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있저] 2년 전 기사 재탕 삼탕에 '복붙'..저널리즘 없는 저널

변상욱 입력 2021. 10. 22.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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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 청소대행업체의 사연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언론이 그걸 보도했습니다.

보십시오. 조그마한 방 하나 청소하는 데 100만 원이 들었다.

주요 언론들이 다 보도를 했습니다.

그런데 사진이 왠지 낯이 익습니다.

그래서 다시 찾아보니까 2019년 11월 30일, 2년 전에 나왔던 사진이고 그 얘기입니다.

그러니까 온라인 커뮤니티에 떠도는 재미있는 얘기들을 그때그때 막 정신없이 베껴서 기사를 만들어 내보내다 보니까 2년 전에 나왔던 얘기를 또 기사로 다시 쓰는 일도 벌어지는 겁니다.

얼마나 온라인 커뮤니티의 얘기들을 급히 갖다 기사로 베껴쓰는지 조사해 본 기록이 있는데 한번 보시죠.

6월 한 달 동안 18개 언론사를 조사해 봤더니 전부 다 1150건이 나왔습니다.

하루 평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재미난 얘깃거리 베껴다 쓰는 것이 38건이 되는 겁니다.

어떻게 이런 기사가 쏟아지나.

첫째는 그런 기사를 많이 쓰라고 부서를 만들거나 아예 자회사를 하나 차려줍니다.

아까 그 기사를 쓴 기자의 이름을 검색해 봤더니 여기 나옵니다.

신문사가 자회사를 하나 차리는데 주요 매체에서 그런 거 잘 쓰는 사람들만 스카우트해서 어벤져스 팀을 하나 만들었다.

자회사를 아예 그렇게 만든 겁니다.

그다음에 마구 베껴 쓰라고 아예 과중한 업무를 강요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거 한번 보시죠. 5시 반입니다.

17일 5시 반에 정치부 기자인 줄 알았습니다.

그랬더니 1시간 뒤에 미국 영화배우 기사를 쓴 것 같습니다.

다시 1시간 뒤에 법원 기사를 썼습니다.

다시 1시간 뒤에 아까 청소업체 기사를 또 썼습니다.

그리고 계속 1시간 간격으로 기사가 나옵니다.

이렇게 과중한 업무를 막 강요하는 겁니다. 정리해 보면 이렇습니다.

요즘 언론사들은 정품 기사 쓰는 게 따로 있고 버리는 용 기사를 또 따로씁니다.

버리는 용 기사는 베껴라, 복사해서 갖다 붙여라 하면서 과중한 업무를 줘서 막 생산해냅니다.

어떨 때는 기자 이름만 있고 어떨 때는 기자 이름 없이 부서명만 적혀 있는 것도 있고 아예 거짓말로 없는 기자를 갖다 이름을 하나 만들어서 기사에 갖다 붙이는 경우도 발견됐습니다.

발견이 됐습니다.

그리고 좀 창피해서 그런지 몰라도 조직을 격리시킵니다.

그건 우리 자회사가 그랬어.

그거 우리는 잘 모르는 부서야 이렇게 하면서 기자들은 나름대로 자존심을 어떻게든 세워가는 모양입니다.

이렇게 가면 결국 저널리즘은 없는 저널리즘만 남게 됩니다.

변상욱의 앵커 리포트였습니다.

YTN 변상욱 (byunsw@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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