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단 엔진 산화제 탱크 압력감소 확인".."탱크와 밸브, 엔진 오작동 원인 많아 정밀 분석 필요"

고재원 기자 입력 2021. 10. 22. 21:30 수정 2021. 10. 22.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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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Ⅱ)’의 3단 엔진에 산화제를 공급하는 탱크의 내부압력이 감소했다는 초기 분석이 나왔다.. 고흥 나로우주센터=사진공동취재단

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Ⅱ)’의 3단 엔진에 산화제를 공급하는 탱크의 내부압력이 감소했다는 초기 분석이 나왔다. 3단 엔진 연소시간도 목표했던 521초보다 59~60초 가량 모자랐던 것으로 분석됐다. 관계자들은 3단 엔진의 초기 연소가 순조롭게 이뤄진 데이터가 나왔다는 점을 보면 산화제 탱크나 공급 밸브 등에 이상이 생긴 것으로 해석되지만 엔진을 포함한 다른 부분에서 원인이 발생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밀 분석에 들어갔다. 정확한 정밀 자료는 이달 27일쯤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누리호 발사 직후 진행한 퀵 리뷰에서 가장 확연한 이상신호로 산화제 탱크 내부압력 의 이상 감소 현상을 포착했다. 하지만 탱크압 이상 현상의 직접 원인은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 이번 분석은 초기 퀵 리뷰를 위해 확보한 최소한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것으로 3단 엔진 조기연소 종료의 원인을 속단할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27일까지 1000종에  이르는 상세 계측데이터의 확인이 필요하며 이에 따라 연소 시간을 비롯한 수치 또한 변동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오전 진행된 '누리호 1차 발사 퀵리뷰'에서 계측된 일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3단 엔진 연소 당시 산화제 탱크의 압력이 비정상적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산화제를 엔진으로 보내기 위해 3~4기압 압력이 가해져야 하는데 이보다 압력이 떨어지며 공급이 원활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누리호는 총 길이 47.2m, 무게는 약 200t으로, 3단으로 구성된 우주발사체다. 1단은 75t급 액체엔진 4기, 2단은 75t급 액체엔진 1기, 3단은 7t급 액체엔진 1기로 이뤄져 차례로 단 분리하며 점화된다. 각 단의 엔진에 연료와 산화제가 공급되면 연소가 일어난다. 여기서 나온 고온·고압의 가스가 분출할 때 힘으로 지구를 벗어나 우주로 나아간다.

누리호에는 산화제 탱크의 압력이 떨어질 때 이를 보충하는 가압시스템이 존재한다. 산화제 탱크 안의 헬륨탱크 속 헬륨가스가 압력을 높여준다. 항우연 관계자는 "산화제 탱크의 압력이 떨어진 게 엔진의 문제는 아니다"며 "가압 시스템일수도 산화제 탱크 자체일수도 가압밸브의 문제일수도 있다"고 말했다. 산화제 탱크 압력 하락의 원인을 아직 특정하기엔 이르다는 설명이다. 3단에 들어가는 7t엔진은 연소 시험 과정에서 이번 상황과 같은 문제를 한 번도 일으키지 않았던 것으로 항우연은 전했다.

산화제 탱크 압력 하락은 3단 엔진 연소 조기종료 원인 중 하나로 제시된다. 항우연이 전날 누리호 발사 후 공식브리핑에서 3단 엔진에 연료를 주입하는 가압시스템과 터보펌프 밸브 등 일부 부품 오작동을 지목했다. 항우연 관계자는 "밸브 같은 부품은 로켓 연소과정에서 능동적으로 작동하는 액티브 부품에 해당해 해외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하면 일차적으로 살펴보는 부분이다"고 말했다. 산화제 탱크의 누설 가능성도 탱크압의 이상 저하 현상과 관련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명령 오류 가능성도 함께 제시됐지만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다만 엔진의 이상작동으로 산화제가 과도하게 유입되는 등 엔진 오작동 가능성은 추후 정밀 분석으로 가려야할 부분이다. 

항우연 관계자는 이날 퀵리뷰 후에도 산화제 탱크 압력의 하락을 원인으로 단정지을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내주 중 계측데이터를 수집해 분석을 해야 정확한 판단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계측 데이터 수집 후에는 분석을 위한 데이터 처리도 필요해 원인을 밝히기 위해서는 상당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의섭 전북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가입 시스템에 존재하는 부품이 한 두개가 아니다"며 "원인을 밝혀내는 것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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