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데뷔 앞둔 '명품 포워드' 박정은 "고향 사랑 듬뿍 받는 팀 만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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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부산에서 감독을 맡게 돼 감회가 남달라요. 부산에는 워낙 열정적인 분들이 많아요. 그분들의 사랑을 어떻게 하면 받을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고 준비도 많이 했어요. 팬들의 사랑을 먹고 우리 선수들이 쑥쑥 자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지도자로서 인정받고 싶은 마음도 있죠. 감독은 모두가 바라는 꿈의 자리잖아요. 하지만 저는 농구를 하면서 많은 것들을 이루고 얻었어요. 우리 선수들에게도 그런 것들을 농구에서 얻을 수 있게 해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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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썸 감독 선임 7개월 만 다음 주 데뷔전
"김한별·강아정 영입으로 팀 구심점 마련"
"'이기는 농구'로 플레이오프 진출" 각오
"고향 부산에서 감독을 맡게 돼 감회가 남달라요. 부산에는 워낙 열정적인 분들이 많아요. 그분들의 사랑을 어떻게 하면 받을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고 준비도 많이 했어요. 팬들의 사랑을 먹고 우리 선수들이 쑥쑥 자랄 수 있으면 좋겠어요."
2000년 시드니올림픽 4강과 한국 여자농구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명품 포워드' 박정은이 감독으로 팬들과 만날 채비를 끝냈다. 곧 정규리그 데뷔전이다. 부산 BNK썸 감독을 맡은 뒤 지난 7개월은 박정은 감독에게 어느 때보다 바쁜 시간이었다. 농구 생각을 안 한 날이 없었다. 팀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새 선수 영입을 고민했고, 선수들과 호흡하며 시즌을 준비했다.
창단 3년차인 BNK는 지난 시즌 5승 25패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은 뒤 박 감독에게 사령탑을 맡겼다. 박 감독은 "이길 수 있는 경기가 많았다"고 했다. 실제 그랬다. 맥없이 무너진 경기도 물론 있었지만 대부분 접전을 벌였다. 5승에 그칠 팀은 아니었다. 하지만 BNK는 승부처에서 치고 나가지 못했다.
고민 끝에 박 감독은 시즌을 앞두고 김한별, 강아정을 영입했다. 선수들이 모두 어리다 보니 구심점이 없었다. 코트에서 경기를 운영하며 '이기는 법'을 알려줄 고참 선수가 필요했다. 김한별, 강아정은 모두 내로라하는 베테랑이다. 박 감독과 인연도 깊다. 강아정은 부산 고향 후배이자 농구 명문 동주여고 후배다. 김한별은 삼성생명에서 함께 선수 생활을 했다. 당시 "나중에 혹시 감독을 하게 되면 그때도 한번 같이 해보자"고 했던 게, 정말 현실이 됐다.
박 감독은 이들이 후배들에게 '승부사의 피'를 물려줄 수 있다고 믿는다. 그는 "어린 선수들로만 구성되다 보니 위기를 극복해가는 힘이 부족했다. 김한별과 강아정은 어린 선수들이 BNK의 핵심으로 자라나도록 이끄는 조력자가 될 것이다. 코트 밖에서도 후배들이 많은 것들을 보고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시즌에도 BNK는 상당히 빠른 농구를 했다. 하지만 농구는 빠르기만 하다고 되는 게 아니다. 기어 변속이 필요하다"며 김한별과 강아정의 경기 운영 능력을 높게 평가했다.
박 감독은 '이기는 농구'를 강조한다. 하지만 BNK는 지는 것에 익숙해졌다. 승리의 짜릿함을 경험하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올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은 더 간절한 목표다. 그는 "어린 선수들이 아직 플레이오프 경험이 없다. 선수들이 큰 무대를 겪었을 때 성장할 것을 생각하면 너무 기대가 된다. 일차적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해야 한다. 그리고 그 이상도 경험해봐야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 선수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게 팬들의 진한 사랑이다. 여자농구의 황금기였던 2000년대와 지금의 여자농구는 많이 다르다. 부산에선 남자팀마저 연고지를 옮겼다. 고향 부산에서 다시 농구붐을 일으키고 싶다. 더 많이 사랑받는 팀을 만들고 싶다. "지도자로서 인정받고 싶은 마음도 있죠. 감독은 모두가 바라는 꿈의 자리잖아요. 하지만 저는 농구를 하면서 많은 것들을 이루고 얻었어요. 우리 선수들에게도 그런 것들을 농구에서 얻을 수 있게 해주고 싶어요."
명품 포워드 박정은은 감독으로서도 '명품'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을까. 정규리그 데뷔전은 27일 인천 신한은행과의 원정 경기다. 공교롭게도 지난 시즌 여섯 번의 맞대결에서 단 한 번도 이겨보지 못한 상대다. 넘어설 것이냐 다시 무너질 것이냐. 첫 경기에 달렸다. 그는 "이번 경기로 우리 선수들이 변화를 느꼈으면 좋겠다. 그럴 수 있다면 정말 좋은 시작이 될 것"이라고 필승을 각오했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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