대 대통령 중 처음이었다. 특전사 출신다웠다는 촌평도 있었지만 무성한 뒷말도 낳았다.
청와대는 당초 19일 오전 개막식에 맞췄던 대통령 참석 일정을 기상악화를 이유로 20일 오전으로 변경했다. 문제는 이날 대통령 방문을 전후로 몇 시간 동안 방산전시회 관련 일정이 올스톱됐다는 점이다. 몇 달 전부터 계획됐던 우리 기업체와 해외 바이어 간 협상은 뒷전이 됐다. 더구나 행사 참가 업체들에 대통령 참석 사실을 보안상 이유로 19일 밤까지도 알리지 않았다고 한다. 업체들 속이 부글부글 끓었음은 당연하다. 오죽했으면 오지 않는 게 도와주는 것이란 말이 돌았겠나. 대통령의 전투기 탑승 이벤트의 어두운 이면이다.
이 정부가 보여주기 ‘쇼'를 유달리 좋아하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청와대에 ‘TV 쇼’ 전담이 생긴 것은 김대중 전 대통령 때다. 세계 주요 나라 권부엔 쇼 전담 부서가 있다. 아들 부시 미국 전 대통령은 TV 연출에 탁월한 참모 덕분에 재선까지 했다는 얘기도 있다. 하지만 이런 쇼가 본질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 임기 초 신선해 보였던 문재인정부의 쇼도 구설이 잦다. 국민들은 즐겁지 않은 이런 쇼를 얼마나 더 봐야 할까.
박병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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