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이어 '개'까지..전문가 "2030에게 치명타, '패착' 될수도"

박소연 기자 입력 2021. 10. 22. 18:23 수정 2021. 10. 22.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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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우호세력마저 방어 포기.."캠프 보좌기능·전략·대응 총체적 실패"
/사진=토리스타그램 캡처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장의 '전두환 옹호' 발언 여진이 일파만파 이어지고 있다. 발언을 사과한 날 반려견 '토리'에게 사과를 주는 사진이 공개되면서다. 지난 21일 호남에서 직접 사태 수습에 나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마저 이해할 수 없단 입장을 밝히는 등 당 지도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개 사과' 사진 파문 일파만파…尹 캠프 "깊이 사과"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밤 늦게 '토리스타그램'엔 사과 열매를 '토리'에게 주는 사진이 올라왔다. 이 날은 윤 전 총장이 '전두환도 정치는 잘했다'는 발언에 대해 사과한 날이었다. 당초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가 약 3시간 만에 "전두환 정권에 고통을 당하신 분들께 송구하다"며 자세를 한껏 낮췄던 상황이다.

논란이 커지자 해당 글은 삭제됐지만 이미 온라인상에 급속히 퍼졌다. 야권에서 비판이 쏟아졌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이른 아침 페이스북에 윤 전 총장을 겨냥한 듯 "아침에 일어나 보니 뭐 이런 상식을 초월하는…착잡하다"고 썼다.

"가뜩이나 엎드려 절받은 국민의 뒤통수를 쳤다"(홍준표 캠프), "누가 봐도 사진의 의미와 의도는 명확했다. '사과'는 개나 주라는 것"(유승민 캠프), "사과마저 희화화하는 윤석열 후보 캠프" 등 당내 경쟁 후보들도 공세를 펼쳤다.

윤석열 캠프는 결국 이날 오전 10시20분쯤 입장문을 내고 "논란을 일으킨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캠프는 "토리인스타 계정은 평소 의인화해서 반어적으로 표현하는 소통수단으로 활용했다"며 "실무자가 가볍게 생각했다"고 했다.
洪 "후보 사퇴하라"…우호세력마저 방어 포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 후보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청년정책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1
그러나 이러한 입장문은 충분한 해명이 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 게시물을 통해 어떤 반어적 표현을 의도한 것인지, 실무자가 누구인지 설명되지 않아서다. 온라인 커뮤니티 상에선 해당 사진을 확대해 보면 토리의 눈동자에 다리를 벌리고 앉은 윤 전 총장과 한 여성이 비친다는 의혹마저 제기됐다.

윤 전 총장은 이와 관련, 이날 오후 열린 국민의힘 대선후보 맞수토론에서 유승민 전 의원이 "누가 찍어서 어디에서 올렸냐"고 추궁하자 "집이 아니고 근처 사무실에서 캠프의 SNS 담당하는 직원이 (올렸다)"며 "반려견을 데리고 간 건 처로 생각이 된다"고 답했다.

경쟁자인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급기야 후보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홍 의원은 페이스북에 두 차례 글을 올려 "국민과 당원을 개 취급하는 이런 후보는 사퇴하는 게 맞지 않나", "부적 선거에 이어 개 사과까지 갈데까지 간 야당 경선이다. 그만 두시고 매일매일 토리와 부인과 같이 인도사과 게임이나 하시라"고 했다.

전날 "부동산, 원전 정책 두 가지만은 문재인 대통령이 적어도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배웠으면 좋겠다"며 윤 전 총장을 두둔했던 김재원 최고위원도 이날 KBS라디오에 출연해 의문을 표했다. 그는 "SNS 담당자는 좀 처음부터 조금 정말 적절하지 못한 일을 벌인다고 생각했다. 의아하다"고 말했다.

친윤 성향으로 분류됐던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페이스북에 "자기 낙선운동하는 캠프는 처음"이라며 "차라리 아무 것도 하지 마라"고 착잡함을 드러냈다.
전문가 "캠프 기능 붕괴…전략·대응 실패, 패착 될수도"
홍준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 MBC에서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 일대일 맞수토론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정치권에선 이번 해프닝이 캠프 내 참모들의 보좌 기능의 붕괴를 단적으로 드러낸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전두환 발언에 대한 뒤늦은 사과부터 이날 사고까지 총체적 전략 실패로, 경선 국면에서 치명타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런 이해할 수 없는 게시물이 올라오는 것은 캠프에서 참모들의 조언이 전혀 전달되고 있지 않고 명령 하달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뜻"이라며 "직언을 하는 참모가 주변에 없다는 게 단적으로 드러났다"고 평했다.

캠프의 대응 방식이 문제란 의견도 많았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교수는 "캠프에서는 토리가 윤 전 총장을 의인화한 것이기 때문에 사과를 준 것이 그정도로 사과했으면 좋겠다는 뜻이라는데 윤 전 총장은 사과의 주체이지 사과를 받는 사람이 아니어서 말이 안 되는 해명"이라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선 애초에 윤 전 총장의 '전두환 발언'이 실언이 아니라, 당내 경선 국면에서 보수 진영 표심을 잡으려는 전략이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토론 과정에서 국정 현안을 모른단 비판이 계속되고 지지율이 하락세로 돌아서니 군인 출신 전두환을 끌어들여 보수층에 어필하려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것이 전략이었을지라도 '무리수'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차 교수는 "이번 '개 사과' 사진 파문은 만에하나 윤 전 총장이 경선에서 패한다면 가장 큰 패착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2030 세대는 5·18은 멀게 느낄지 몰라도 이번 사안은 국민을 우롱한 것으로 느낄 수밖에 없다. 큰 악재"라고 했다. 이어 "당 대선후보가 된다 해도 본선에서 중도진영 확장이 힘들어질 수 있어 독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윤 전 총장은 이날 맞수토론에서 "지난주나 그 전 주에 인스타그램에 사과 스토리를 올리겠다고 하는 걸 제가 승인했다. 이와 관련된 모든 불찰과 책임을 제가 지는 게 맞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이 "왜 하필 이런 일이 있을 때 과일인 사과하고 국민들께 사과하는 것 하고 같은 날 동시에 일어나냐"고 묻자 윤 전 총장은 "원래는 이 전에 하겠다고 해서 제가 승인했고, 그렇기 때문에 국민들께서 이렇게 생각하실 수 있는 그런 타임에 올라간 것에 대해서는 전부 챙기지 못한 저의 탓이다. 거기에 대해서는 국민들께 사과 드린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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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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