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 이익단체(IATA) 깡패질, 한국 공정위가 손봤다

입력 2021. 10. 22.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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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항공사 이익집단인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지구촌 개별여행사들을 상대로 항공권 대리점 계약을 하면서, 판매수수료를 임의로 줄 수도, 안줄 수도 있는 구조를 만든 것에 대해, 한국 공정거래위원회가 철퇴를 내리면서, 국제 항공업계가 발칵 뒤집혔고, 전세계 여행사들은 크게 반기고 있다.

이는 특정 항공사와 특정 여행사 간 개별계약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고, 국제항공운송협회(IATA:120개국 290개 항공사 가입) 차원의 거래관행이기 때문에, 공정위가 세계 정부로는 처음으로 항공사 일방통행적인 '갑질 구조'를 지적하고 시정을 권고했다는 점에서 적잖은 후폭풍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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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을' 여행사들 한국에 감사, 갈채
비행기표 대거 팔아주는 여행사 수수료,
줬다가 안줬다가, 잘 주다가 돌연 끊기도
항공사가 계약 고치면 '자동 동의'로 간주
"삼척동자도 갱단 행동강령 같다 느낄 조항"
문제제기한 KATA 역대간부들 여행사 보복?
개별 양자계약 과정, '부익부 빈익빈' 우려도
해외여행수단의 핵심인 비행기표는 여행자-항공사-여행사 모두 긴밀히 얽히고 상호 의존하는 고리다. 그런데 수십년간 국제 항공업계가 거대 국제이익단체를 얼굴마담으로 내세워 개별 여행사와의 계약에서 심한 갑질을 한 사실이 드러나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의 철퇴를 맞았다. 전세계 정부 중 처음으로 한국공정위가 이 문제에 대해 불공정 결정과 함께 제재를 내렸다. 사진은 해외 한 공항.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세계 항공사 이익집단인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지구촌 개별여행사들을 상대로 항공권 대리점 계약을 하면서, 판매수수료를 임의로 줄 수도, 안줄 수도 있는 구조를 만든 것에 대해, 한국 공정거래위원회가 철퇴를 내리면서, 국제 항공업계가 발칵 뒤집혔고, 전세계 여행사들은 크게 반기고 있다.

이는 특정 항공사와 특정 여행사 간 개별계약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고, 국제항공운송협회(IATA:120개국 290개 항공사 가입) 차원의 거래관행이기 때문에, 공정위가 세계 정부로는 처음으로 항공사 일방통행적인 ‘갑질 구조’를 지적하고 시정을 권고했다는 점에서 적잖은 후폭풍이 예상된다. 계약 조항이 누가봐도 ‘갑질일 뿐’이기 때문에 다른 나라 정부에서도 뒤따를 가능성이 있다.

▶칼 들고 협박한 듯한 계약조항= 항공여객(항공권 블록판매) 대리점계약은 항공사들의 국제적 이익집단인 국제항공운송협회 차원에서 관리된다. 즉 이 계약은 여행사들이 전 세계 IATA회원 항공사의 국제항공여객 판매를 대리하기 위해 항공사단체인 1ATA와 체결하는 것이다.

마치 한 중소기업이 하도급 계약을 전국경제인연합회랑 맺는 셈이다. 부당한 일을 당해 이의를 제기해도 “남들은 다 수긍하는데, 왜 너만 못해”라는 분위기가 계약 서명 단계 부터 조성된다.

한국 공정거래위원장이 조치한 시정권고 대상, 문제의 계약조항은 약관 개정 및 핸드북(약관의 첨부 문서) 수령과 관련해 동의의 의사표시를 의제(기정사실화)하는 조항과 항공사가 여행사에 지급하는 수수료 등을 항공사가 일방적으로 정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들이다.

공정위는 약관법을 위반 계약내용으로 ▷계약의 개정(항공사측) 사항에 대해서도 여행사가 서명한 것과 동일한 효력을 갖는다고 규정한 조항 ▷수시로 개정(항공사측)되는 규정 등을 대리점 계약에 포함되는 것으로 간주하고 이를 준수하는 것에 동의한다고 규정한 조항 ▷여행사가 여행사 핸드북의 현재 유효한 판의 사본을 수령하고 그 내용을 숙지·이해하였다고 인정하는 조항 등을 들었다.

지나가는 초등학생에게 물어봐도 갱단에서나 있을 법한 행동강령 혹은 모종의 위협을 받은 상태에서 도장 찍은 것 같은 느낌을 가질 만 하다.

▶장사 잘 하고도 수수료 돌연 “없음” 통보에 경영난 겪기도= 멀쩡히 합리적인 거래를 유지하다가 돌연 “돈 안주겠다”고 하는 바람에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 여행사들이 장사 잘 하고도 생각지도 못한 경영난을 맞거나 걱정하기도 했다.

특히 한국의 여행사들은 약 10년전 까지는 합리적인 선(전체 판매액의 6~10%)에서 잘 받아왔고 이 거래는 매우 안정적으로 유지돼 왔지만, 최근 10년동안 먼 친척 어린아이 용돈 주듯 줄때는 적었고, 안줄 때가 훨씬 많았다고 토로했다.

이번 공정위 조치로 더 놀란 것은 외국항공사이고, 더 반긴 것은 해외 여행사들이었다. 국내외 여행사들은 “한국 정부의 용기 있고 합리적이며 새 시대에 맞는 처분”이라며 반색하고 있다.

국영 또는 공영 항공사가 적지 않은 상황에서 어느 국가든 쉽게 나서지 못했던 사안이기 때문에 오랜 갑질을 견디다 못한 ‘을’의 반란과 그 이의제기의 정당성을 인정해준 공정위가 전 세계 관광업계로 부터 찬사를 받고 있는 것이다. 국제 항공업계로서는 한국 공정위를 비난하기 어렵다. 너무도 명약관화한 갑질 조항이기 때문에 자칫 목소리를 냈다가 사태가 불거지면 여러 나라 정부에서 연쇄적 철퇴를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시정권고 후 60일 이내에 국제항공운송협회와 해당 약 관 조항들에 관한 시정 협의를 완료할 계획이다.

사업자가 공정위의 시정권고를 정당한 사유 없이 따르지 않을 경우 약관법 제17조의2 제2항 제6회에 의거, 시정명령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

▶향후 관전 포인트= 공정위는 검토 및 시정권고 배경과 관련, “국제항공운송협회가 여행사와 체결한 여객판매 대리점계약의 부당한 수수료 결정 조항을 근거로 다수 항공사들이 여행사들의 발권대행 수수료를 폐지하여 여행사 업계 전체의 위기가 초래되었다는 한국여행업협회(KATA)의 신고가 있었다”면서 “신고된 약관 조항들에 대하여 약관심사자문위원회의 자문 등을 거쳐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에 위반된다고 판단하고 국제 항공운송협회에 시정을 권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몇 개의 관전포인트가 남았다. 개별 항공사, 개별 여행사간 계약과정에서 여행사들이 스스로 권익 보호에 나서 합리적인 수준의 수수료 하한 마지노선을 정할 지, 아니면 여행업계 내부에서 부익부 빈익빈의 계약 결과로 명암이 교차할지, 또 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을 주도한 역대 한국여행업협회 지도부 여행사들에 항공사들이 보복적 조치를 취할 지 주목된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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