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째 못 만난 이재명-이낙연..'화학적 결합' 늦어지는 이유

정연주 기자 2021. 10. 22.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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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선 '무효표' 처리 앙금 속 이낙연 지지자 반발 여전..이재명측 '조급'한 기류, '원팀 압박'으로 갈등 빚기도
이재명 '더 낮은 자세' 필요하다 의견도..주말 회동 여부 주목

(서울=뉴스1) 정연주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이낙연 전 대표와의 만남을 앞당기기 위해 물밑 구애를 이어가고 있지만 회동 성사 소식이 늦어지면서 그 이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과거 문재인 후보처럼 경선에 대한 앙금이 남아 있는 상대 후보를 설득하기 위해 이 후보가 더 낮은 자세를 취해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일각에서는 이 전 대표 측 강성 인사들의 반발도 회동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양측은 협의를 계속해 나간다는 입장이라 주말 회동이 이뤄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지난 14일 경선 캠프 해단식 후 종로 자택과 근교 지역을 오가며 일주일 넘게 잠행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3일 이 전 대표가 민주당 당무위원회에서 결정된 경선 결과를 수용하며 '정권재창출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하면서 양측 캠프의 화학적 결합은 예상보다 수월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생각보다 칩거가 길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무효표 처리 반발'에 따른 경선 불복 사태까지 불렀던 양측의 경선 앙금이 해소되지 않아 화합적 결합이 쉽지 않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실제 최근에는 이 후보 측의 움직임이 이 전 대표 측에 압박으로 받아들여져 갈등이 표출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지난 20일 국감을 끝낸 직후 직접 이 전 대표에게 전화 통화로 소통에 공을 들였다. 이 과정에서 이 전 대표가 이 후보에게 "어떤 역할도 맡겠다"고 말했다는 오보가 나오면서 이 전 대표 측이 불쾌감을 나타내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 후보 측의 조급한 마음이 잘못 전달되면서 양측에 불필요한 오해와 갈등이 빚어져 양측의 결합에 걸림돌이 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또 이 전 대표와의 만남에 대한 이 후보의 바람이 지속적으로 표출되면서 이 전 대표의 확인되지 않은 동선이 추측 보도되는 상황도 이 전 대표 측에는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관측이다.

반면 정운현 전 이낙연캠프 공보단장과 이 전 대표의 복지 공약을 만든 이상이 제주대 교수 등 이 전 대표 측 일부 인사들이 경선 종료 후에도 날 선 메시지로 감정의 골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 전 공보단장은 1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재명은 합니다', 맞는 말이다. 자신의 목적 달성을 위해서라면 나라도 기꺼이 팔아먹을 사람"이라며 "그는 못하는 게 없다. 최소한 내 주변에서는 듣도 보도 못한 '형수 쌍욕'도 이재명은 하고 적어도 내 주변에는 한 사람도 없는 '전과 4범'에 '논문 표절'도 이재명은 한다"고 날을 세웠다.

이 교수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 이재명 후보가 이 전 대표에 대해 '품격과 품 넓음에 진심으로 감동했다'고 한 것을 두고 "국민을 우섭게(우습게) 보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민주당 경선의 절차적 정당성에 심각한 하자가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진정한 원팀을 이루기 위해 결선투표를 해야 한다고 호소했지만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 주류는 협소한 정략적 이기심에 매몰되어 깨어있는 시민들의 정당한 호소를 거부하고 무시했다"며 "진정한 원팀을 위한 결선투표 호소를 거부한 기본소득 포퓰리스트 세력이 이런 립 서비스로 뜻을 이룰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이 전 대표 측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 이 후보가 과거 문재인 후보의 경우를 거울 삼아 지금보다 더욱 낮은 자세로 다가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경선 이후에도 후보간 갈등이 가라앉지 않아 '원팀'이 위기에 처하자 문 후보는 전화를 피하는 손학규 후보의 저녁 식사 장소를 알아내 곧장 찾아가 "도와달라"고 부닥하기도 했다.

아울러 이 전 대표가 이 후보와 만나기 위해선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이 경선 결과에 문제가 있다면 법원에 제기한 가처분신청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개별적으로 (회동 조율을 위해 양쪽) 의원끼리 만나는 건데 (저쪽에서) 이 전 대표에게 충분히 의견을 전달하고 말씀 드렸을테니 (우리는) 기다리는 것 밖에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이 전 대표도 고민하고 결정하지 않겠냐"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전했다.

한편, 이 전 대표 측이 이 후보에 협력은 하더라도 어떤 역할로 이 후보를 도울지에 대한 막판 고심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원팀 구성이 완전히 닫힌 것은 아니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전 대표 측 핵심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이 전 대표는 이미 캠프 인사들의 선대위 참여는 열어두고 있다. 우린 당연히 역할을 해야 하지 않나"며 "다만 지지자들 마음을 달래야 하고 본인 역할에 대한 정리가 필요해 시간을 가지고 계신 것"이라고 말했다.

jy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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