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 23명 무더기 퇴거 통보..'악성임대' 덫에 걸린 2030세대

양민철 2021. 10. 22.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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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 한 다세대주택에서 세입자 20여 명이 한꺼번에 집에서 쫓겨날 처지에 몰렸습니다.

집주인이 집을 담보로 빌린 돈을 갚지 못해 생긴 일인데, 세입자들은 계약할 때 이런 위험을 제대로 듣지 못했다고 합니다.

이런 전세 보증금 피해는 특히 2030세대에 집중돼 주의가 필요합니다.

양민철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대학생이나 사회 초년생들이 많이 사는 서울 신림동입니다.

이 다세대 주택에 살던 세입자 23명은 지난 8월, 신협에서 한꺼번에 '퇴거' 통보를 받았습니다.

집주인이 부동산 소유권을 담보로 신탁회사를 통해 돈을 빌렸는데, 제때 갚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일반 대출이 아니다 보니 세입자들도 부동산 신탁 내용이 뭔지 문의했지만, 집주인이나 공인중개사는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A 씨/세입자/음성변조 : "(중개사가) 신탁을 한 이유는 '집주인이 더 많은 대출금을 받기 위해서 신탁을 껴놨다,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라고만..."]

세입자들은 집주인을 사기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자신들의 처지를 알리는 유튜브 영상도 만들어 단체행동에도 나섰습니다.

하지만 집주인은 곧 건물을 팔아 보증금을 돌려주겠다는 말만 두 달째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건물 주인/음성변조 : "지금 매수 희망자가 나와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 매매를 해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합니다."]

전세 보증금 피해는 특히 2030세대에 집중돼 있습니다.

전세보증금을 3차례 이상 돌려주지 않고 연락도 두절된 악성 임대인은 지난 8월 말 기준 129명입니다.

이들이 돌려주지 않은 보증금은 4천2백억 원이 넘는데, 이중 2030세대 피해가 2/3가 넘습니다.

[심교언/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 "최근에는 직거래 앱 같은 것들이 많아졌습니다. 소유주 이름이라든가 공인 중개사가 과연 진짜 맞는가, 그리고 담보가 어떻게 설정돼 있는가, 이런 것들 챙기는 게 조금 미흡한 게 아닌가 보여집니다."]

임대 계약하기 전엔 등기부 등본에 나온 소유구조나 대출, 신탁 관계 등을 반드시 확인하고, 시세보다 싼 물건은 특히 유의해야 합니다.

KBS 뉴스 양민철입니다.

촬영기자:강승혁 김형준/영상편집:이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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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민철 기자 (manofstee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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