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의 신세계' 박성한 "골든글러브요? (김)혜성이 보고 자극받아요!"
"추신수 선배님 보고 배우고, (김)혜성이 보면서 자극을 받습니다."
치열한 가을야구 티켓 쟁탈전과 함께 프로야구 정규시즌도 막바지로 향하고 있다. 타격왕과 신인왕 등 개인 타이틀도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이 가운데 소리 없이 '자신과의 싸움'을 치르고 있는 선수가 있다. 바로 SSG 유격수 박성한(23)이다.
박성한은 팀 내 유일한 '3할 타자'이다. 어제(21일) 두산과의 홈 경기에서 4타수 2안타를 기록하면서 시즌 타율은 3할 3리가 됐다.
지난해 정규 타석을 채운 타자 가운데 3할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모두 23명. 올해는 대폭 줄어 21일 현재 3할 타자가 14명에 불과하다.
타격 1위 키움 이정후(0.351)부터 14위 삼성 강민호(0.300)까지 총 14명의 평균 연봉은 4억 6천만 원이다. 이 가운데 한 명이 SSG 박성한이다. 프로 5년 차인 박성한의 올 시즌 몸값은 불과 3천만 원이다.
타율로만 선수의 가치를 논할 수는 없지만, 연봉만 놓고 보면 비교가 안 되는 삼성 구자욱(3억 6천만 원), 강민호(5억원)보다 타율에서 박성한이 앞선다. 현재 '3할 타자' 가운데 억대 연봉이 아닌 선수는 박성한이 유일하다.
SSG로서는 박성한의 급부상이 더 반가운 이유가 있다. 오랜 해결 과제였던 '유격수의 부재'를 해결할 재목이기 때문이다. SSG의 전신인 SK 와이번스 시절부터 팀 역사상 토종 유격수가 규정 타석 타율 3할을 넘긴 건 2007년 정근우(0.323) 밖에 없다.
팀 사정상 유격수를 맡았던 정근우는 이듬해 본래의 자리인 2루수로 돌아갔다. SSG로서는 정근우 이후 14년 만이자 팀 창단 첫 해 '3할 유격수'라는 신세계를 눈앞에 둔 셈이다.
박성한은 상무에서 군 문제를 해결하고 지난해 8월 팀에 복귀했다. 풀 타임 첫 시즌인 올해 주전 자리를 꿰찬데다 '친구' 김혜성과 함께 유격수 골든글러브를 놓고 경쟁하게 됐다. 국가대표인 김혜성의 존재는 박성한에게 좋은 자극제가 된다. 팀 선배 추신수를 곁눈질로 보고 배우며 한 단계 성장하기도 했다.
박성한은 어제(21일) 두산 전을 마치고 KBS와의 인터뷰에서 "(추)신수 선배님의 존재가 큰 힘이 됩니다. (김)혜성이가 도쿄올림픽 갈 때 너무 부러웠고, 친구의 활약이 자극이 됩니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박성한과의 일문일답.
-타율 3할에 도전하고 있는데.
3할 타율보다는 팀이 이기는 게 우선이고, 개인적으로도 가을야구가 하고 싶기 때문에 계속 이기는 경기를 하고 싶다.
-풀타임 첫 해 보내는 게 어떤지.
주변에서 "풀타임 힘들 거다"라는 조언을 들었는데, 실제 몸이 무거워지는 느낌도 많이 들고 체력 유지가 가장 힘들다. 쉴 때 잘 쉬고 삼시 세끼 잘 챙겨 먹다 보니 조금씩 잘 회복하는 것 같다.
-추신수 선수 합류로 좋은 점은.
(추신수 선수가)항상 최선을 다하시고 보지 못한 플레이들을 하시니까 야구 보는 눈이 높아졌다. 나이 차가 커서 처음에는 어려웠지만 조금씩 가까워졌고, 대화도 많이 했다. 내가 먼저 다가갔을 때도 있고, 힘들 때는 먼저 격려도 해주셨다. 특히, "잘하고 있다"라는 선배님의 말이 듣기 좋고 힘이 많이 났던 것 같다.
-추신수 선수와는 같은 왼손 타자인데.
초반에 선배님께 많이 물어봤는데 타격 스타일이 다르다. 받아들인 건 받아들이고 아닌 건 내 것을 잘 유지하고 있다.
-골든글러브에 대한 생각은.
어느 순간부터 "올해 너 잘하면 골든글러브 받을 수 있겠다"는 말이 들리더라. 하지만 머릿속에 두지 않고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 하다 보니 이 자리에 있는 것 같다.
-자신에게 자극이 되는 경쟁 유격수를 꼽자면.
키움의 (김)혜성이가 잘하면 더 잘하고 싶고, 경쟁심이 생기는 것 같다. 고교 3학년 때 청소년 대표팀 갔을 때 혜성이와 친해졌다. 지금도 연락하면서 지내고 있다. 혜성이가 도쿄올림픽 국가대표 됐을 때도 "잘하고 오라"고 연락했다. 부럽기도 하지만 각자 자기 위치가 있으니까 하다 보면 저도 좋은 결과 올 것이라 생각한다.
-선수로서의 장점은.
시즌 초에는 자신감이 있었는데 수비 실수가 많이 나오다 보니 위축이 많이 됐다. 그래도 조금씩 안정감을 찾으면서 수비는 어디 가서도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앞으로 잘 할 거라 생각한다. 타격에서는 선구안과 컨택트 능력이 남들보다 좋다고 생각한다.
강재훈 기자 (bah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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