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미화' 수습하려다 '국민 우롱' 논란까지..尹캠프에 무슨 일이

김유승 기자 2021. 10. 22.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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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당내 파장..이준석 "착잡하다" 홍준표 "국민과 당원을 개취급"
캠프의 정무적 감각 미비 지적도.."'셀프 디스'로 재미보다 선 넘은 듯"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인스타그램 갈무리 © 뉴스1

(서울=뉴스1) 김유승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전두환 미화' 발언에 사과했지만, 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개에게 '사과'를 주는 사진이 공개되면서 22일 논란이 오히려 커지고 있다.

당 안팎에서 '윤 후보 측이 사과 요구에 조롱 섞인 반응을 보낸 것'이라는 비판과 함께, 캠프의 정무적 감각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윤 후보는 전날(21일) 전두환 발언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는 당 안팎의 지적이 들끓자 "그 누구보다 전두환 정권에 고통을 당하신 분들께 송구하다는 말씀드린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이로써 파장이 수습되는 듯했지만, 논란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사과 표명 이후 윤 후보는 인스타그램 계정에 나무에 끈으로 사과를 달아놓은 사진과 함께 "석열이형이 어렸을 적 아버지는 퇴근길에 사과를 하나씩 사 오셨대요. 그러고는 몰래 마당에 있는 나무에 사과를 실로 묶어두었답니다" 등의 문장을 올렸다.

또 반려견 '토리' 사진을 주로 올리는 다른 인스타그램에는 토리에게 먹는 사과를 주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올리고 "토리야 인도사과다!" "오늘 또 아빠가 나무에서 인도사과 따왔나 봐요. 토리는 아빠 닮아서 인도사과 좋아해요" 글을 올렸다. 해당 게시글과 사진 등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이날 국민의힘 내부에선 해당 게시글에 대한 거센 비판이 쏟아졌다. 동음이의어 '사과'를 이용해 자신의 발언에 대한 사과 요구를 조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아침에 일어나 보니 뭐 이런 상식을 초월하는…"이라며 "착잡하다"고 심정을 밝혔다.

홍준표 후보도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과 당원을 개 취급하는 이런 후보는 후보를 사퇴 하는 게 맞지 않는가"라고 윤 후보를 직격했다.

유승민 후보 캠프의 권성주 대변인은 논평에서 "누가 봐도 사진의 의미와 의도는 명확했다. '사과는 개나 주라는 것'"이라며 "앞에서 억지 사과하고 뒤로 조롱하는 기괴한 후보에게 대한민국 대통령 자격은 절대 없다"고 비판했다.

윤 후보 측이 '사과' 게시물을 올렸다가 삭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전두환 발언에 대한 사과 전인 전날 오전에도 인스타그램에 돌잔치 때 사과를 잡고 있는 흑백사진과 함께 "석열이 아가는 돌잡이 때 양손 가득 사과를 움켜쥐고 바로 입에 갖다 대기 시작했대요. 그런데 참 이상하죠? 석열이 형은 지금도 과일 중에 사과를 가장 좋아한답니다"라는 글을 게시했다. 해당 글 역시 논란이 되자 삭제됐다.

반복되는 실책을 두고 윤 후보 캠프 실무진에 대한 지적도 나오는 상황이다. 메시지 하나하나에 신중해야 하는 대선 후보의 SNS 실무진이지만, 정무적 판단력이 지나치게 떨어진다는 것이다. 윤 후보 캠프는 공보를 담당하는 팀 외에 SNS를 담당하는 팀을 별도로 두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정무적 감각을 떠나 기본적인 공감 능력이 부족한 것"이라며 "세 번씩이나 그렇게 게시물을 올렸다"고 꼬집었다.

일각에서는 전두환 옹호 발언에 대한 지적을 동음이의어인 '사과'로 가볍게 다루려다 선을 넘은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지금까지 윤 후보 측은 '쩍벌'(다리를 넓게 벌린 자세) '도리도리'(고개를 좌우로 흔드는 습관)' 등 자세에 대한 지적이 제기됐을 당시 인스타그램을 이용해 이른바 '셀프 디스'로 가볍게 넘겨왔다.

도리도리 논란 당시 캠프 측은 윤 후보가 반려묘 '나비'와 베개를 베고 누워 휴대전화를 보는 사진과 함께 "밤마다 아빠 도리도리가 나아졌는지 점검하는 도리도리점검단 이애오(에요)! 가슴 졸이며 지켜보다가 나아진 거 같으면 꾹꾹이 안마 해드려오(요)" 등 고양이를 의인화한 글을 게시했다. 쩍벌 논란에는 반려견 마리가 뒷다리를 벌린 채 엎드린 사진과 함께 "아빠(윤 후보)랑 마리랑 같이 매일 나아지는 모습을 기대해 달라"고 썼다.

국민의힘 다른 관계자는 통화에서 "(전두환 발언에 대한) 사과 요구를 동음이의어 '사과'로 가볍게 넘기려 한 것 같다"면서도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하면 큰 실수를 저지른 것"이라며 캠프의 정무적 감각을 꼬집었다.

해당 지적에 윤 후보 캠프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캠프의 모든 사람들이 정무적 감각을 가지고 일하지는 않는다"며 "실무진이 기계적으로 게시글을 올리다 보니 문제가 생겨 내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윤 후보의 반려견 소식을 올리는 '토리스타그램' 계정은 이날 오전부터 폐쇄된 상태다.

윤 후보 인스타그램 갈무리 © 뉴스1

ky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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