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순 "'마이 네임', 단순한 악역이라면 선택 안 했을 것..한소희에 믿음 확실" [MD인터뷰](종합)

2021. 10. 22.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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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배우 박희순이 '마이 네임' 출연 소회를 밝혔다.

박희순은 22일 오후 화상 온라인 인터뷰를 진행했다. 앞서 15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마이 네임'에서 최무진 역할을 맡으며 전 세계 시청자들을 찾아간 바 있다.

'마이 네임'은 아버지를 죽인 범인을 찾기 위해 조직에 들어간 지우(한소희/오혜진 역)가 새로운 이름으로 경찰에 잠입한 후 마주하는 냉혹한 진실과 복수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이달 열린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온 스크린' 섹션 공식 초청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개와 늑대의 시간'(2007), 넷플릭스 '인간수업'(2020)의 김진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극 중 박희순은 국내 최대 마약 조직 동천파 보스 최무진으로 분했다. 최무진은 가장 믿었던 친구이자 형제 같았던 동훈(윤경호)의 죽음 이후 그의 딸인 지우를 조직원으로 받아주고, 복수심에 가득 찬 지우를 완벽한 조직의 사람으로 만들어 경찰에 위장 잠입시킨다. 지우를 보호하기 위해 애쓰지만 누구에게도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인물이다.

이날 박희순은 '마이 네임'이 넷플릭스 전 세계 톱10 TV프로그램 부문에서 3위를 기록한 것에 대해 "인기가 이 정도일 줄은 생각 못 해서 그냥 기쁘다. 그저 이런 액션도 좋아하실 거라는 예상만 했었다"라고 감격스러운 마음을 표했다.

'마이 네임' 출연 이유에 대해선 "최무진이라는 캐릭터가 새롭게 다가왔다. 보통 건달들 하면 단순히 거친 면, 마초 성향만 보이는 작품이 많은데 '마이 네임'은 훨씬 더 무섭고 극악무도하면서도 복합적인 감정을 표현해야 한다는 과제가 있었다. 그 숙제를 풀어내는 과정이 흥미로웠다. 도전해볼 가치가 있다고 느꼈다"라고 답했다.

박희순은 가장 중점을 둔 지점에 대해 "감정 표현 절제에 신경 썼다"라며 "무진이 내적으론 감정 기복이 심한데 그 표현을 자제해야 하다 보니 대사를 하지 않아도, 크게 표현하지 않아도 그 섬세한 변화들이 느껴지게끔 하도록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무진이 지우에게 했던 모든 순간이 진심일까, 거짓일까 그 고민이 가장 많았다. 솔직히 말하자면 저도 김바다 작가님, 김진민 감독님도 다 몰랐던 거 같다"라며 "무진에겐 '진실된 거짓', '거짓된 진실' 이 두 가지가 키워드가 됐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박희순은 "'마이 네임' 시나리오는 4부까지 완성되어 있었고 그 이후 대본도 있었지만 작가님께서 몇 년에 걸쳐 작업하셨기에 여러 버전이 존재했다. 그래서 작가님이 어느 방향으로 갈지 고민이 많으셨다. 한 번은 작가님과 그런 일이 있었다. 지금까지 가는 방향에서 무진이 그냥 직선으로 밀고 가는 건 어떨까, 흔들리지 않고 소름 끼치는 차가운 악역으로만 가는 건 어떨까 하는 버전을 말씀하시는 거다. 근데 저는 작가님과 계속 연락하고 소통해왔기에, 그런 단순한 악역이었으면 이 작품을 선택 안 했을지도 모르겠다는 말씀을 전했다. 시놉시스대로 갔으면 좋겠다는 표현을 했다"라는 비하인드스토리를 들려줬다.

이어 "다행히도, 고맙게도 작가님께서 제 의견을 받아주셨고 시놉에 있던 제가 좋아하는, 흔들리는 무진으로 완성될 수 있었다"라며 "'마이 네임'은 일방적 작업이 아닌 작가-감독-배우 셋이 같이 만들어가는 작업이라서 너무 좋았다"라고 얘기했다.

또한 박희순은 "'마이 네임'이 언더커버 소재인 만큼 클리셰가 없을 수는 없다고 본다. 단어 자체가 클리셰이지 않나. 하지만 여성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신선하게 접근했다고 생각한다"라며 "'마이 네임'은 심플한 드라마다. 많은 분들이 전개에 대해 '예상했다'라는 반응을 보였는데 '마이 네임'은 심리극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캐릭터의 심리를 따라가서 보면 굉장히 복잡한 작품이다. 심리 싸움을 펼치는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징어 게임' 같은 경우도 초반엔 부정적인 여론이 많았다. 그게 영화였다면 이렇게 큰 반향을 일으키진 않았을 거 같다. 영화였다면, 흥행이 돼야만 세계로 나갈 수 있었을 거다. 그런데 OTT는 그럼에도 가능하게 된다는 장점이 저한테는 신선했다. 우리가 갖고 있는 우리만의 편견이, 그들도 똑같이 느낄 것이라는 게 오히려 우리가 너무 편견을 갖고 보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더라"라고 전하기도 했다.

이어 "물론, 이런 지적들이 있기 때문에 한국 드라마와 영화가 발전했겠지만 과도한 편견은 독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근데 그게 월드와이드화 되면서 조금 해소가 된 느낌이다. 영화가 가지지 못한 점, 드라마 가지지 못한 점을 동시에 해결하고 유통 과정도 넓어지고 OTT 시장은 무궁무진한 장점이 있다고 본다"라고 짚었다.

후배 한소희와의 호흡은 어땠을까. 박희순은 "촬영 두세 달 전부터 매일 같이 얼굴을 봐서 호흡이 안 좋을 래야 안 좋을 수가 없었다. 저도 한소희의 장단점을 파악했고, 그녀도 날 파악하고 있었기에 별로 말이 필요 없었다"라고 높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한소희의 연기로는 1도 걱정하지 않았다. 한소희의 출연작을 '부부의 세계'밖에 본 게 없긴 하지만 기라성 같은 배우들 사이에서도 전혀 주눅 들지 않고 감정 연기를 잘 해냈기에, 이미 확실한 믿음이 있었다"라고 남다른 애정을 과시하기도.

이어 "다만 걱정됐던 건 액션이었다. 한소희가 운동을 한 번도 안 해봤던 것엔 걱정이 있었다. 그렇지만 이 역시 첫 만남에 안심했다. 액션 스쿨에서 처음 본 그녀의 모습에서 굉장히 해낼 수 있다는 모습과 흥분되고 들떠 있는, '지치지 않고 해내고 있다' 하는 희열이 느껴져서 벌써 첫 만남부터 걱정하지 않았다"라고 치켜세웠다.

끝으로 박희순은 "'박휘순'이 아니고, '박희순'으로 기억되고 싶다"라고 너스레를 떨며 "이 일을 계속하고 있다는 자체가 행복한 일이다. 어떤 역할이든 작은 작품이라도 들어가서 계속해서 도전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변함없이 불타는 연기 열정을 엿보게 했다.

[사진 = 넷플릭스]-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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