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만만해진 남욱, 기자들에 "커피 한잔 살게요"
귀국 당시 긴장하던 모습과 딴판..
법조계 "수사 별거없다 생각한 듯"
‘성남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남욱 변호사는 지난 18일 미국에서 귀국과 동시에 검찰에 체포됐다가 20일 새벽 석방되면서 요즘 매일 출퇴근 조사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남 변호사는 기자들과의 접촉을 피하지 않고 농담도 던지는 등 여유 있는 모습을 보여 법조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한 법조인은 “남 변호사에 대해 구속영장도 청구하지 않았는데 모종의 ‘딜(거래)’이 있었던 것 아니냐”고 했다.
남씨는 지난 18일 새벽 5시쯤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체포돼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송될 때만 해도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지난 21일 밤 소환 조사를 마치고 귀가할 때는 달랐다. 남 변호사는 “어제 한마디 했다가 검찰에서 혼났다. 농담이다” “나중에 (기자들에게) 커피 한 잔씩 사주겠다”고 말했다. 취재진 질문이 이어지자 “집에 갈 때까지 같이 가시죠. 강남역으로 가니까”라며 웃기도 했다. 이날 오전 조사를 마친 뒤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 중앙지검 청사 밖으로 나설 때는 “아무 말씀 못 드리는 것 아시지 않나”라고 했다.
천화동인 4호 소유주인 남욱 변호사는 대장동 의혹이 불거지기 전에 이미 미국으로 출국했다. 지난 12일 미국 현지에서 국내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김만배(화천대유 대주주) 회장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평소 호칭은 형, 동생이다”라고 했다. ‘대장동 녹취록’에 등장하는 ‘천화동인 1호 배당금 절반은 그분 것’이란 김만배씨 발언과 관련해 ‘그분’이 유동규씨가 아닌 딴 사람일 수 있다는 취지였다. 그런데 지난 20일 검찰에 출두하면서는 기자들에게 “’그분’은 이재명 지사가 아니다”라고 했고 21일 조사에서는 “‘그분’은 유동규씨”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한 법조인은 “유동규씨를 ‘뇌물 700억원 약정 혐의’로 기소하려는 수사팀이 가장 원하는 진술을 해 준 셈”이라고 했다. 검찰은 전날 유동규씨를 기소하면서 유씨가 2013년 성남시설관리공단 기획본부장으로 근무하면서 대장동 사업을 추진하던 남 변호사 등으로부터 3억5200만원을 받았다는 혐의(특가법상 뇌물수수)도 적용했다. 이에 대해서도 남 변호사는 뇌물 공여 공소시효(7년)가 지나 처벌을 받지 않는다. 법조인들은 “변호사 출신으로 한번 구속도 됐던 남 변호사가 수사팀 요구와도 부합하는 대응 전략을 나름대로 세우고 귀국한 것 같다”고 했다.
한편, ‘700억원 약정 의혹’ 자체를 부인하던 유동규씨의 대응도 달라졌다. 유씨 변호인은 이날 “유씨가 심약한 성격이라 공직자로 채용된 이후 뇌물에 대한 경계심과 두려움이 남달랐다”면서도 “김만배씨가 수백억을 줄 것처럼 얘기하자 (유씨가) 맞장구치며 따라다니면 얼마라도 챙길 수 있다는 생각에 녹음 당하는 줄도 모르고 얘기하다가 이번 사건의 주범으로 잘못 몰렸다”고 밝혔다. 김만배씨와 자신에게 불리한 녹취록 내용을 인정하면서 본인은 ‘주범’이 아니라고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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