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내주 G20 참석차 로마行..교황과 한반도 평화 논의(종합)
영국 기후변화회의 참석 후 헝가리로..바이든 회담 여부 주목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박경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다음 주 바티칸 교황청을 방문,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 방안을 논의한다.
문 대통령으로서는 교황에게 방북을 거듭 제안하는 방안을 포함, 임기 말 남북대화 및 북미협상 돌파구 마련을 위한 다양한 카드를 제시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또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 참석하고 헝가리 부다페스트를 찾는 등 28일부터 내달 5일까지 유럽 3개국을 방문한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22일 브리핑에서 이런 내용을 포함한 문 대통령의 7박9일 순방 일정을 발표했다.
우선 교황청 공식 방문은 29일 진행되며 문 대통령은 프란치스코 교황을 단독 면담한 뒤 파롤린 교황청 국무원장을 만난다.
문 대통령의 교황청 방문은 2018년 10월에 이어 두 번째다.
교황은 당시 문 대통령이 방북을 제안하자 "북한의 공식초청장이 오면 갈 수 있다"고 해 방북 의사를 밝혔으나 지금까지 성사되지 않았다.
정치권에서는 문 대통령이 이번 면담에서 다시 한번 교황에게 방북을 요청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임기가 200일도 남지 않은 문 대통령으로서는 어떻게든 교착 상태인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다시 진전시킬 실마리를 찾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번 면담에서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와 관련해 폭넓은 대화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문 대통령이) 여러 의미 있는 제안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교황청 방문에 이례적으로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수행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특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역시 문 대통령과 같은 날인 29일 교황을 면담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한미 간 정식회담 혹은 약식회담이 성사될 경우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을 연결고리로 한 대북 대화촉구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문 대통령은 교황과의 면담 후에는 30일부터 로마에서 이틀간 열리는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에도 참석한다.
문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서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회복 및 재건을 위한 국제 공조 방안을 주요국 정상과 논의하며 주요국 정상과의 양자 회담도 추진하고 있다.
G20 정상회의 일정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수행한다.
이어 문 대통령은 다음 달 1일과 2일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COP26에 참석해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감축 의지 등을 강조할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이곳에서 기조연설을 한 뒤 의장국 프로그램인 '행동과 연대'에서 발언하기로 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서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감축하겠다는 내용의 '2030 국가 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COP26 일정은 한정애 환경부 장관이 수행한다.
영국 방문을 마치면 헝가리를 국빈 방문해 지난 2019년에 발생한 헝가리 선박사고 희생자 추모 공간을 찾아 희생자를 추모한다.
또한 아데르 야노시 헝가리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데 이어 슬로바키아·체코·폴란드가 참여하는 비세그라드 그룹 정상회의 및 비즈니스 포럼에도 참석한다.
비세그라드 그룹은 체코, 슬로바키아, 폴란드, 헝가리 4개국으로 구성된 유럽 내 지역 협의체로, 문 대통령은 이 국가들과 각각 양자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박 대변인은 "2001년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20년 만의 정상 방문"이라며 "비세그라드 그룹은 유럽연합 내 두 번째로 큰 교역대상이자 최대 수출시장이다. 전기차, 배터리 등 미래 유망산업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헝가리 국빈방문 일정은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수행한다.
hys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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