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부머들이 '망쳐놓은' 세상에서 살아가야 하는 밀레니얼들 [책과 삶]
[경향신문]
요즘 애들
앤 헬렌 피터슨 지음·박다솜 옮김
알에이치코리아 | 400쪽 | 1만8000원
‘최고 학력을 쌓고 제일 많이 일하지만 가장 적게 버는 세대’라는 책의 표어를 보자마자 뭔가가 왈칵 솟는다.
책은 밀레니얼 세대에게 전하는 위로를 담았다.
“번아웃 상태에 있는 걸 알아. 그런데 우리의 잘못이 아니야.” 가능한 한 좋은 대학을 나와야 했고, 직장은 자아를 실현할 수 있는 곳으로 들어가야 했으며, 사회인이 되고 나서도 개성과 주체성을 잃지 말아야 했다. 좋은 취향 몇 개쯤 가져야 하고, 자기 PR을 하면서 살 줄도 알아야 한다. 그러면서 신체와 정신의 건강도 잃지 않아야 함은 물론이다.
뭔가 잘못됐다고 모두가 생각하지만 삶에 치여 금세 잊고 마는 것들. 책은 이것들을 통렬하게 밝혀냈다.
저자가 가리키는 문제의 주범은 중산층 베이비붐 세대다. “3루에서 태어났으면서 자기가 3루타를 쳤다고 생각하는” 세대란 것이다. 경제 호황 시대의 혜택을 먹고 자란 이들은 자식 세대인 밀레니얼들에게 좋은 학생, 좋은 직장동료, 좋은 반려자, 좋은 친구…가 될 것을 가르쳤다.
그사이 인터넷도 밀레니얼의 삶에 침투했다. 책에 따르면 미국 밀레니얼은 휴대폰을 하루에 150번 확인한다. 저자는 인터넷이 “모든 일을 다 해내는 것이 가능하고, 그것이 의무라고 환상”을 일으켰지만 밀레니얼은 그 환상이 깨졌을 때 인터넷이 아닌 스스로를 탓한다.
이 삶을 어떻게 구원한단 말인가. 저자는 “당신을 망가뜨린 게 우리 사회일 때, 나는 당신을 고치지 못한다”며 조직적 저항을 통한 공적 영역의 변화가 있어야만 한다고 강조한다. “지치지 않고 변화를 주장할 정치인들에게 집단으로 투표하라”는 것이다. 황당한 대선 뉴스들이 쏟아지는 우리의 현실은 어쩌면 좋을까.
유경선 기자 lights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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