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든 남편 밟아 숨지게 한 70대에 집행유예..法 "10년 병수발·홀로 생계 책임 등 고려"

김현주 2021. 10. 22.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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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0대 남편을 폭행해 숨지게 한 70대 아내가 22일 국민참여재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오랫동안 홀로 생계를 책임지면서 남편 병수발을 든 점 등이 참작됐다는 게 재판부의 설명이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입은 상해가 가볍지 않고 사망이라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한 점 등을 보면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도 "오랜 기간 홀로 생계를 책임지면서 간병한 점과 다소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이유를 밝히면서 배심원 4명의 판단을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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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법, 상해치사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3년·집유 5년 선고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배심원 7명 모두 유죄 평결
 
60대 남편을 폭행해 숨지게 한 70대 아내가 22일 국민참여재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오랫동안 홀로 생계를 책임지면서 남편 병수발을 든 점 등이 참작됐다는 게 재판부의 설명이다. 

울산지법 형사 11부(재판장 박현배)는 이날 상해치사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앞서 A씨는 2019년 10월5일 울산 북구의 자택에서 말다툼 도중 남편 B씨의 뺨과 눈 부위를 손으로 때리고, 가슴과 복부를 발로 수차례 밟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는 다발골절 및 장간막 파열 등의 진단을 받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결국 유명을 달리했다.

이에 검찰은 지난 20일 결심공판에서 징역 5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었다. 부검 결과 B씨의 직접적인 사인은 장간막 파열로 인한 다발성 출혈이었고, 집에서 그에게 이를 야기할 만한 강한 충격을 줄 수 있는 이는 A씨뿐이라는 게 검찰 측 주장이다.

A씨 측은 재판 내내 B씨는 스스로 넘어져 다쳤고, A씨가 심폐 소생술을 하는 도중 갈비뼈 골절 등이 발생했을 수 있다고 항변했다. 넘어진 남편을 상대로 정신을 차리게 하기 위해 머리를 흔들거나 얼굴 부위를 쳤을 뿐 가슴과 복부를 발로 차거나 밟지 않았다고도 주장했다.

국민참여재판에 참여한 배심원 7명은 A씨 대신 검찰의 손을 들어줬다. 만장일치로 유죄 평결을 내렸는데,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의하면 A씨가 남편에게 상해를 가해 사망에 이르게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배심원 간 양형은 엇갈렸다. 4명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3명은 징역 4년의 의견을 각각 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입은 상해가 가볍지 않고 사망이라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한 점 등을 보면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도 “오랜 기간 홀로 생계를 책임지면서 간병한 점과 다소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이유를 밝히면서 배심원 4명의 판단을 따랐다.

한편 피해자 B씨는 10년 전쯤부터 간경화 등으로 몸이 불편해 정상적인 거동이 힘들어 A씨가 병수발과 더불어 생계를 책임져 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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