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영, 8언더 몰아쳤다
[경향신문]
LPGA BMW 챔피언십 2R 5위로
“오늘 나온 버디 2개만 어제로 옮기면 16라운드 연속인데요.”
15라운드 연속 60대 타수 신기록 달성에 실패한 바로 다음날, 여자골프 세계 2위 고진영이 8언더파 64타를 몰아치곤 활짝 웃으며 농담을 꺼냈다.
고진영은 22일 부산 기장군 LPGA 인터내셔널 부산(파72·6726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 2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8개를 낚는 완벽한 플레이로 합계 9언더파 135타를 기록, 공동선두 안나린과 임희정에게 2타 뒤진 5위로 올라섰다. 1언더파 71타를 친 첫날 공동 42위에서 37계단 상승했다. 고진영은 첫 홀에서 칩샷으로 버디를 잡고 기분좋게 출발했다. “10번홀에서 출발하면서 부담감이 덜했고, 스윙과 퍼트 감도 어제와 달랐다”는 고진영은 “첫 홀에서 세컨드샷을 미스했지만 칩인 버디를 하면서 감이 올라왔다. 생각보다 빨리 타수를 줄여 상위권까지 올라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13번홀(파3)에서도 그린 밖에서 퍼터로 홀을 공략해 버디를 낚은 고진영은 14번(파4), 15번(파5) 홀까지 3연속 버디를 더했다. 고진영은 후반 들어 2번(파4), 4번(파5), 6번(파3) 홀에서 징검다리 버디를 기록한 뒤 마지막 9번홀(파5)에서도 1.5m 버디 퍼트를 넣고 2019년 대니엘 강, 전날 안나린이 세운 코스 레코드와 타이를 이뤘다.
2005년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남긴 14라운드 연속 60대타 기록과 타이를 이룬 뒤 전날 1라운드에서 신기록에 도전했으나 2타 차로 물러난 고진영은 “어제 많은 분들로부터 격려를 받았다”며 “부모님까지 ‘그 기록이 뭐길래 우리 딸을 힘들게 했을까’라고 하셨는데 제가 가여워 보였나보다”며 웃었다. 이어 “어제는 비가 오고 추워 경기하기 힘들었는데, 오늘은 스윙이 지난 3개월간 60대 타를 칠 때보다 훨씬 좋았다. 거의 100점에 가까웠다”며 “3개월 만에 어제 하루 70대를 쳤는데, 이렇게 빠른 회복 탄력성이 저의 장점”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고진영이 우승하면 한국선수 200승에, 시즌 4승으로 다승 단독선두가 되고 세계랭킹 1위로 복귀한다. 최근 197~199승의 주인공 고진영은 “한국선수들이 잘 쳐서 200승 가능성이 높은 것 같다”며 “저도 5%(10승) 기여했으니, 제가 아니어도 괜찮을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첫날 선두 안나린은 버디 4개, 보기 1개로 3타를 줄이며 합계 11언더파 133타를 기록, 보기 없이 버디 6개를 몰아친 임희정과 공동선두를 이뤘다. 돌아가신 아버지 고향 부산에서 꼭 우승하겠다는 재미교포 대니엘 강이 전인지와 1타차 공동 3위(10언더파 134타)를 달렸고, 유해란과 호주교포 이민지가 공동 6위(8언더파 136타)로 추격했다.
부산 |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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