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용훈의 한반도톡] 아르테미스와 창어..한국의 달나라行 기회 되나
美 '아르테미스 약정'으로 민간·동맹국 협력 유도..韓엔 기회
(서울=연합뉴스) "NASA가 50년 만에 추진하고 있는 유인 달 탐사 사업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기술과 경험을 축적해 나가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 발사를 나로우주센터에서 직접 참관하고 대국민 메시지를 통해 "우주탐사 프로젝트에 더 과감히 도전, 2030년까지 우리 발사체를 이용해 달 착륙의 꿈을 이룰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아르테미스는 그리스·로마 신화에 나오는 신으로 '달의 여신'이다. 이 여신은 처녀의 모습으로 숲속에서 사냥을 하며 돌아다니는데 달이 비칠 때에 그 모습이 드러난다.
여신, 처녀. 달. 낭만적으로 느껴지는 이름이지만,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은 미중경쟁이라는 국제질서 속 우주분야에서 미국이 현재 처한 상황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사실 미국인이 달에 첫발을 내딛게 한 아폴로 우주선은 2차 세계대전 직후 냉전질서 속에서 미소간 경쟁의 산물이었다.
소련이 우주탐사 계획인 '스푸트니크 프로젝트'를 통해 1957년 스푸트니크 1호 위성을 우주궤도에 올리자 당시 세계 1등을 자부하던 미국은 큰 충격을 받았다.
미국은 부랴부랴 항공우주국(NASA)을 만들어 달탐사 계획인 '아폴로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1969년 유인 우주선 아폴로 11호를 달에 착륙시켜 세계 최초로 미국 사람이 달에 발을 내디딜 수 있었다.
이후 미국은 우주정거장 계획, 우주왕복선 계획 등을 하나씩 실현하며 우주 패권도 거머쥘 수 있었다.
그러나 미국의 우주패권은 '우주굴기'를 내세운 중국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
중국의 우주를 향한 발걸음은 시진핑 정권 기간 들어서 엄청난 속도를 내고 있다.
유인 우주선을 발사한 중국 국가항천국은 달 탐사 계획을 세우고 중국 설화속 옥토끼와 계수나무를 벗 삼아 달나라에 살았던 여신의 이름을 따 창어(嫦娥·상아) 프로젝트로 명명했다.
2007년 창어 1호를 시작으로, 2013년 창어3호가 달 착륙에 성공했다. 이어 창어 4호는 2018년 12월 발사돼 2019년 1월 달 뒷면의 폰 카르만 크레이터에 세계 최초로 착륙했다.
달의 뒷면은 지구에서 보이지 않고 전파가 가리기 때문에 중국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태양공전면인 라그랑주 포인트에 통신 중계위성인 췌차오(오작교) 위성을 띄우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미국은 또 큰 충격을 받았다. 달 뒷면 탐사라는 역할의 첫 번째 수행자 지위를 중국에 넘겨줬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우주 정책을 총괄했던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2019년 3월 미국 우주인을 다시 달에 착륙시키는 계획을 애초 2028년에서 2024년으로 4년이나 단축하겠다고 밝혔다.
다분히 중국을 의식한 행보다.
문제는 돈이다. 매우 큰 예산이 있어야 하는데 미국 정부의 재정이 이를 뒷받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NASA는 2021 회계연도에 32억 달러의 예산을 요청했는데 코로나19 대응 등의 이유로 8억 5천만 달러만 승인 났다. 예산 부족으로 차세대 우주복 개발이 늦어져 2024년 말 달 착륙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보고서까지 나오고 있다.
결국 탐사의 속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부족한 기술과 예산을 민간업체뿐 아니라 동맹국과 협력으로 채우겠다는 의도에서 '아르테미스 약정'이 시작됐다. 미국이 주도하고 한국을 포함한 12개국이 참여한다.
문 대통령은 지난 5월 조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발표한 공동성명에 "민간 우주 탐사, 과학, 항공 연구 분야에서 파트너십을 강화하기로 약속하고, 한국의 아르테미스 약정(Artemis Accords) 서명을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명시했다.
이어 한국의 약정 참여 서명도 이뤄졌다.
결국 미국의 결핍이 역설적으로 한국을 비롯한 우주산업 후발주자에게는 기회의 창이 되는 셈이다. 부족한 우주기술을 습득할 기회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내년 8월에 발사 예정인 한국 달 궤도선(KPLO)은 NASA와 협력해 개발 중이며, NASA의 섀도캠(ShadowCam)도 탑재해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 직접 기여하게 된다. 섀도캠은 아르테미스 미션의 착륙 후보지 탐색을 위해 달 극지방 영구음영지역을 촬영한다.
미중경쟁과 미국의 결핍은 한국이 우주로 갈 기회가 되고 있다. 그래서 미래를 향한 착실한 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다행히도 국가우주위원장이 장관급에서 국무총리로 격상된다. 그러나 좀 더 나아가 '우주청' 등 전담 부처를 신설해 우후죽순으로 우주 분야에 뛰어드는 중복현상을 막아 효율화를 끌어올릴 필요도 있다.
jy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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