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이어 '개'까지..전문가 "2030에게 치명타, '패착' 될수도"
논란이 커지자 해당 글은 삭제됐지만 이미 온라인상에 급속히 퍼졌다. 야권에서 비판이 쏟아졌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이른 아침 페이스북에 윤 전 총장을 겨냥한 듯 "아침에 일어나 보니 뭐 이런 상식을 초월하는…착잡하다"고 썼다.
"가뜩이나 엎드려 절받은 국민의 뒤통수를 쳤다"(홍준표 캠프), "누가 봐도 사진의 의미와 의도는 명확했다. '사과'는 개나 주라는 것"(유승민 캠프), "사과마저 희화화하는 윤석열 후보 캠프" 등 당내 경쟁 후보들도 공세를 펼쳤다.
윤 전 총장은 이와 관련, 이날 오후 열린 국민의힘 대선후보 맞수토론에서 유승민 전 의원이 "누가 찍어서 어디에서 올렸냐"고 추궁하자 "집이 아니고 근처 사무실에서 캠프의 SNS 담당하는 직원이 (올렸다)"며 "반려견을 데리고 간 건 처로 생각이 된다"고 답했다.
경쟁자인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급기야 후보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홍 의원은 페이스북에 두 차례 글을 올려 "국민과 당원을 개 취급하는 이런 후보는 사퇴하는 게 맞지 않나", "부적 선거에 이어 개 사과까지 갈데까지 간 야당 경선이다. 그만 두시고 매일매일 토리와 부인과 같이 인도사과 게임이나 하시라"고 했다.
전날 "부동산, 원전 정책 두 가지만은 문재인 대통령이 적어도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배웠으면 좋겠다"며 윤 전 총장을 두둔했던 김재원 최고위원도 이날 KBS라디오에 출연해 의문을 표했다. 그는 "SNS 담당자는 좀 처음부터 조금 정말 적절하지 못한 일을 벌인다고 생각했다. 의아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런 이해할 수 없는 게시물이 올라오는 것은 캠프에서 참모들의 조언이 전혀 전달되고 있지 않고 명령 하달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뜻"이라며 "직언을 하는 참모가 주변에 없다는 게 단적으로 드러났다"고 평했다.
캠프의 대응 방식이 문제란 의견도 많았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교수는 "캠프에서는 토리가 윤 전 총장을 의인화한 것이기 때문에 사과를 준 것이 그정도로 사과했으면 좋겠다는 뜻이라는데 윤 전 총장은 사과의 주체이지 사과를 받는 사람이 아니어서 말이 안 되는 해명"이라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선 애초에 윤 전 총장의 '전두환 발언'이 실언이 아니라, 당내 경선 국면에서 보수 진영 표심을 잡으려는 전략이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토론 과정에서 국정 현안을 모른단 비판이 계속되고 지지율이 하락세로 돌아서니 군인 출신 전두환을 끌어들여 보수층에 어필하려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것이 전략이었을지라도 '무리수'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차 교수는 "이번 '개 사과' 사진 파문은 만에하나 윤 전 총장이 경선에서 패한다면 가장 큰 패착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2030 세대는 5·18은 멀게 느낄지 몰라도 이번 사안은 국민을 우롱한 것으로 느낄 수밖에 없다. 큰 악재"라고 했다. 이어 "당 대선후보가 된다 해도 본선에서 중도진영 확장이 힘들어질 수 있어 독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윤 전 총장은 이날 맞수토론에서 "지난주나 그 전 주에 인스타그램에 사과 스토리를 올리겠다고 하는 걸 제가 승인했다. 이와 관련된 모든 불찰과 책임을 제가 지는 게 맞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이 "왜 하필 이런 일이 있을 때 과일인 사과하고 국민들께 사과하는 것 하고 같은 날 동시에 일어나냐"고 묻자 윤 전 총장은 "원래는 이 전에 하겠다고 해서 제가 승인했고, 그렇기 때문에 국민들께서 이렇게 생각하실 수 있는 그런 타임에 올라간 것에 대해서는 전부 챙기지 못한 저의 탓이다. 거기에 대해서는 국민들께 사과 드린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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