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판정승'·'위드 코로나' 덕에 부담감 덜어낸 이재명.."25일 경기지사 사퇴"[정치쫌!]

입력 2021. 10. 22.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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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부터 이어진 '조기 사퇴' 요구에도 강경 입장
국감 대응하며 '대장동 논란' 돌파..부담감 덜어내
코로나19 확산세 진정도 사퇴 시점 결정에 영향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22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참배 후 권양숙 여사 예방에 앞서 지지자에게 손 인사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오는 25일 지사직을 사퇴한다. 경선 과정에서부터 ‘지사 찬스’라는 공격을 받았던 이 후보는 캠프 내부와 민주당 지도부의 조기 사퇴 권고에도 지사직 유지를 강조했지만, 최근 국정감사에서 야권의 공세에 ‘판정승’을 거둔 데다가 코로나19 상황이 안정세로 접어들며 임기 도중 사퇴라는 정치적 부담감을 덜어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 측은 22일 공지를 통해 “이 후보는 오는 25일까지 경기도지사로서의 소임을 마치고 사직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사퇴하는 25일 경기도청에서 별도의 기자회견을 갖고 경기도민에게 중도 사퇴에 대한 양해를 구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는 지난 7월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직후부터 ‘경기지사 사퇴’ 요구를 받아왔다. 특히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동안에는 상대 후보들로부터 ‘경기지사 찬스’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경선 상대뿐만 아니라 당시 캠프 내부에서도 이 후보를 향해 “일찍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이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당시 상대 후보들은 ‘이 후보가 현직 경기지사 신분을 이용해 경선을 치른다’고 비판했지만, 정작 이 후보는 예비후보 등록도 못한 채 ‘반쪽 경쟁’을 해야 했었다”라며 “당장 도정 업무 탓에 평일에는 경선 준비조차 하지 못 했다. 지방 일정을 이어갔던 다른 후보들을 보며 캠프 내에서는 ‘빨리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조기 사퇴’라는 캠프 내부 의견에도 이 후보는 임기 도중 사퇴라는 부담감 탓에 “도정을 끝까지 수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 8월 경선 도중에는 “도지사직은 도민 1380만께서 저에게 맡기신 책임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야지, 자기가 정치적으로 좀 불리하다고 해서 선거운동 많이 하겠다고 사퇴하는 게 말이 되겠나”라며 “만약 저에게 경선 완수와 도지사직 유지 둘 중의 하나를 굳이 선택하라고 하면 도지사직을 사수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후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승리하며 다시 ‘지사직 사퇴’ 요구가 당 안팎에서 제기됐지만, 이번에는 ‘대장동 논란’이 발목을 잡았다. 지난 18일 경기도 국정감사에 앞서 송영길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국정감사가 정쟁에 휘말릴 가능성이 크다”라며 조기 사퇴를 권고했다. 당의 대선후보가 된 시점에서 야권의 공세 탓에 불필요한 피해를 입을 필요는 없다는 이유였다.

당시에도 캠프 내에서는 “국정감사를 굳이 받을 필요가 없다”며 조기 사퇴에 무게를 실었지만, 이 후보는 직접 기자회견을 열며 “국정감사를 정상적으로 수감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대장동 개발과 화천대유 게이트로 정치공세가 예상된다”면서도 “대장동 개발사업의 실적을 설명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 후보는 지난 18일과 20일에 진행된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야권 후보들의 공세에 직접 대응했다. 민간 이익에 대한 추가 환수가 부족했다는 야권의 지적에는 “뼈아프다”고 답했지만, 개발 비리 과정 연루 의혹에는 적극 해명하며 정치권에서는 “한 방이 없었던 야당 탓에 판정승을 거뒀다”는 평가가 나왔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급증했던 코로나19 신규 확산세가 진정 국면에 들어선 것도 이 후보의 부담을 덜었다. 실제 본격적인 경선이 시작됐던 지난 7월에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자 “경기지사가 도정에 소홀한 채 경선에 집중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등 이 후보를 향한 공격이 이어졌다.

그러나 최근 신규 확진자 수가 진정세에 접어들고 정부 역시 ‘위드 코로나’ 시행을 예고하며 도정 공백에 대한 부담은 줄어든 모양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수도권 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됐다면 지사직 사퇴에 대한 부담이 상당했을 것”이라며 “애초 위드코로나 시행 시점에 즈음해 지사직을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국정감사와 시점이 맞춰지며 사퇴 시기가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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