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성별정정 때 '생식능력 제거' 필수 아냐"..남성호르몬요법 여성 승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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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수원가정법원 가사항고2부(문홍주 부장판사)는 A씨(21)가 제기한 '성전환자 성별정정(등록부정정) 신청'을 허가했다고 22일 밝혔다.
1심인 수원가정법원 안산지원은 그러나 지난해 4월 "신청인이 성전환을 위한 의료적 조치 중 남성화 호르몬요법 치료, 양측 유방절제술을 받았으나 자궁난소적출술은 받지 아니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여성으로서의 신체적 일부 요소를 지니고 있다는 이유로 A씨의 성별정정 신청을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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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뉴스1) 최대호 기자 = 경기 수원가정법원 가사항고2부(문홍주 부장판사)는 A씨(21)가 제기한 '성전환자 성별정정(등록부정정) 신청'을 허가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는 'A씨가 여성으로서의 신체적 일부 요소를 지니고 있다'는 이유로 신청을 기각한 1심 결정을 뒤집은 판결이다.
항고심 재판부는 "생식능력 제거수술이나 외부성기 성형수술은 성별정정의 필수요건이라고 해석하기 어렵다"며 "이와 결론을 달리한 제1심 결정을 취소하고, 생식능력 제거수술을 하지 않은 성전환자의 성별정정을 허가한다"고 판시했다.
A씨는 여성으로 출생신고 됐으나, 중학교 3학년 무렵 남성으로 성정체성을 인식하기 시작했고, 2018년 성전환증 진단을 받아 남성호르몬 요법을 시작했다.
A씨는 이 과정에 양측 유방 절제수술도 받았다. 남성호르몬요법을 진행했고 외모와 목소리도 남성화됐다. A씨는 이에 지난 2019년 12월 법원에 성별정정을 신청했다.
1심인 수원가정법원 안산지원은 그러나 지난해 4월 "신청인이 성전환을 위한 의료적 조치 중 남성화 호르몬요법 치료, 양측 유방절제술을 받았으나 자궁난소적출술은 받지 아니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여성으로서의 신체적 일부 요소를 지니고 있다는 이유로 A씨의 성별정정 신청을 기각했다.
하지만 항고심은 달랐다. 항고심 재판부는 "자궁적출술과 같이 생식능력의 비가역적인 제거를 요구함은 성적 정체성을 인정받기 위해 신체의 온전성을 손상하도록 강제하는 것으로써 자기결정권과 인격권, 신체를 훼손당하지 아니할 권리를 지나치게 제약하는 결과가 된다"고 판시했다.
이어 "외부성기 형성수술은 국민건강보험법상 요양급여 대상이 아니어서 비용이 많이 들고, 긴 시간에 걸쳐 이뤄지는 고난도의 수술로 건강상 위험과 상당한 후유증을 감수해야 한다"며 "A씨가 이미 지속적인 호르몬치료로 남성수준의 성호르몬 수치와 이차성징을 보이며 장기간 무월경 상태가 유지되고 있고, 외모나 목소리 등이 남성화된 현재 모습에 만족도가 과거 여성으로 지냈을 때보다 분명해 여성으로의 재전환을 희망할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은실 순천향대학교 산부인과 교수는 "대다수의 트랜스 남성들이 호르몬요법의 효과로 최대 1-2년이 지나면 외형적으로 남성으로 인식이 된다"며 "자궁절제술은 트랜스 남성의 성별불쾌감을 해결하기 위한 치료방법 중 하나이긴 하지만, 모든 환자에게 필요한 것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sun070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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