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색화 거목 윤형근이 남긴 삶과 예술의 기록

강종훈 2021. 10. 22.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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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그 무슨 의식이 아니다. 성실한 인간의 기록일 뿐이다."

단색화 대가 윤형근(1928~2007)이 1974년 8월 쓴 글의 일부다.

책은 윤형근의 서교동 작업실 등에서 수집한 화첩, 메모첩, 서신 등에 남은 글 300여 점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책에는 윤형근의 오랜 벗이었던 조각가 최종태,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 등의 글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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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편지·드로잉 모은 단행본 출간..특별전 개최
[PKM갤러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예술은 그 무슨 의식이 아니다. 성실한 인간의 기록일 뿐이다."

단색화 대가 윤형근(1928~2007)이 1974년 8월 쓴 글의 일부다. 실제로 그의 작품에는 시대의 아픔을 온몸으로 겪으면서도 붓을 놓지 않고 한국 추상화 거목으로 우뚝 선 작가의 여정이 드러난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등으로 참혹한 시대에 청년기를 보낸 윤형근은 전쟁 중 서울에서 부역했다는 명목으로 1956년 6개월간 서대문형무소에서 복역했고, 숙명여고 미술교사였던 1973년에는 중앙정보부장이 관련된 부정입학 비리를 따졌다가 반공법 위반 혐의로 끌려가 고초를 겪었다.

여러 차례 죽음의 고비를 넘기고 극도의 분노와 상실을 경험한 작가의 화풍은 달라졌다. 초기의 화사한 색채 추상화 대신 굵고 검은 기둥을 묵직하게 그리기 시작했다.

PKM 갤러리는 작가가 남긴 기록들을 엮은 단행본 '윤형근의 기록'을 펴내고, 이를 기념해 특별전을 22일 개막했다.

책은 윤형근의 서교동 작업실 등에서 수집한 화첩, 메모첩, 서신 등에 남은 글 300여 점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작가가 '천지문(天地門)'이라 칭한 작업 개념부터 창작 과정에서의 고뇌, 예술에 대한 생각 등에서 삶과 예술을 일치시키고자 한 인생철학이 드러난다.

윤형근은 하늘을 뜻하는 '청색(Ultramarine)'과 흙의 빛깔인 '다색(Umber)' 안료를 섞어 먹빛에 가까운 오묘한 검정빛을 만들어 시대를 향한 울분을 표출했다.

그는 1977년 1월 "내 그림 명제를 천지문(天地門)이라 해 본다. BLUE는 하늘이요, UMBER는 땅의 빛깔이다. 그래서 천지(天地)라 했고 구도는 문(門)이다"라고 썼다.

동료 예술가들과의 외국 여행담, 장인 김환기 화백과의 추억, 아내와 아들에게 쓴 편지 등에서는 인간적인 면모도 엿볼 수 있다.

책에는 윤형근의 오랜 벗이었던 조각가 최종태,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 등의 글도 실었다.

전시는 주요 회화 작품과 미공개 드로잉, 편지·수첩·사진 등의 자료들을 보여준다. 11월 14일까지.

[PKM갤러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doub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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