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에 암 전이된 말기 환자들도 끝까지 포기하지 마세요"

박효순 기자 2021. 10. 22.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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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골전이암에 대한 골시멘트 주입법의 권위자인 강현귀 센터장이 자신의 영문 저서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국립암센터 제공
국립암센터 강현귀 희귀암센터장
골시멘트 주입 수술법 2008년 개발
다년간 치료 경험 정리한 논문 발표

“골전이암이 발생하면 극심한 통증과 병적 골절 등으로 삶의 질이 떨어지고, 특히 체력 저하로 예정된 암치료를 제대로 받기 힘들어집니다. 일상생활에 간호·간병이 필요하게 되어 환자 개인과 가족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강현귀 국립암센터 희귀암센터장(공공보건의료사업단장)이 최근 골전이암 환자의 치료법에 대한 장기간의 경험을 논문(박종웅·김준혁·강현귀 교수)으로 보고했다.

강 센터장에 따르면, 암환자들의 생존율이 늘어나는 만큼 골전이암 발생률 또한 높아지는 추세다. 희귀암센터의 근골격종양 클리닉(정형외과 소속)에서는 골전이암 부위에 경피적 시멘트 보강수술법을 시행해 좋은 효과를 거두고 있다.

강 센터장은 특히 수술이 어려운 골반골전이암 부위에 칼을 대지 않고 단지 피부에 골시멘트 주입을 위한 작은 관 몇 개만을 삽입해 수술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이 방법으로 환자에게 큰 무리를 주지 않고 항암 약물치료를 중단없이 시행할 수 있다. 노인성 척추압박골절 때 적용하는 소량의 골시멘트 주입술을 응용해 다량의 골시멘트를 골전이암 부위에 주입하는 것이다.

“골시멘트 가루를 혼합액과 섞어 묽은 반죽을 만들고 바늘을 통해 골전이암 부위에 주입합니다. 그러면 15분 정도 이내에 80~90도의 순간적인 열을 내면서 완전히 굳게 됩니다. 이로써 비록 골전이암을 제거하지 않아도 해당 부위에 병의 진행을 막고 강도를 보강할 수 있습니다.”

강 센터장은 2008년 이 수술법을 개발했다. 이후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아 건강보험 적용을 받는다. 뿐만 아니라 대퇴골 경부와 같이 체중부하가 커 골시멘트만으로는 부족한 부위들을 위해 ‘다공나사못 금속정’을 개발하여 피부를 통해 금속을 먼저 고정시키고, 그 고정물을 통해 동시에 골시멘트를 주입하는, 마치 건물의 철근콘크리트 개념의 수술법도 개발했다. 이들 골전이암 최소 침습적 방법은 대한정형외과 교과서뿐만 아니라 10편 이상의 국제논문에도 수록되는 등 진가를 인정받았다.

“다양한 공공재를 활용한 전인적인 환자 치유를 실천하고 있는 시대입니다. 암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많은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말기에 골전이암으로 다들 포기할 때, 포기하지 않고 최소한의 작은 수술로 견딜 힘겨운 환자들에게 희망을 전합니다.”

강 센터장은 최근 영문 저서(3D 프린팅 골 재건 임상 도해서)를 스프링거출판사를 통해 발간했다. 3D 프린팅 골 재건은 질병이나 사고 등으로 뼈가 결손된 환자에게 필요한 뼈의 모양을 3D로 디자인하고 제작해 이식하는 수술법이다. 이 수술법은 자가골(자기 뼈)이나 동종골(타인의 뼈)을 이식했을 때 발생하는 합병증을 방지하고, 맞춤형으로 제작 가능하다. 강 센터장은 “3D 프린팅 골 재건을 처음 시도하는 연구자와 의사들의 두려움을 없애고 용기와 영감을 주기 위해 책을 집필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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