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떨어지는 LCD 패널 값..삼성·LGD, 출구전략 '고심'

신중섭 입력 2021. 10. 22.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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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하반월, 모든 인치대에서 가격 '하락'
하락폭 점차 확대..코로나 전 최저점 성큼
일각 내년 올림픽·월드컵 '특수' 기대감도

[이데일리 신중섭 기자] 코로나19에 따른 특수로 1년여 만에 두 배가량 치솟았던 TV용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값이 4분기에도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의 저가 물량 공세로 가격이 곤두박질쳤던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진 내려가진 않은 상황이지만, 수익성 악화로 TV용 LCD 사업 비중을 지속적으로 줄여왔던 국내 디스플레이업체들의 ‘출구 전략’에 관심이 쏠린다.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전경(왼쪽)과 LG디스플레이 파주사업장 전경(오른쪽).(사진=삼성·LG디스플레이)
7월부터 떨어진 TV용 LCD값, 4분기도 하락세

22일 시장조사업체 위츠뷰에 따르면 10월 하반월 TV용 LCD 가격은 상반월과 비교해 모든 인치대에서 하락했다.

크기별로 △32인치 44달러 (상반월 대비 -13.7%) △43인치(4K2K) 88달러 (-13.7%) △55인치(100/120Hz) 155달러 (-13.9%) △ 65인치 230달러 (-7.3%) △75인치 345달러 (-4.4%) 등을 기록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번 하락폭이 역대 최대 수준이라는 점이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모든 인치대의 TV 패널 가격이 하락했고 하락폭은 역대 최대치”라며 “위드 코로나 국면에서 TV 세트와 패널 수요 둔화의 강도가 매우 강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그 기울기가 더욱 가팔라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TV용 LCD 패널 값은 코로나19에 따른 집콕(외출을 삼가고 집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것)·보복소비 효과로 TV·IT 기기 판매가 늘면서 함께 상승했다. 지난해 5월 전후로 상승하기 시작해 1년 새 무려 2배가량 가격이 올랐다.

하지만 코로나19 특수가 점차 사그라지고 TV 제조업체들도 LCD 패널 재고를 충분히 확보하면서 가격 조정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3분기가 시작됐던 지난 7월부터 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해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TV 패널 약세는 연말까지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IT 패널은 견조한 흐름을 보이지만 4분기 중 서서히 약보합세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코로나 직전 ‘최저점’ 가시권…‘출구 전략’ 고민 깊어지는 업계

TV용 LCD 패널 값이 떨어지자 이를 생산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034220)와 삼성디스플레이 등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업계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가격을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TV용 LCD 패널 값은 정부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업체들의 물량 공세로 계속 떨어지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말~2020년 초 최저점을 찍었다. 이에 삼성디스플레이는 사업 비중을 점차 줄여오다 지난해를 마지막으로 사업을 철수할 계획이었고 LG디스플레이 역시 지난해 국내 생산을 종료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가격이 급상승하면서 철수시기를 미루고 최근까지 생산을 이어왔다. 중국 업체의 독점으로 가격 협상력을 잃을 것으로 예상한 국내 세트 업체들의 요청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아직 TV용 LCD 패널 값은 2019년 말~2020년 초 수준까지 떨어지진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비주류로 분류되는 32인치와 40인치 패널은 지난해 1월 수준에 근접했으며, 주류 패널인 55·65인치는 지난해 9월 수준으로 내려왔다. 앞으로 20~30% 추가 하락 시 코로나19 이전 수준에 도달하는 만큼, 업계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중국의 전력 사용 제한 조치가 일부 재료·부품 공급에 영향을 미쳐 TV용 LCD 패널 값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내년엔 베이징 동계 올림픽과 항저우 아시안 게임, 카타르 월드컵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앞두고 있어 이에 따른 특수 기대감도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는 TV용 LCD 패널 생산을 지속적으로 줄여와 사업 비중을 상당히 낮춘 상황”이라며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사업 철수 시기를 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중섭 (dotor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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