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반려견 사과, 기획자는 나인 셈..승인한 제 불찰"

"실무자 SNS에 올리겠다고 해 승인"
"'국민 개 취급'으로 받아들일지 정말 몰랐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전두환 옹호’ 발언에 대해 사과한 후 SNS에 게시한 ‘반려견 사과’ 사진에 대해 “제 불찰이다. 국민께 사과드린다”며 거듭 고개를 숙였습니다.

윤 전 총장은 오늘(22일) 국민의힘 대선경선 두 번째 일대일 맞수토론에서 “국민께서 이렇게 생각하실 수 있는 타이밍에 (게시물이) 올라간 것은 제가 챙기지 못한 제 탓”이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그는 “사과와 관련된 스토리를 인스타에 올리도록 한 것도 일단 저 아니겠나”라며 “(캠프 직원이) 사과 스토리를 올리겠다는 걸 얘기해주고 (내가) 승인했으니 여기와 관련된 모든 불찰과 책임은 제가 지는 게 맞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기획이라고 하면 기획을 제가 한 거라 볼 수 있다”며 “앨범을 정치 시작할 때 캠프에서 가져갔고, 어릴 때 돌사진을 보고 설명해달라고 해서 설명해줬다. 그랬더니 인스타에 스토리로 올리겠다고 해서 하라고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저는 정말 먹는 사과와 가족 같은 강아지의 사진을 ‘사과는 개나 줘라’라고 국민들이 생각할 줄은 정말 몰랐다”며 “일부러 한 것은 절대 아니다. 어릴 때도 사과 좋아했고, 아버지가 밤늦게 귀가하면 사과를 화분에 올려놓으면 ‘아침에 매일 사과가 열리는구나’라는 얘기를 해주셨다”고 해명했습니다.

이어 맞수토론 상대로 나온 유 전 의원이 ‘SNS 관리를 윤 후보의 아내 김건희 씨가 하는 것이냐’라고 묻자 윤 전 총장은 “저희 집에서 휴대폰에 있는 사진을 보내면 그걸 가지고 만드는 것은 캠프에서 한다”고 했습니다.

또 ‘사진은 누가 찍은 것이냐’는 질문에는 “캠프 SNS 담당하는 직원이 찍었다고 들었다”며 “캠프는 아니고 집 근처 사무실에서 찍은 것 같다. 사과를 준 사람도 캠프 직원으로 알고 있다”고 했습니다.

한편, 전날(21일) 윤 전 총장의 반려견 인스타그램 ‘토리스타그램’에는 “오늘 또 아빠가 나무에서 인도사과 따왔나 봐요. 토리는 아빠 닮아서 인도사과 좋아해요”라는 글과 반려견에게 사과를 주는 사진이 함께 올라왔습니다.

이에 여당은 물론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후보 자질을 둘러싼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뭐 이런 상식을 초월하는...착잡하다”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같은 당 홍준표 대선후보는 “국민과 당원을 개 취급하는 이런 후보는 사퇴를 하는 게 맞지 않나”라며 쏘아붙였습니다.

윤 캠프 측은 이날 오전 입장문을 통해 “실무자가 가볍게 생각해 사진을 게재했다가 실수를 인정하고 바로 내렸다”며 해명에 나섰지만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현재는 SNS 계정을 삭제한 상태입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