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폭등에 눈 돌아가지만..주식투자, 지루함 견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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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 A씨는 요새 스마트폰으로 주가를 확인하지 않는다.
비트코인 선물 상장지수펀드(ETF)의 성공적인 데뷔로 암호화폐 가격이 치솟으면서 A씨 같은 투자자가 늘고 있다.
조급함을 해소하려고 덤비는 투자자라면 지루하고 따분한 방식이다.
전업투자자가 아니라면 교과서적인 투자 방법으로, 지루함을 견디는 참을성으로 이 시기를 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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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교과서적인 투자
하루 만에 8% 빠진 조일알미늄
전업투자자라면 대응 쉽겠지만
본업 있다면 치고 빠지기 어려워
단기 악재 있어도 회복 기다려야
중장기적 관점서 여윳돈 투자를
투자자 A씨는 요새 스마트폰으로 주가를 확인하지 않는다. 이전엔 장중에 짬이 날 때마다 보유 종목과 관심 종목의 주가를 수시로 들여다봤다. 그러던 A씨가 주식에 관심이 떨어졌다. 암호화폐 때문이다.
얼마 전 우연히 알게 된 암호화폐가 단 몇 시간 만에 3000% 넘게 뛰는 것을 목격했다. 언론 보도와 지인들의 전언으로 암호화폐의 급등락을 익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막상 눈으로 확인하고 나니 주식과는 비교할 바가 아니었다.
‘이거(주식) 해봐야’라는 생각에 주가가 궁금하지 않게 됐다. 암호화폐 투자가 위험하다고들 하지만 ‘조금만 해보지 뭐’라는 생각으로 투자를 시작했다.
비트코인 선물 상장지수펀드(ETF)의 성공적인 데뷔로 암호화폐 가격이 치솟으면서 A씨 같은 투자자가 늘고 있다. 주식에서 빠르게 승부를 보고 싶은 조급함을 해소할 수 없어 암호화폐로 눈을 돌리는 것이다.
이런 투자자 중 상당수는 주식에서도 단타를 즐겨 한다. 인터넷 종목토론방에 “한 시간 만에 5% 먹고 나왔다”는 식의 무용담도 늘어놓는다.
투자 방법은 백인백색이다. 모두에게 적용되는 최고의, 유일한 투자 방법은 없다. 그래서 단타도 효과적인 투자 방법 중 하나다.
다만 단타로 성공하려면 계속해서 주가를 들여다봐야 하고 운도 따라줘야 한다. 오로지 주식에만 매달려야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다른 방법에서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단타에선 수익을 봤을 때가 더 중요하다. 단타로 수익을 올린 투자자는 자신감이 넘치기 쉽다. 그래서 자신의 투자 방식에 더욱 몰입하게 되고 투자 금액을 키우거나 더 큰 리스크를 떠안게 된다. 그 결과 성공 확률은 낮아진다.
이런 방식이 아니라면, 좀 더 교과서적인 투자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 여윳돈으로, 투자 대상을 적절하게 분산해서, 중장기적 안목을 갖고 투자하는 것이다. 교과서적이라서 신속하고 화끈하게 만족스런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
조급함을 해소하려고 덤비는 투자자라면 지루하고 따분한 방식이다. 그래서 지루함을 견딜 수 있는 참을성이 필요하다. 주식이, 투자가 마음처럼만 된다면 이런 참을성이 왜 필요하겠는가.
불과 몇 개월 전만 해도 카카오가 규제 이슈로 이렇게 주저앉을 것이라고 예상하기 어려웠다. 주식시장에서 몇 개월은 너무 긴 시간이라서 카카오는 철 지난 사례라고 지적할지 모르겠다.
그렇다면 중소형주 조일알미늄을 보자. 알루미늄 가격 상승과 2차전지 관련주 인기에 힘입어 올 8월 말부터 주가가 급등세를 나타냈다. 그 이후 장밋빛 전망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분위기가 이어졌다.
그런데 지난 20일 장 마감 후 유상증자 공시가 나왔다. 이튿날 주가는 8% 넘게 빠졌다. 유상증자를 악재로 인식한 투자자가 많아서다.
단기로는 악재이더라도 장기적으로는 나쁘지 않다는 반론도 나왔다.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을 2차전지 관련 시설 투자와 원재료 구입 차입금 상환에 사용하는 만큼 긴 안목으로는 악재가 아니란 주장이다.
조일알미늄처럼 좋은 분위기에서 돌발 변수가 생기는 일은 주식시장에서 다반사다. 단타에 능한 투자자라면 그런 변수를 잘 활용해 수익을 볼 수 있을 테지만 그런 투자자가 되기는 매우 어렵다. 설사 전업투자자라고 하더라도 돌발 변수를 수익으로 만들기는 쉽지 않다.
하물며 본업이 따로 있는 투자자라면 두말할 필요가 없다. 주식시장이 여전히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암호화폐 시장이 달아오르면서 주식투자자들의 조급함을 자극하고 있다. 전업투자자가 아니라면 교과서적인 투자 방법으로, 지루함을 견디는 참을성으로 이 시기를 보내야 한다.
장경영 한경 생애설계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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