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보조금 부정 수급·교사 몫 수당 편취한 어린이집 원장 집행유예

교사들의 근무 시간을 부풀려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을 부정 수급하고 교사들이 받을 정상 보조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어린이집 원장에게 징역형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대구지방법원 제10형사단독 이정목 부장판사는 사기, 횡령, 영유아보육법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53)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대구 북구의 한 어린이집 원장인 A씨는 지난 2019년 3월부터 총 42회에 걸쳐 교사 4명의 근무시간을 실제보다 부풀려 북구청으로부터 약 1400만원의 보조금을 부정 수급하고 편취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또 교사에게 지급돼야 할 정상적인 보조금을 빼돌린 혐의도 받는다.

A씨는 교사들에게 고용 조건으로 본인 명의의 계좌를 제출하라고 요구한 뒤 이를 소지하고 있다가 해당 계좌로 들어온 보조금 중 950만원을 출금해 사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판사는 "우리 사회에서 영유아보육시설이 수행하는 기능의 공공성과 보육교사의 처우 개선을 위해 보조금이 마련된 취지 등을 고려할 때 부정수급 행위에 대해 엄중하게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 또 정상적으로 지급받은 보육교사에 대한 수당도 일부 지급하지 않고 횡령한 것은 불리한 정상"이라고 판시했다.

다만 피고인이 잘못을 반성하고 있고 피해자와 합의한 점, 경영상 어려움으로 범행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대구CBS 류연정 기자 mostv@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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