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탈북민 30여명 中공안에 체포.. 작년에만 200명 넘어

김명성 기자 2021. 10. 22.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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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 국경에 세워진 사람 모형 사격표지판. 탈북 방지를 위한 경고 차원에서 만들어졌다./강동완 교수 제공

중국 산둥성 칭다오(靑島)에서 지난주 한국행에 나선 탈북민 30명이 공안에 체포돼 북송위기에 처한 것으로 22일 알려졌다. 작년에만 중국에서 한국행에 나섰다 체포된 탈북민의 수는 200명을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 19)팬데믹 이후 북중 국경이 봉쇄되고, 중국에서 제3국으로의 이동이 통제된 가운데 일부 선교단체들이 무리하게 탈북민의 남한행을 추진하다 사고를 낸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중국 현지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은 이날 “국내의 한 선교단체가 중국 동북3성과 산둥성 일대에 숨어 지내던 탈북민 30명을 모집해 지난주 칭다오의 은신처에 집결시켰다”며 “관련 첩보를 입수한 중국 공안이 이들의 은신처를 급습해 탈북민 30명 전원을 체포했다”고 전했다. 이번에 체포된 탈북민들은 중국에 오랫동안 거주했던 사람들로 한국에 가족이나 지인이 없는 무연고 탈북민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탈북민을 모집한 선교단체도 실체를 드러내지 않고 잠적한 상황이라 우리정부에 구출 요청을 했는지도 불분명 하다”고 했다. 이와 관련 외교부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탈북민의 안전과 관련국과의 외교 문제 때문에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탈북민 구출 단체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중국의 통제 강화로 탈북민 구출 활동을 사실상 중단한 상황에서 30명의 탈북민이 한꺼번에 움직인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때문에 일부 선교단체들이 탈북민 구출 명분으로 지원금 확보를 위해 무리한 시도를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탈북민 구출 단체 관계자 A씨는 “관련 내용이 사실이라면 ‘정말 무모한 시도로 지탄 받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소식통은 “일부 선교단체가 모금을 위해 위험한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탈북민들을 모집하다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며 “탈북민을 데리고만 있어도 1인당 지원금을 받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중국 전역에서 체포된 탈북민의 수는 20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가운데 요주의 인물들만 북송 되고, 대부분은 코로나 유입·확산을 극도로 우려한 북한 당국이 중국 측에 ‘당분간 북송(北送) 업무를 중단해 달라’고 요청함에 따라 중국 감옥에 수감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을 요구한 북한 인권단체 관계자 B씨는 “무장 탈영한 현역 북한 군인 2명 등 북한 당국이 특별히 요청한 요주의 인물 수십명이 지난 7월 북송 됐다”고 전했다. 작년 중국 칭다오에서 체포된 일부 탈북민 가족들이 유엔에 구조 요청을 했고, 실제로 유엔은 이들의 체포·구금에 우려를 표하며 중국 당국에 북송 중단을 요청하는 서한을 발송하기도 했다.

한편 중국과 북한 당국의 국경감시 강화로 탈북민들이 줄고 중국당국이 전자식 신분증과 모든 대중교통 시스템에 안면인식, 실명 관리제도 등을 도입하는 등 단속을 강화하면서 탈북비용도 10만위안(2000만원)으로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공안당국의 백신 접종증명서 확인과 제3국으로 향하는 남부 도로의 검문소 대거 확대로 이동조차 못 해 상당수의 탈북 브로커들도 활동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기존의 동남아 루트는 너무 공개돼 새로운 탈북 루트 개척에 나선 상황”이라고 전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국내에 입국한 탈북민은 12명으로 2021년 현재 입국인원은 48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국내에 들어온 탈북민은 모두 229명으로 2019년에 비해 약 78.1% 감소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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